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버스에서 ~
나는 지방산에 갈 때 버스를 종종 이용한다.
보통의 버스정원은 45명이다.
그러나 28명이 타는 우등 리무진도 있다.
야간에 무박산행을 갈 때는 이것을 이용하는데 비행기로 치면 비즈니스 석 이라 할 만하다 앞에 배낭을 놓고서도 편히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다. 단지 요금이 거의 배로 부담이 있긴 하지만,
28인승보다는 많이 좁지만 45인승보다는 약간 넓은 40인승 이란 것도 있다. 버스 크기는 같지만 의자 배열을 11열에서 10열로 줄이니 공간이 약5~10cm 넓어 이것만으로도 장거리 여행을 상쾌하게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산악회가 45인승을 운행하지만, 어느 산악회는 고집스레 40인승만 운행한다. 5석의 부족분은 40명이 나눠 부담하면 별것이 아니기에 좋다.
45인승을 타면 배낭을 갖고 탈 엄두를 못 낸다. 그래서 배낭을 일찌감치 화물칸에 넣고 몸만 오른다.
몸만 앉기에도 빠듯해 발을 꼬고 앉든지 하는 여유는 애당초 기대를 못한다. 그런데도 앞에 앉은 손님은 의자를 내 쪽으로 비스듬히 제치고 잠을 청한다.
그렇잖아도 답답한 공간인데 그것조차 침범당하면 몹시 언짢지만 내색은 하지 못한다.
외국에서도 비행기 일반좌석에서 의자를 뒤로 제키는 문제로 옥신각신 다툼이 일었다는 기사를 보았었다.
내가 좀 편하자고 상대편에 불편함이나 불쾌감을 초래시킨다면 한번쯤 재고를 해야 할 일이다.
그런 일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의자를 고정 시킨 채 출고한다면 간단 할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 때가 있다.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내 의자를 뒤로 젖혀 앉아본 적이 없다.
단 뒤에 사람이 없을 때는 예외지만,
흔히 의자 한 석이 비었을 때, 자리 있어요? 하고 묻는다.
그러나 그 뜻이 아리송하다, 정확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헛갈린다.
다시 말하면,
a - 자리 있어요? = 빈자리예요?
b - 자리 있어요? = 임자 있어요?
c - 자리 있어요? - 답= 있습니다.
d - 자리 있어요? - 답= 없습니다.
여기서 자리 있어요? 물었을 때 나는 a가 맞는 것 같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b가 정답으로 통용된다.
c와 d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자리 있어요? 물었을 때 “없어요” 하고 대답하면 앉아도 돼요? 하고 다시 물어본다.
다른 분들은 그것이 상식화 되어 잘 실행하시는 것 같은데 난 아니다,
그래서 처음 물어볼 때 공석입니까? 아니면 빈자리입니까?
이러면 한결 이해가 빠를 텐데, 이것이 나만 답답하고 다른 분 들은 하나도 안 답답하다는 것이 결국은 내가 좀 모자라서 그러는가 하는 우려도 갖는다.
예약 순서에 따라 지정좌석제로 하면 그런 일도 없을 텐데 오는 순서대로 앉게 하면 그런 일이 발생될 수 있다,
그런데 버스가 지방산행갈 때 일행이 열 명인데 서울에서 두 명 타고 나머지 여덟은 복정에서 탄다고 할 때, 일찍 온 서울 친구들이 열개의 좌석을 다 잡아놓고 모자며 배낭 장갑을 한 개씩 의자에 놔둔다. 그러면 다음에 온 사람들이 배낭 모자 장갑에 치여서 자리를 못 잡고 맨 뒤에 앉으면 (뒤는 엔진 때문에 시끄러움) 경위에 맞는 것일까, 안 맞는 것일까? 이런 경우를 놓고 춘천행 기차에서 싸우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내 기준으로 볼 때는 선뜻 판단이 안 선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 솔로몬 왕이라면 어떤 판결을 할까 궁금해진다.
재작년 59회의 산행 작년51회의산행을 했는데 올 한 해도 50회를 넘겼으면 좋겠다,
그 안에 모든 소망이 함축되어있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 그런 바람을 안고 이 글을 쓴다.
을미 년 새해 첫날 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