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부라보--35
다음 토요일은 찍사 동호회 모임이 있다고 영철이 한태 연락이 왔다,
저녁을 먹고 작품 발표회 겸 간단한 교육이 있다고 한다.
일환은 지난번 찍었던 사진들을 cd 에 담아가지고 약속장소에 나갔다.
머리를 기르고 개똥 모자를 눌러쓴 아저씨가 모임을 주도하는 자진 작가 겸 회장이란다,
일환은 인사를 하고 자기소개를 하였다,
한 사람 한 사람 발표를 하고 일환 차례가 왔다,
일환은 이번 출사가 처음이고, 전에 수동카메라를 조금 찍었지만은 이번에 디지털을 처음 사가지고 가서 찍었기 때문에
다 버렸다며, 사진을 보여줬다,
여기저기에서 그 정도면 첫 작품치고 잘 찍은 것 이라며 격려를 해주었다, 일환이 오히려 쑥스러웠다.
많은 지도 부탁드린다고 말을 마쳤다,
일환이 생각해도 수동하고 디지털하고는 전혀 달랐다, 너무나 복잡해서, 뭐가 뭔지 알아먹을 수 가 없었다,
작가 회장님의 강연은 일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중에 회장님이 기계는 무얼 쓰냐고 물으셔서 니콘 뭐뭐뭐 쓴다고 하였더니 우리 중에 최고 좋은걸 쓴다며,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해주셨다, 전에 사진관 아저씨 말씀이 생각났다, 가방 크다고 공부 잘 하간디? 하던 말씀,
한 달이 금방 이다, 오전에 야,일환아 내일이 그 모임 날짜야, 7시 독다방 꼭 와야 돼,
알았어,
다음날 시간을 맞춰 독다방에 들어섰다, 미리와 있는 세 사람은 모두 여자 한명씩 달고 나와 있었다,
정말 애인인가 벌 안당하려고 사촌동생을 데리고 나왔나, 그건 알 수 없지만 자신만 혼자다.
여자들한테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네고 의자에 앉았다,
장소 옮기자 내가 오는 비용 다 댈게,
차나 한잔 하고 옮겨도 옮기자고, 커피를 시켜 막 먹으려는데,
안녕하세요? 늦었어요, 하며 다가오는 여자 바로 목도리 오영은 이다,
영은 이가 여길 어떻게,
영은 이는 잠자코 내 옆 빈 의자에 앉았다,
철호가 나섰다, 내가 네놈 불상해서 초청했다,
찾아 갔었어?
아니 그날 전화번호 물어 보았어,
일환은 영은 이를 돌아보았다 영은 이도 같이 쳐다보며 웃었다,
일행 여덟 명은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철호가 남자들을 부르더니 얼마씩 내면 좋을까?
남자들만 내야겠지? 이만 원식 갹출하지. 한쪽에선 이만 원 가지고 무얼 하겠냐,
오만원은 걷어야하지, 의견이 분분하다,
밥도 만 원짜리는 먹어야 체면이 선다, 어쩌고저쩌고,
가만히 있던 일환이 그러지 말고 계산은 내가 다 할게, 가고 싶은 곳 앞장서서 들어가,
정말? 고맙다야, 일환이가 영은이 데려다줘서 감격했나봐,
일환은 가만히 웃기만 했다,
저녁은 영은 이가 일 하는 맞은쪽 경양식집에서 먹고, 술을 한잔씩 하는데,
나이트클럽 갈까 그곳은 비싸니 스탠드빠 갈까 의견이 갈린다, 철호는 괜찮겠냐는 듯 나를 쳐다본다,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고, 에라 기분이다 하면서 라이트 클럽으로 일행을 몰았다,
생전 처음으로 라이트 클럽을 와본 일환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번쩍번쩍 하는 조명 불빛에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소리는 또 어찌나 큰지 귀청이 찢어질 것 같았다.
일행은 맥주를 기본으로 시키고 안주를 먹어가며 일단 목을 축이고 분위기가 오르자 각자 자기의 짝을 데리고
플로어에 나갔다,
일환은 자신에게 따라준 맥주도 아직 먹지 못하였다, 옆에 영은 이를 보니 맥주를 한잔 다 비웠다,
일환이 다시 따라주니 두 손으로 받는다, 일환은 큰 소리로 , 이런 곳 와봤어?
