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부라보--57
정애가 밥 먹는 앞에서 일환이가 의자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차 한 잔줄까?
네, 주세요,
일환은차를 마셔가며, “그렇게 화가 났어?”
말도 마세요, 오다 다리에서 팍 떨어져 죽고 싶었어요.
너 죽으면 나는 어찌 살라고?
정애는 웃으며, 그래서 안 죽었어요,
그런 못된 소리 하지 마, 예쁜 입으로 그런 소리 하면 못써.
밥 먹는 정애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천천히 먹어, 체하겠다.
이젠 , 두 밤만 자면 떠나야 하는데, 안서운하니?
서운하긴요, 빨리 갔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엄마 있는데 서운한 체라도 해, 엄마는 너무 서운해 하시는데 네가 헤헤 웃고 다니면 좋으시겠어?
억지로 어떻게요, 배우도 아닌데,
그래도 웃지는 마. 알았지?
예.
밥을 다 먹은 후에, 나 건너간다.
잠깐 선생님,
왜?
정애는 입을 뾰쪽 내민다.
너 양치도 안 하고,
그러니까 가볍게 해요,
일환은 작은 소리로 어른들 나오시면 어쩌려고, 하면서 정애의 입에 쪽하고 입을 맞추었다.
일환은 자기 방에 누워 천정만 바라보며 낮에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현서가 온다는 연락을 받고 당황했다, 출발했다니 말릴 수도 없고,
차가 도착하여, 차 있는데 까지 걸어가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혹시 정애가 보면 뭐라 할까,
안보겠지, 하는 바람도 가지며, 갔는데 자기보고 운전하란다.
이곳 지리는 자신이 잘 아니 당연한 것이지만, 정애를 3년 만에 만나서 그런지 조금 어색했다,
이젠 전에 소녀티는 싹 가시고 숙녀로 재탄생했다,
잘 지냈니? 어른스러워 졌다.
오빠는 완전 핸섬한 청년이야,
엄마 아빠도 잘 계시지?
그럼 잘 계셔,
오빠 차가 너무 좋아, 미국에서도 이런 차, 보지 못했어,
엄마가 사 놓았더라고,
이차 처음사서 나 태워주려고 찾았다며?
그렇게 빨리 떠난 줄 몰랐어,
떠났단 소식 듣고 어땠어?
멍해지더라.
그것뿐야?
그럼 어째야 되는데,
오빠 한동안 몸과 마음이 아팠다며?
그랬지,
그, 말 듣고 나도 안 좋았어, 내가 옆에 있었으면 그런 일이 안 일어났을지도 모르는데,
아무튼 이렇게 건강하게 일어나서 잘되었어,
지금 석사과정이니?
응,
박사까지 가야지?
글쎄 생각중야, 참 작은 언니는 박사논문 통과되었데,
우리 누나?
응, 하버드 박사라니, 나오면 서로 모셔가려고 하겠어,
큰 누나처럼 시집가서 아이 낳고 가정 꾸며야지 박사는 뭐,
가만히 보니 오빠는 고리타분해, 지금이 조선시대야?
야, 우리 이야기나 하자, 너는 언제 건너가?
모레 갈 거야,
왜 그렇게 오랫동안 안 나왔어? 엄마 아빠 얼마나 보고 싶으셨갰니?
오빠한테 실연당하고 이쪽은 쳐다보기도 싫었어.
실연은 무슨, 지금은 의연해 진거야?
아니, 죽을 것 같아서 나왔어,
그곳에서도, 3년 내내 오빠생각에 잠들고 오빠 생각에 깨었어,
너 지금 농담 하는 거 맞지?
아니, 농담 아냐,
그렇다고 사랑을 구걸하지는 않아 나 혼자 좋아하는 것 까지 말리지는 마.
오빠 아직 사랑하는 사람 없지?
일환은 시인도 부인도 할 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현서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아,
다른 사람을 통해 듣더라도 자신의입으로는 말 한다는 자체가 잔인한 것 같았다.
그래서 “왜 없다고 생각해?” 이렇게 아리송한 말로 얼버무렸다.
