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akking 2019. 5. 9. 11:06

일환은 마음이 영 개운치 않았다 밤늦도록 천정만 쳐다보며 생각을 정리했다.

다음날 늦게 일어나서 학교 친구를 만나기 위해서 학교로 갔다, 친구들은 반갑다며 모두 모여들었다.

생맥주집으로 몰려가서 한잔씩하고 밤늦도록 놀다 돌아왔다,

다음날 황 민희 선생님한테 전화를 했다 선생님은 반갑다며 보고 싶다고 하신다.

그런데 가족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와서 3일정도 걸린다하셨다 일환은 지숙 이와 정민이 안부를 묻고 끊었다,

다음은 민정이 누나한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없는 전화번호란다 왜 전화가 바뀌었을까?

그렇다고 정숙이 누나한테 물어 볼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영서 누나한테 전화를 했다 누나는 일환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휴가 왔느냐고 묻는다,

누나 지금 직장이야?

아니 그만두고 신부 수업중이야,

결혼해? 잘되었네, 언제 하는데?

두 달쯤 남았어, 그런데 휴가 왔으면 전화로만 이러지 말고 봐야 하는 거야냐?

역시 영서 누나는 화끈 하였다.

어디로 가면 되는데,

중간에서 만나 영등포 역 쯤에서 만날까?

그래 한 시간쯤 걸릴 거야,

영등포역 앞 커피숍에서 영서 누나를 만났다.

그래 이게 얼마만이야, 더 멋있어졌는데?

누나도 예뻐졌어, 매형 될 분은 어떻게 만났어?

그냥 중매로 만났어,

천하의 영서누나가 중매로 시집간다는 것이 영 안 어울리는데?

그럼 어째야 되는데?

최소한 연애로 가야하는 거 아니야?

그렇긴 한데 , 마음대로 안 돼,

뭐 하는 분이야?

그냥 월급쟁이.

월급쟁이가 속은 편하잖아?

그렇다고들 하데,

결혼 준비는 잘 되어가?

응, 내가 그동안 벌어 놓은 것 하고 퇴직금 하고 보태 다 준비 되었어,

그런데 왜 퇴직했어?

요즘 모든 회사가 기혼자 좋다고 안하지, 그래서 아예 퇴직 한 거야.

누나 차 들고 점심이나 먹으러 나가지,

나 점심만 사주려고 만나잔 거야?

그럼 또 뭐가 있는데,?

안 안아주고 그냥 갈 거야?

결혼 한다는 누나한테 뭐를 바라겠어,

일환이 철들었네, 아니 도덕군자 되었나? 호호호! 일환아 나 아직 처녀야,

그럼 가, 나도 보고 싶었어,

둘은 역전 옆 호텔로 갔다,

일환과 영서는 같이 샤워를 하고 뜨겁게 밀린 숙제를 했다.

너무나 행복하고 포만감에 젖은 영서는 자기는 일환과 같은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데 지금 결혼하려고 하는 남자는

영 신통치 않아 자신을 만족시켜주지도 못하니 너무나 속상했다,

누나, 결혼할 분과 같이 잤어?

응,

어때, 잘 맞아?

안 맞아, 너 같으면 좋겠는데,

그럼 어떻게 해, 누나는 이렇게 센데,

글쎄 나도 그게 걱정이야, 일환이가 채워줘,

내가 어떻게, 잘 가르쳐봐,

휴가가 언제까지야?

열흘쯤 남았어,

그럼 나하고 2~3일 여행이나 다녀올까 마지막으로,

어디로?

아무 곳이나,

일환은 현서 일로 마음이 심란했는데 이이제이란 말이 있듯이 여자 문제는 여자로 풀어야 될 것 같아 그러자고 했다,

그래서 내일 제주도로 2박3일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집에 돌아온 일환은 엄마한테 어디 여행이나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일환엄마 송 여사도 그러라고 말한다,

마음이 울적 할 때 여행이 최고라며 그 기분가지고 군대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적극 찬성이었다.

아침에 간단한 여장만 꾸리고 집을 나섰다,

공항에 영서누나는 벌서 와 있었다, 영서누나 와 함께 트랙을 올랐다,

평일이긴 해도 요즘이 여행시즌이라 여행객은 많았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아래가 참 아름답다고 느꼈다, 그러나 저기가 어디쯤 인지는 잘 모르겠다,

산이며 도시 바다를 감상 하다 보니 울적한 마음이 점점 사그라진다,

누나, 신혼여행은 어리로가?

누나는 호호호! 웃더니. 여기로,

여기가 어디? 제주도?

응,

그럼 예행연습 가는 거네,

그런 셈인지 호호호!

그럼 두 달 후 에 남자만 바뀐 채 다시 간다는 게 일환이 생각해도 웃겼다.

