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akking 2019. 5. 5. 22:19

 

습작소설 봄날은간다--23

한편,

부흥실업에 들어간 태수는 선배들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회사는 고리 금리 대부업체인데 돈 떼어먹고 도망하는 사람 잡아오던지 대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었다.

그 방법은 폭력 다시 말해 무지막지한 주먹과 공갈협박 응징 그 방법밖에는 달리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러려면 인정은 저당 잡히고 양심은 금고에 잘 보관 시킨 후라야 할 수 있었다.

돈 떼어먹고 도망하면 잡는 것도 기술이었다,

잡아다가는 두들겨 패고 감금하고 협박하고 부모형제 찾아가서 윽박질러 대신 받아내고

이도 저도 안 되면 장기도 빼내어 팔고 하는 인면수심의 악행도 저지르게 된다.

태수도 홧김에 서방질한다고 어렸을 적부터 운동한 실력을 이런 나쁜 쪽에 쓰고 있다.

처음에는 도저히 못하겠던 것도 많이 보고 배워서 이젠 그들과 같은 부류에 물들어가고 있다.

자기가 배당받은 사람이 만일 사고 쳐서 도망이라도 가던지 돈을 못 받게 되었을 때는 자신이 책임지고

다 물어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이익과 직결되는 것이다.

그래서 겁도주고 협박도하고 하다 정 안 되면 최후 처리 반에 넘기게 된다,

그리되면 수익 또한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정임이건도 처리 반에 넘기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리되면 처녀 앞길이 끝날 것 같은 일말의 양심에

자신이 또 젊음을 발산하려는 욕심에 일수 돈 5만원씩을 대신 물어내며 정임 이를 만났던 것이었다.

그것도 정임의 인물이 괜찮아 그런 결정을 한 것이지 아니었으면 안 그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태수는 정임이 숫처녀 인데 놀라고 가책도 되었다.

조금은 그녀를 돕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내친김에 계속 드나들었고 남자를 알아가는 정임 이를

실험대상으로 삼았다.

선배들 말로는 여자는 악기와 같다고 했었다. 다루는 사람의 수완에 따다 명기가 될 수도

줄 끊어지는 기타소리도 될 수 있다 그랬다.

태수는 그것을 실험해보고 싶었다.

그러면서 그 선배는 여자가 반응하는 척도에 따라 남자의 기분과 자신감도 상승한다 했었다,

여자가 별로 흥을 못 느낄 때는 자신이 뭔가 미흡해서 그런가! 생각했다가도 여자가 크게 반응하면

우쭐되고 미치고 발광하듯 등이라도 할퀴고 남자 머리라도 쥐어뜯으면 자기가 변강쇠라도 된 것처럼

뻐기는 것이 남자의 심보라고 말했었다.

태수도 정임이가 뜨겁게 반응할 때 너무 기뻤었다,

그래서 선생이 훌륭한지 제자의 자질이 우수한지 이리송한 말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임신 했다는 말에는 청천벽력같이 들렸었다 모른 채 하고 다시 안 나타나면 찾을 길은 없을 테지만,

그렇다면 자신은 사람이 아닌 짐승이라 생각되었다.

최선책으로 수술하라고 한 것은 본심이었으며 한사코 반대하는 정임을 태수는 설득할 수가 없었다.

사나이의 양심 때문에 생활비를 조금씩은 대어주었지만, 태수는 정임이 몫의 일수를 대신 찍어야했기에

많이 쪼들렸었다.

그래서 약간의 간식을 사다주었지만 잘하지는 못했다.

점점 배가 불러오는 정임 이를 볼 때는 너무 괴로워 돌아서서 한숨만 쉬었다.

그 옥탑방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애를 낳아 기른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도 정임 이는 미련한 것인지 몰라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될 대로 되라 체념한 것인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태수는 생각다 못해 결혼한 누나를 찾아갔다.

누나는 자신보다 다섯 살 위이고 매형은 중견기업 오너의 이들이며 후계자수업을 받고 있었다.

태수를 본 누나는 너무 반가웠지만 태수의 몰골에 놀랐다 집나가서 어렵게 살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느꼈다.

고생 고만하고 들어오라는 설득에 태수는

그건 되었고, 누나 나 돈 좀 마련해줘

너 사고 쳤냐?”

얼마나 필요한데?”

사고는 사고인데 나쁜 사고는 아냐 한 오천만원만

엄마한테는 말하지 말고, 누나 그런 능력 있잖아

그렇긴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안 되고 내일 다시 올래?”

주소를 물어봐도 전화번호를 물어봐도 일체 안 가르쳐주면서 엄마한테 말하지 말란 말만

재 삼 재 사 다짐한다.

태수가 돌아가자 태수 누나는 곧바로 엄마한테 전화했다,

엄마는 기뻐하며 이번 기회에 꼭 잡아야 한다며 작전을 꾸미자고 한다.

다음날 돈을 받으러간 태수에게 누나는 자기앞수표를 내주었다.

태수는 고맙다고 인사 한 후 수많은 복덕방을 전전하여 드디어 지은 지 좀 오래된 조그만 아파트를

전세로 얻었다.

한편 일부러 수표로 건네준 태수 엄마는 수표를 추적하여 태수가 얻은 집을 찾는데 성공하였다.

그래서 집주인 행세를 하며 혼자 있는 정임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