물으니 와 봤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일환은 자신을 가리키며 난 처음 이라고 하니 웃는다,
디스코 타임이 끝나고 은은한 브루스 타임이 되니 많은 사람이 자리로 돌아오고, 우리 일행은 그때까지 안 오고
춤을 추나보다,
일환은 이런 분위기기 싫었다, 빨리 밖에 나가고 싶었다.
그때 앞에서 친구들이 나를 향해 나오라고 계속 손짓을 한다. 나는 안 간다고 손을 옆으로 흔들고,
그때 철호가 들어오더니 나와 영은 이를 잡아끈다, 안가겠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끌어낸다 한동안 그러니,
옆 테이블 보기가 창피했다 할 수 없이 끌려 나가 앞에 섰지만 어색함만 감돈다, 보기가 딱했던지 철호는
영은 이와 나를 강제로 붙여준다,
할 수 없이 어색하게 영은 이를 안고 흔들흔들하니 우습기도 하고, 내가 이게 내숭인가, 전에 장흥 노래방에서는 잘도 했는데, 그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다,
미안해,
아니 예요, 선배님,
친구들이 짓궂지?
재밌으세요, 호호호!
한동안 흔들흔들 거리다 보니 곡이 끝나 우린 들어왔다,
모두 자리에 앉아 신바람이 났다, 얼굴이 다 볼그레 해져가지고 행복한 모습들이다.
다시 목을 축이고 춤을 추고 그러다 일행은 밖에 나왔다 ,
영은 이는 집이 어디야?
저 신림동이에요,
응, 지금 버스가 끊겼겠지?
어쩌면 막차 있을 거예요,
그러지 말고 택시타고가 하면서 지나는 택시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안 받겠다하는 영은이 손에 3만원을 꼭 쥐어 줬다 ,오늘 고마웠어, 잘 가,
일환은 일요일이면 스포츠카를 타고 몇 시간씩 드라이브를 즐긴다, 옆에 누굴 태웠으면 좋겠지만,
아무도 없으니 혼자라도 타고 다닌다, 씽씽 달리는 기분이 혼자 다녀도 좋기 만하다, 한번은 영철 이를 태우고
강화로 낙조 사진을 찍으러 갔다 그런데 가던 날이 장날이라고 , 일몰 모습이 아름답지 못했다,
그래서 강화에서 저녁만 먹고 왔다, 영철 이는 차를 보고 너무나 부러워한다, 일환은 자기 차라고 하지 않고
누나차라고 돌려대었다,
또, 한 번은 자연농원으로 꽃 사진을 찍으러 갔었는데, 황 선생님 생각이 계속 났었다,
선생님은 잘 계시는지 전화를 해볼까 생각도 해 보지만 그러다 내 마음이 바뀔까봐 그게 무서워 전화를 못한다,
날씨는 어느 듯 봄이 다가고 여름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철호는 또 한 번 모이자고 매일 조른다, 이번에는 자기 외갓집 동네인 강원도 영월로 가서 캠핑도 하고 밥해먹고 하루 자고 오자고 한다,
나는 자지 말고 그날로 오자고 했는데 쪽수에 밀려 내가 지고 말았다.
토요일, 내가 차를 가져가고 또 한 대는 철호가 가져와 두 대로 가기로 했다.
이번에도 영은이 연락은 철호가 해서 가기로 했다고 한다,
나와 영은 이 또 한 커플이 내차로 가고 나머지 넷이 철호 차로 가기로 했다, 앞서 거니 뒤서거니 영월에 도착해서 보니
맑은 물이 참 시원해 보인다, 계곡 에 방석을 깔고 짐을 풀었다, 코펠과 버너를 내어 밥을 한다, 찌개를 끓인다,
야단법석이다, 야외에서 맑은 공기마시며, 이런 캠핑은 자주 했으면 좋겠다,
드디어 밥이 다 되고 찌개가 끓은 뒤에 빙 둘러앉아 식사를 하니 찌개 한 가지 인데도 정말 맛이 있었다.
