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행시 오행시
삼행시, 오행시
저 - 저 너머에는 행복이, 기쁨이, 희망이
무 - 무지개처럼 온 누리에 가득하네만
은 - 은하수 그림자에 한자락 가리고
경 - 경사 맞은 뭇 사람에만 보일락 말락
인 - 인간들 모두 두 눈 뜨고 찾아보려도
년 - 년년세세 찾는 이만 찾고 또 찾네!
어제 동창회 카페에 들어갔더니 회장친구가 저무는 “경인년이란”
운 자(韻字)로 6행시를 잘 지어놓았다 .
나도 옛날 생각이 나서 한수 지어 보았다.
그런데, 저무는 의 “는” 자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는 을 은 으로 바꿔놓고 이것도 지혜라고
좋아하였다.
시(詩)는 특별한(?) 사람들만 쓰는 상류 문화라 치면 삼행시나
오행시 등은 서민적이고 대중적 문화라고 생각하고 싶다.
시는 어려워서 엄두를 못 내지만 삼행시는 누구나가 몇 번쯤은
지어보았을 테니까 말이다.
아는 친구가 여자를 사귀는데 (꼬시는데) 상대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 문자 메시지로 한 달간 보냈단다. 물론 이쪽 번호를 숨기고,
결과는 성공하였고 상대편이 고백하는데 처음에는 장난이려니
하였으나 계속 와대니 이젠 호기심이 발동하고 어쩐 때 안 올 때는
몹시 기다려지더란다. 이래저래 성의에 감동하였는지 성공 하였다는
말을 자랑삼아들었다.
앞에 언급한 옛 생각이란 것은 몇 년 전 교회에서 전도행사로 새 신자
를 초청하는 이벤트를 벌렸었는데 전교인 상대로 “아 태신 자여!” 란
제목으로 5행시 짓기 대회를 병행 하였다.
여기서 태신 자란, 사람이 애기를 배에 품고 열 달 동안 영양공급이며
온갖 정성을 쏟듯 어떤 사람을 마음에 품고 기도하며 정성을 쏟은 후에
마침내 행사 날 교회로 모시고 오는 것을 말한다.
당시 나도 응시 하였고 아내도 응시 하였으나 보기 좋게 낙방 먹었고 ,
내가 당시 구역장으로 활동할 때여서 구역원 이름으로 응시를 하였는데
그만 그중에 장원과 차상과 3등을 휩쓸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였다 장원한 박집사란 분한테 주일날 통보가 갔는데
정작 그분은 나는 모른다고 했단다. 그러니 교회가 웅성웅성하고 결국은
내가한 짓 이란 게 밝혀졌고 숙의 끝에 그냥 시상하기로 했었다.
목사님께서 짓궂게도 시상시간에 장원을 앞에 불러놓고 장원한 오행시를
외우라고 마이크를 들이미니 그중 한자도 본적 없는 박집사는 당황하고
나중 목사님이 쪽지를 건넨 다음 받아 읽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이렇듯 삼행시나 오행시는 직접 우리 피부에 와 부딪치니 서민적이고
대중적이라 언급한 것이다 .
말 나온 김에 삼행시나 하나 지어야겠다!
내 불러그 이름이 오솔길이니,
오-- 오랜 세월 굳굳하게 한곳 지키는
솔---솔 나무 한그루 그 위엄 장하구나!
길---길이길이 온 누리에 송향(松香) 발하라!!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