제주에 도착한 둘은 서귀포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제일 좋다는 킹 호텔로 들어갔다,

누나 호텔도 이리 올 거야?

그러자고 할 거야 방 호수도 미리 예약하면 가능 할 거야,

방에 도착해서 밖을 보니 바다가 참 아름답다.

둘은 먼저 급한 불 부터 끄기로 한다,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불길은 밤새 아니 새벽녘 까지 그칠 줄 모른다.

일환은 영서누나가 장차 평탄한 결혼생활을 할지가 걱정스러웠다,

지금 처녀 때가 이정도이면 황 선생님 연세가 되면 어떻게 할까, 괜히 쓸데없는 걱정을 사서하는 자신이 우습기도 하였다,

다음날 쉴 겸 관광길에 나섰다, 우선 차를 하나 렌트해서 타고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일환은 황 선생님이 이곳에 계실 텐데 마주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사주경계를 항시 하고 다녔다.

그런데, 정말 그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성산 일출봉을 막 올라가려 차를 주차시키고 내리는데,

바로 앞 두간건너에 황 선생님 모습이 보인다, 일환은 반가움과 두려움이 교차했다, 반가움에 바짝 다가가

아는 채를 하고는 싶지만 영서 누나 때문에 나설 수가 없다.

차 뒤에 숨어 바라만 보는데 네 식구가 참 으로 행복해 보였다, 지숙 이는 전보다 많이 커서 이제는 선생님보다 커보였다 엄마를 닮아 예쁜 모습이다 아마 중학교 3학년이 되었겠지 정민이도 많이 크다, 거의 엄마만 했다,

 네 식구의 다정한 모습을 한동안 쳐다보았다.

일환은 그때 지신을 생각했다 저렇게 행복한 가정을 자신으로 인해 혹 금이라도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 이제 선생님의 행복만을 빌자 그것이 선생님을 사랑하는 도리이지, 이렇게 생각하고 일출봉을 올랐다.

성산 일출봉은 경치가 빼어났다 쪽빛 바다와 파란 하늘이 교차하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서글픔이 밀려왔다.

그동안 애써 잊으려고 엉뚱한 생각만 했는데 그 수평선을 보며 왜 갑자기 현서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수평선 위에 현서가 활짝 웃는 모습이 오버랩 되어보였다, 현서는 지금 무엇 할까,

이젠 부족한 나 때문에 더 이상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일출봉을 내려와서 어느 가게 앞에 오니 수십 그릇의 된장국이 한꺼번에 끓고 있고 식사를 하는 손님들도 엄청 많다,

 인파에 끌려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앉자마자 아까 그 찌개와 밥, 그리고 약간의 반찬이 나온다,

조개와 해산물 그리고 된장이 들어간 찌개는 맛이 그만 이었다 값도 싸서, 부담도 적다 군대에서도 이렇게 주면 좋을 텐데,

 사제 음식을 먹다보니 군대음식은 배고파서 먹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리 저리 구경을 하다 좀 일찍 호텔로 들어왔다,

어제는 못 봤는데, 프런트 로비에 면세점이 있었다,

유리를 통해 그 앞을 서성거렸다 아까부터 일환의 눈에 한 보석함이 눈에 띄었다,

자게도 같고 또 다른 것도 같은, 영롱한 빛이 너무나 초롱초롱한 보석함,

어느 나라 제품인지는 몰라도 너무 아름답다.

현서를 사다 줄까?

아니지 괜히 병 주고 약 준다고 싫은 소리만 듣지,

현서와 의 사이가 잘되었으면 이런 예쁜 보석함을 사다주고 살아가며 보석들을 하나하나 채워 줄 수도 있었을 텐데,

한 개 한개 사다줄 때마다 좋아하는 현서의 모습을 떠올리며 일환은 미소를 짓는다.

아까부터 왜 그것만 쳐다보고 있어? 나 결혼 선물 하게?,

엉? 아! 맞아 누나 이 보석함 어때,

좋긴 한데 비쌀 것 같은데?

일환은 안으로 들어가 값을 물어보니 역시 비쌌다, 말 나온 김에 사서 영서누나에게 주고

나오는데, 일환은 마음이 안 좋았다, 보석함주인이 전혀 엉뚱한 사람으로 바뀌어 현서물건을

영서누나한테 준 기분이 들어서이다.

영서는 좋아라, 싱글벙글 이다.

내가 결혼해서 이 안에 보석을 채울 수는 없고 이 보석함 자체가 보석이 될 것 같다고, 하면서 웃는다.

영서 누나와 제주에서 2박 3일을 지내고 김포에서 시내까지 와서 악수를 나누었다,

누나 시집가서 잘살아,

그래 건강하게 군 생활 잘해.

둘은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