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부라보--6
음악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음악 선생님 혼자 있었다.
나를 보고 활짝 웃으며 일환이 어서 와라 네가 뽑힌 거야?
예!
잘 되었다 사실 지난 실기 시험 때 보니까 1반에서는 네가 제일 잘 불러,
우리 열심히 해보자.
음악 선생님은 자그마한 키에 몸매도 좋고 얼굴도 예뻐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아줌마 선생님이다.
그래 부를 곡목은 정했어?
지금 생각 난건데요. 산타 루치아를 불러볼까요 선생님?
산타 루치아는 이탈리아 코트라우가 작곡했고 나폴리 민요로서 중학교 때부터 부르던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곡이었다.
일환이도 가끔 즐겨 부르던 노래이다.
선생님의 피아노 반주가 시작되고 일환은 목소리를 가다듬어 노래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선생님은 박수를 치며 야! 일환이 노래 잘한다.
지금 당장 나가도 입상하겠어, 일환 이는 목소리가 성악 쪽 보다는 가요 쪽 이네,
암튼 매력 있어 그리고 외모가 너무 잘생겨서 플러스알파 효과가 있을 거야.
공부도 잘하지?
그냥 그래요,
한 번 더 불러 볼 테야?
아뇨 오늘은 그만해요,
뭐 마실 것 좀 줄까?
하면서 작은 주스를 두병 가져와 한 병씩 먹었다.
제가 사와야 하는데 죄송해요 내일 사다 드릴게요.
그때 다른 학생이 들어와 인사하고 나왔다.
다음날도 방과 후에 음악실을 찾았다.
선생님은 반색하며 맞는다,
여기 주스 드시라고 가져 왔어요, 하며 내놓자,
정말 사왔네 안사와도 되는데. 맛있게 먹을게 도련님!
또 노래연습을 하고 사 가져간 주스를 먹었는데도 다른 학생들이 안 온다.
선생님 항시 이렇게 혼자 계세요?
이시간은 그렇지 뭐,
심심하시겠어요,
응, 다시 한 번 불러봐 반주 없이, 그러면서 선생님과 같이 노래를 하는데 이곳은 이래라 저곳은 저래라 자세히 가르쳐 주신다,
노래가 훨씬 세련돼간다.
우리가 한 시간 일찍 끝난 관계로 한 시간 동안 선생님과 같이 있었다.
일환 이는 취미가 뭐야?
저 요즘 사진촬영에 열중해 있어요. 배운다는 표현이 옳겠군요.
좋은 취미 가졌네, 언제 선생님도 한번 찍어 줘봐.
실력이 별루에요,
언제 일요일 날 우리 애들하고 자연농원 갈려하는데 같이 갈 수 있어?
그러죠, 못 찍어도 열심히 찍어 드릴게요.
핸드폰 혹시 있어?
네! 번호 적어드릴게요 ,
내 번호가 여기 있어,
서로 핸드폰 번호를 교환하고 교실을 나왔다.
그 후로부터도 일주일 계속 한 번 씩 음악교실에 들러 연습을 했다.
어느 날, 선생님께서 지금 자년농원에 장미가 한창이라는데 이번 일요일 시간 있어?
예! 선생님 시간은 내면 있죠, 그날 가요.
10시쯤 가면 어때 ?
좋아요,
자세한 것은 전화 통화로 하자.
그래서 일요일 10시에 선생님 사시는 강남역에서 만나 선생님 차를 타고 용인자연농원으로 향했다,
차 안에는 선생님 딸이라는 초등학교 3학년 지숙 이와 1학년 정민이가 타고 있었다,
안녕? 내가 인사를 건네자 그들도 안녕하며 인사한다.
얼른 앞으로 타.
나는 운전석 앞에 타고나서 뒤를 돌아보며 반가워하고 재차 인사를 했다 ,
아이들이 선생님 닮아서 예뻐요. 하자
뒤에서 선생님아들 정민이가 우리 아빠도 잘생겼는데, 한다.
그래 좋겠다, 너는 아빠 닮았어? 하고 묻자 잘 모르겠다고 한다.
선생님과 나는 같이 웃었다.
뒤에서 정민이가 노래를 부르니 지숙이도 따라서 같이 부른다,
나중에는 나도 부르고 선생님까지 같이 불렀다.
아이들이 노래를 참 잘해요 선생님 닮았나 봐요.
일환 이는 엄마 아빠 중에 누굴 닮아서 노랠 잘 하는 거야?
제가 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빠가 잘 하신다고 들었어요, 저는 한 번도 못 들었지만,
애들아 이 형도 노래 참 잘한단다.
잘 하긴요,
그런데 선생님 남편 분은 왜 같이 안 가셔요?
그때 정민이가 뒤에서, 우리아빠 외국 갔는데, 한다.
언제 가셨어요? 내가 선생님한테 물었다.
일 년 예정으로 미국에 가 있어 회사일로 지금 한 6개월 되었나? 하신다.
뒤에서 재잘거리고 노래하고 하는 사이에 금방 자연농원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은 열 개도 넘는 것 같은데 가는 곳 마다 꽉 찼다 간신히 주차하고
차에 실은 방석이며 약간의 간식 가방은 내가 들었다 오른쪽에는 카메라 가방을 짊어지고,
주차를 끝낸 선생님은 짐을 달라고 하신다, 그래도 나는, 연약한 여자 분이 가져가는 게 낫겠어요? 힘센 남자가 가져가는 게 낫겠어요?
