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akking 2019. 4. 14. 19:28

 

꼬마 사진사

우리 외손자 올해 일곱 살 먹은 놈이 사진을 아주 잘 찍는다.

교회에 가면 목사님이 꼬마사진사 왔는가? 하고 인사하신다.

지난여름 목사님과 우리 남전도 회원들 내외가 우리고향집을 방문했고 서천을 관광하는데,

손자를 데려갔었다 집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나는 집이 보이도록 인물을 적게 설정하였다

진사인 나도 넣어야겠기에 손자보고 한컷 누르라고 했더니 이놈이 파인더를 보며 줌을 이리저리

돌리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찍었다고 하여 보았더니 인물만 클로즈업해서 정확한 구도로 찍은 것이었다.

내가 알려주지도 안했는데 조작도 아주 잘한다.

(왼쪽은 내가 오른쪽은 꼬마사진사가)

어쩌다 한번 잘 찍은 것이 아니라 서천 8경을 구경하면서 내내 나들어간 사진은 모두 손자가 찍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십여 명 넘는 어른들이 김치~ 하지 않아도 자연히 웃는 모습을 지었다.

지후가 내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작년 여름 친구 두 명과 동해안으로 휴가 갔을 때부터였다.

한번 찍고 싶다고 해서 찍어 보랬더니 제법 잘 찍는 것이었다.

이번 가을에 삼각산 원효봉을 데려갔는데 정상에서 카메라 갖고 넘어지면서도 카메라가 바위에

안 부딪치게 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웃었었다 내려오면서 이것저것 찍더니

갑자기 안 보인다며 쪼그려 앉아 카메라 렌즈를 팔소매로 닦는 것이었다.

나는 뭐가 안보이냐며 카메라를 받아서 보았더니 파인더 속이 핀이 안 맞아 부옇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 때는 셔터를 반쯤 누르면 잘 보인다고 알려주었더니 해보고선 아 그렇구나! 하며 좋아하였다.

 

 

 

(트리밍 한 것이아닌데도 구도가 잘 맞았다) 트리밍= 임의로 자르는것

한번은 대서문 앞에서 포즈를 잡으라고 해서 잡고 찍었는데 할아버지 다시 한 번 서란다.

나는 잘못 된 줄 알고 왜 그러냐? 물으니 방금 찍고나 서 낙엽이 떨어졌는데 떨어지는 장면을

다시 넣어서 찍고 싶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냥 되었어, 하고 묵살했지만 얼마 있다가 찍으랄 걸 그랬다 하고 후회했다.

또 노란 은행잎이 좋아보였던지 은행나무 앞에 할비를 세워놓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것이었다.

그런걸 보면 감이란 것이 조금 있는 것도 같다. 커서 합기도 사범이 되어야 갰다는데,

사진은 부전공으로 할 것인가? ~ ㅎㅎ

암튼 뭐가되건 튼튼하게만 자라라 지금처럼 예쁘게 ~~~

꼬마사진사 현 지후 파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