hobakking 2019. 4. 12. 10:31


깜 박 증

 

세상 살다보면 우연찮게 별의별 꼴을 다 보게 된다 정말 억울한 경우, 난감한 경우도 종종 당하게 된다 .

그렇지만 그것이 상대방의 고의가 아닌 실수로 판명 되었을때엔 화를 낼수도 없고 그냥 억지로라도 웃을수 밖에 별 도리가 없다 .

나는 깜박증 이라 이름 지었는데 실제 그런 이름이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 증(症)은 병이라는 뜻인데 그것 또한 모른다 .

내가 그렇게 명명 하였으니까, ...

우리가 흔히 말하는 건망증은 뭐를 저지르고 생각이 안 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전화기를 쓰고 냉장고에 뒀다던가 돈 둔

곳을 못 찾는등 류(類)의 것인데 깜박증은 정신이 감깐 분산되어 한 토막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 누구나 한 두번 경험해 보았겠지만 건망증처럼 심각 하지는 안을것으로 본다.

우리 교회에 권사님 두분이 있다 두분다 우리와 친하다 .

지난겨울 두분 사이에 난감한 일이 벌어졌다. A권사님이 교회에서 선교비 10만원을 받아다가 B권사님께 드렸다는데, B권사님은 안 받았단다 .안주고 줬다할 A권사님도, 받고도 안 받았다할 B권사님도 아니다. 그 애길 듣고 나는 두분이 똑같이 5만원씩 손해 보라고 전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 돈을 물어 낸다고 했다 (전혀 상관도 없으면서) 그랬더니 다행히 5만원씩 손해보고 말았단다 . 이것이 내가 말 하고싶은 깜박증이다 .

내가 젊었을 때 얘기다.

우리 시골에서 군산엘 가려면 장항서 배타고 건너야한다 그날따라 볼 일이 있어서 장항에서 안타고 화양 이라는 곳에서 타게 되었다 .

다른곳 에서는 배표를 미리 선착장에서 구입하는데 그곳에서는 일단 타고 계산하는가 보았다 . 출발후 관계자가 돌아다니며 배 삯을 받는데 나도 물론 내었다 . 한참후 배가 군산 선착장에 접안할 무렵 배표를 회수하러 다니며 나한테도 표를 달랜다 “나는 돈은 내었지만 표는 안 받았다,” “그분은 돈받고 표 안 줬을 리가 없다,” 이렇게 옥신각신하다가 결국그분이 그냥 내리라고 인심이나 쓰는듯 말 하였고, 나는 남들이 공짜 배 타려고 억지 부리는것 처럼 비쳐질까봐 안절부절 못하고 내렸다 .

군산에서 일을 보다가 무심코 남방샤츠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뭐가 있다, 꺼내보니 아까 배애서 안 받았다고 우기던 그 배표가 얌전히 있는게 아닌가 !! 아까 그분한데 정말 미안했다 . 그 때부터 나는 생각했다 사람 머리, 꼭 믿을만한게 못된다고,

한번은 내가 가게를 할 때였다 .

단골 손님이 물건을 사 가시며 만원짜리 내셔서 오천 몇백원을 거슬러 드렸다 그런데 한참 있다가 그 손님이 다시 오셔서 거스름돈을 안 받아 가셨단다 . 참 사람 환장할 일이었다 분명 드렸는데 , 손님 말로는 이곳에서 나와 다른 곳은 들리지 않고 집으로 갔는데 돈이 없더란다 .

모르는 사람 같아야 싸움을 하던 하지 단골손님한테 그랬다간 득보다 실이 많게 생겼으니, 할수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드렸다 . 이때, “죄송 합니다” 하고 인사하면 인정하는 꼴이돼고 그렇다고 “두번 받아 가시네요” 할수도 없잖은가 그래서 어정쩡하게 “참 이상한 일이네요” 하며 드렸었다 .

그런데 한 시간이나 되었을까 그 손님이 허겁지겁 오시더니 정말 미안하다고, 돈 쓴 곳이 생각났다고 하시며 오천원을 도로 놓고 가셨다 나는 그 돈이 돌아온것 보다도 내 누명 벗겨진것이 더 홀가분하고 좋았다 .

이렇듯 우리 정신이 잠시 깜박 할때가 가끔은 있다 .

하지만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인간은 본래 완전한 동물이 아니니 말이다 .

그런 계기로 살았 있다는게 확인되고 삶의 윤활류가 될수 있을테니 , 그리고 그런 얘기하며 한번 더 웃을수있는 재밌는 소재가 아니겠는가 ? 하지만 깜박증 너와 친하기는 정말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