현서 밥 먹어야지 뭘 먹을래? 이제 양식에 길들여졌니?
아냐, 양식은 여기서처럼 어쩌다 한번 먹어, 된장찌개나 먹을까?
여기 까지 와서 겨우 된장찌개를 먹으면, 그렇게 먹여 보내고 내 마음이 편할까?
그럼 편할만한 곳으로 가, 내식성 잘 알면서,
그래서 한정식 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여 보냈다.
헤어지며, 현서가 포옹을 해와 얼떨결에 안아는 주었어도, 정애한테 너무 미안했다.
조심히 올라가.
그래, 차 망가지지 않게 조심히 갈게.
그깟 차 열대 망가져도 괜찮다.
안녕,
일환은 현서가 아직도 자신에게 미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너무 괴로웠다.
정애와 삼각관계가 되면 어쩌나, 걱정도 되었다. 현서가 없는 동안은 참 편했는데,
행여 자기만 의지하고 생면부지인 우리 집으로 들어가는 정애가 이 사실을 안다면 얼마나 낙심이 될까, 끝까지 알면 안 될 일이었다.
토요일이다, 정애는 종례시간에 담임으로부터 앞으로 나오라는 말씀을 듣고 앞으로 나갔다.
자 섭섭한 말을 전해야 할 것 같다, 우리 반 반장, 신정애가, 한두 달 사정상 학교에 못나오게 되었다, 아이들은 아! 하고 서운해 하였다,
정애, 인사 한말 해봐.
친구들 비록 몸은 헤어지더라도 우정은 변치말자, 그리고 고지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
안녕,
그 자리에서 인사해.
전체, 차렷 경례. 선생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애가 구령을 붙여 인사를 했다.
담임선생님한테 다시 인사를 하고 친구들에 둘러싸였다,
두 달 있다 오는 거야?
가 봐야해,
뭐 하러 가는데?
공부 하러간다, 우리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에서 만나자,
정애와 같이 집으로 돌아왔다, 점심을 차려놓고, 식탁에 앉아서, 정애 엄마는, 정애한테,
정애야, 성경에 에스더는 적국에 포로로 잡혀가서도 믿음을 잃지 않고, 같이 간 온 민족을 구했어, 너도 경우는 다르지만 ,
그곳에 가서도 믿음생활 잘하고, 이곳 엄마아빠, 두 오빠 잊지 말고, 또 그곳에서도, 어른들 잘 섬기고, 잘 있어야한다.
그 말을 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것이었다,
우리 기도하자. 자비하신 하나님 지금 어린종이 광야를 향해 떠나나이다., 성령께서 함께 하사,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인도 하소서, 늘 눈동자같이 지켜주시되 믿음 잃지 않고 신자 된 도리를 다하게 하소서, 그곳에서도, 인정받는 생활하게 하시고
지혜총명주시고 건강을 책임져 주소서! 오고가는 소식에 좋은 소식만 전해지게 도와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
일환은 눈을 뜬 채 그냥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짐이 이것뿐이냐?
예, 책하고 조그만 가방 한 개,
어머니가 옷은 가져오지 말라고 하셨어요,
그래 출발하자, 어머니 너무 걱정 마세요,
내가 서운해서 그러지 걱정은 전혀 안 해, 내 눈으로 가보았잖아, 저는 호강이지 여건이 좋은데서 공부 하기란 누워 떡먹기지 안 그래?
그리고 김 선생이 여기 있으니 든든해.
제가 정애대신 인질이죠?
정애 어머니가 일환의 농담에 울다가 웃는다.
엄마 전화 자주 할게,
그래 ,
둘은 한참 껴안은 채 떨어질 줄 모른다.
정애도 눈자위가 축축 해졌다.
출발하자.
가다가, 신협 앞에 정차하고 아빠한테 인사하고 오라했다,
정애 아빠는 문 앞까지 나와서 손을 흔들었다
일환도 차에서 내려 인사를 했다 대려다 두고 오겠습니다,
그래 수고 하게,
서울에 도착해보니, 정애 방은 말끔히 도배도 되어있고 커튼도 새것으로 꾸며 달았고 침대 시트도 가구도 새것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