밥이며 찌개가 금새동이 났지만 아무도 수저를 거두지 않는다, 나도 한술 더 먹었으면 좋겠다,
야, 철호야 라면이라도 더 끓여라,
조금 있다 소화가 좀 되거든 끓일게.
먹을 때 배부르게 먹어야지, 에이 입맛만 버렸네,
식사를 하고 설거지할 커플을 뽑는데 나와 영은 이가 걸렸다, 둘이 냇가에 쭈그리고 앉아 그릇을 닦았다,
손 안 시려?
예, 할만 해요,
집에서 뭐라고 하고 온 거야?
친구들하고 놀러간다고 했어요,
저 친구들하고 이야기 잘하데, 서로 통해?
나이가 같으니까 친구지요,
설거지가 끝나고 모여앉아 게임 같은 것도 하고 같이 산책도 하고 놀다보니 벌써 저녁때가 되었다,
밥 당번이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나머지 두 팀은 개울 길을 걷고 있다,
선배님은 일요일 날 주로 뭐하세요?
나는 동호회 회원들 따라 사진 촬영을 하러다녀,
어머, 참 좋은 취미 갖으셨네요,
고등학교 때부터 했는데 대학 와서 또 군대 때문에 쉬다가 다시 시작했어,
저도 언젠가 그런 생각을 막연히 했었는데, 부럽네요,
하면 돼지 쉬운데,
나중에 선배님이 좀 가르쳐 주세요,
그러지,
텐트에서 밥 당번이 부른다. “밥 먹자,”
빨리 가자고, 밥 동나기 전에,
맛있는 밥을 먹고 이제 서서히 철수 준비를 했다, 어둡기 전에, 잡아 논 민박인지 여관인지로 가야한다,
민박집은 안에는 여관처럼 꾸며 놓았다 여관을 겉에다 민박집이라 쓴지는 모르지만,
넓은 방에 술판을 벌려 놓고 한잔씩 기울인다.
모였다하면 술 이구만, 학생들이 문학을 토론하고 산이며 들에서 호연기기를 기를 생각은 않고선,
나의 핀잔에,
너 영감 님 같은 소리 계속 할래? 놀 때는 놀아야해, 그것이정신 건강이나, 에너지 충전에 도움이 되는 거야,
이리 와서 일환이 한잔 받아,
아냐 난 구경이나 하고 있을게 먹어,
일환 이를 어떡하면 술을 먹일 수 있을까?
게임을 할까?
무슨 좋은 게임 있어?
철호가 생각난 듯 내차에 기구가 있어 폭탄 돌리다 그 사람 앞에서 터지면 벌로 한잔씩 먹는 거야, 어때? 다 좋다고 야단이다,
그보다도 야참 은 준비 했니?
안 했는데, 야참 먹어야해?
그러 놀려면 먹어야 하는데 야참 말 한 일환이가 준비해라,
어떻게?
올 때 읍을 통과했지? 거기나 가야 있는데,
이 밤중에 나 혼자 가라고?
누가 혼자 가랬어, 너 파트너 있잖아,
영은 이가 함께 가요, 하며 일어선다,
좋아 뭐를 사 올까?
아무 것이나 너 알아서 사와,
자동차 시동을 걸고 영은 이가 옆에 탔다,
얼마나 멀까?
아까 보니 3~4 km 는 되겠어요,
20 여분 가니 시가지가 있었다, 가게를 찾아들어가,
뭣 사가야지, 고기를 살까?
고기와 과일 빵 같은 게, 좋을 거예요,
영은 이가 골라 와봐!
영은 이는 주섬주섬 주 봉투에 담았고 그걸 가지고 돌아왔다,
많이도 사왔네,
이제 본격적인 게임을 한다, 걸린 사람은 파트너와 함께 술을 한잔씩 러브샷 하는 거야,
러브샷이 뭔데?
왜 있잖아 둘이 팔을 꼬고, tv도 못 봤나,
철호가 가짜 폭탄을 돌리는데, 타이머 장치가 되어있어 시간되면 펑 하고 소리가 났다,
골고루 한번 씩 돌아가며 거의 한잔씩 먹었다, 일환과 영은 이도 한잔 먹었는데 술이 독해 일환은 정신이 가물가물했다,
다시 걸려 두잔 째를 먹었는데 순간 일환은 앞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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