하며 내가 들었다.
그늘에 자리를 펴고 짐을 놓은 다음 아이들 성화에 의해 놀이기구를 타러 나섰다.
그런데 그곳에도 사람이 많아 재미있게 생긴 놀이기구는 줄이 몇 십 메타 나 늘어섰다,
아이들을 달래 사람이 적은 곳만 찾아다니며 몇 개를 타는데 나는 계속 아이들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사이사이 아래에서 기다리는 선생님 도 찍어드렸는데, 카메라를 들이대면 활짝 웃는 모습이 예쁘고 귀여우셨다.
놀이기구를 대충타고 장미원으로 가서 꽃구경하고 사진도 찍는데 선생님은 알아서 포즈를 취해주셔서 나는 셔터만 누르면 되었다 아이들도 포즈는 마찬가지이다. 알아서 척척 취하는 것이 많이 찍혀본 솜씨였다.
선생님은 아이들 과 는 많이 찍었으니 이젠 나랑 도 같이 찍자고 하신다.
장미꽃을 배경으로 서서 셔터 누를 사람을 물색했다 이왕 찍어달라고 남한테 부탁할 바에는
사진기를 좋은 것, 잘 모르겠으면 큰 것 메고 가는 사람에게 부탁해야한다.
아무래도 관록이 있고 관심이 있으니까 큰 것 갖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맞다,
그렇지 않고 아무에게나 부탁하면 찍다 흔들리고 핀이 안 맞고 구도가 엉망이라 나중에 필름만 허비하고 실망만 안기게 된다.
바로 좋은 카메라를 메고 가는 신사 분께 한 컷 부탁드린다고 요구하자 흔쾌히 허락한다.
그러면서 카메라 좋은데요, 하면서 선생님과 나한테 이렇게 포즈를 취하라 저렇게 서라고 하며 여러 장을 찍어주었다,
튤립 밭을 들리고 사파리도 구경하고 점심도 맛있게 사먹고 하루를 즐겁게 놀다 일찍 돌아왔다.
내가 장난감 가게에서 지숙 이와 정민이 한 테 선물을 하나 고르라 했더니 지숙 이는 괜찮다며 사양하다가 비싼 마루인형을 고르고, 정민 이는 BB 탄 나가는 콜트 장난감권총을 고른다.
선생님은 너무 비싸다며 지숙이 한 테 싼 것 하나 집으라했지만 이왕 선물 사줄 바엔 맘에 드는 것을 사줘야 한다며 내가 가지고 나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둘은 신이 났다, 아이들이 제일 신났고 나도 모처럼의 나들이에 좋았고
선생님은 운전하고 아이들 등살에 힘 드셨을 것 같다.
사진을 인화해보니 그런대로 망신은 안 당할 정도는 나왔다 구도도 잘 맞고 노출도 잘 맞고 핀트도 잘 맞고, 특히 알아서 취한 포즈 덕분에 촬영은 거저먹은 것 같았다.
또 선생님과 같이 찍은 사진이 잘 나왔을까 그것이 제일 궁금하여 오던 길로 사진관에 맡겼었는데 맘에 들게 나왔다 오누이같이 연인같이 내가 선생님을 껴안은 건지 선생님이 나를 껴안은 것인지 자연스럽게 아주 잘 나왔다 ,
둘이 찍은 사진은 추가를 맡기고 일단 나온 것 모두 갖다 드리려고 봉투에 넣어 놓았다.
다음날 오후 음악실에 들러 연습을 하고 사진을 내어놓았다 선생님은 벌써 나왔느냐며
기뻐하신다 한 장 한 장 자세히 보시더니 참 잘 찍었다고 칭찬해 주신다, 그리고 나와 선생님이 같이 찍은 사진을 보시더니,
“이 사진은 엄마와 아들이 찍은 것 같아” 하신다.
나는 “연인끼리 찍은 것 같은데요” 하였더니.
활짝 웃으시며 그렇게 봐주니 고맙다고 하신다.
인화료 많이 나왔지? 필름 값 하고 줄께 하신다,
나는 모델료하고 쌤쌤 해요 하였더니 나중에 맛있는 것 사 주신다고 고맙다 하신다.
한 달이 금방 갔다 벌써 경연대회 날이다.
번호를 추첨하여 5번을 뽑았다 ,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는 속담대로 늦게 하는 것 보단 잘 뽑았다.
체육관에 입추의 여지없이 빼곡히 모인학생과 교직원 선생님들, 그러나 별로 떨리거나 하진 않다.
채점은 전 선생님들이 그때그때 노래가 끝날 때마다 일일이 채점하여 집계하는 방식이다.
모두다 잘들 부른다, 나는 평소 연습 한 대로는 부른 것 같다. 어떤 3학년 형은 음대 갈려고 교수한테 레슨을 받는다 했는데 내가 들어도 정말 잘 부른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각자 저희 반대표가 나올 때는 함성을 질러 응원 한다.
만일 학생들 보고 채점 하라면 숫자 많은 반이 일등 할 것 같다.
결과는 다음 주 조회 날 발표하겠다는 사화자의 말씀에 우리는 뿔뿔이 흩어져 귀가했다.
그러나 집에 거의 도착할 무렵 음악선생님한테 전화가 왔는데 내가 2등을 하였단다. 역시 음대 간다는 그 형이 1등 갔다고 하신다.
나는 선생님덕분에 그나마 2등 갔다고 감사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