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akking 2019. 5. 9. 11:43

일환은 본래 참 착한학생이다.

부자 집 막내아들로 응석이나 부리고 사고라도 치며 자랄 법도 한데 늘 모범학생 이었다 용모단정하고 모든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지냈다.

어렸을 때 귀찮아 세수도 않고 눈곱만 띠고 가끔 학교는 갔었다.

하루는 담임선생이 손 발 잘 씻고 용모 단정하게 다니도록, 저기 김 일환은 얼마니 깨끗하냐! 여러분도 저렇게 항시

씻고 다니도록, 장철용 너 도 좀 씻고 다녀 하시며 훈계하셨다.

그러자 철용 이는 억울하다는 듯 “선생님! 저도 씻고 다녀요” 해서 와 ! 하며 모두 웃었다.

철용 이는 피부기 약간 검은빛이고 나는 희였기 때문이었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일환은 부자티를 안 내었다 자기 집이 부자라고 안 해서 친구들 아무도 모른다.

친구 중에는 은근히 집자랑 돈 자랑 , 자기 아빠가 과장이다. 부장이다, 빵집 사장이다, 구청 높은 직에 있다,

또 자가용이 대형차다, 외제차다 자랑할 때는 아무소리 안 하고 책을 보던지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중학교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친구들은 유명 브랜드의 운동화를 신고 다니며 자랑하여도 일환은 언제나 제일 흔하고

많이 신는 운동화만 고집했다.

중학 다닐 때 어느 날 종례시간에 선생님께서 아직 공납금 안낸 사람 모레까지 꼭 내도록,

코딱지가 살 되는 것 아니니 아무 때 내도 낼 것 빨리 내라고 말씀 하셨다.

누구한테 하는 말씀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이틀 후 종례 때 선생님께서 지각 결석들 하지 말고 집에 가서도

예습 복습 잘할 것 그리고 김 상범 하고 이 순철 잠간 교무실로 들리도록 이상 ,

나는 처음에 저 친구들이 뭔가 잘못 한 게 있는가보다 생각했다. 그러나 순철 이는 모를까 상범이는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인데 무슨 일일까 생각하다가 아~! 그제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공납금 미납자가 저 친구들인 게로구나 맞다

두 친구는 가정형편이 어렵다고 친구들이 말하는 것을 들은 것 같았다. 일환은 마음이 무거웠다. 집에 온 즉시 엄마에게,

엄마 우리 공납금이 얼마야?

왜 갑자기, 우리아들이 공납금이 궁금해?

그냥 얼마냐고 ,

글쎄 확실히는 모르지 10만원 안쪽 인 것 같은데,

그럼 엄마 2십만 원만 줘봐,

왜? 무슨 일인지 차근차근 말해봐,

사실 오늘 우리 반 친구 두 명이 공납금을 못 내서 교무실로 불려갔어 그래서 마음이 아팠어,

오! 그래?

그랬구나, 그런데 어떻게 전해주려고?

방범을 찾아봐야지.

엄마는 일환이가 예뻐 죽겠다 내속으로 난 새끼지만 남을 도울 줄 아는 넉넉함 에 가슴 뿌듯했다.

그래서 엄마는 언제나 아들을 믿고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는 편이다.

그래도 일환은 헛되게 돈은 절대 안 쓴다. 엄마는 그걸 믿기 때문이다.

다음날 봉투 두개에 각각 십만 원씩을 담아 가방에 넣고 학교에 갔다.

오늘은 넷째시간이 체육 시간이다 .운동도중에 일환은 선생님께 화장실 다녀온다고 핑계를 대고, 교실로 향했다

아무도 없는 교실에 들어가서는 봉투를 상범 이와 순철이 가방에 각각 넣었다. 일환은 도둑질 하는 것도 아닌데도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그리고 태연이 운동장으로 나와 같이 어우러져 운동을 했다 다행히 친구들은 운동에 열중하느라 일환이 화장실에 간 것을

 아무도 모른다.

일환은 그 친구들이 돈을 발견하고 과연 공납금을 냈을까 그것이 몹시 궁금했지만 알아볼 길은 없었다,

다음날도 평상시와 같이 그냥 넘어가는 듯 했는데 수업 마치고 종례시간에 선생님께서,

어제 우리 반에서 공납금 못낸 학생 가방에 돈 봉투를 넣어 그 학생으로 하여금 납부할 수 있게 선행을 한 학생이 있다.

 혹 누군지 아는 사람 있나?

친구들은 와! 하며 함성을 지른다. 그러나 서로 눈치를 볼 뿐 나서지는 안는다.

그래 알았다 이상.

우리는 가방을 들고 먼저 나가려고 뛰어 나갔다.

나는 그날따라 맨 뒤에 걸어 나가는데 선생님께서 어깨를 툭 치셨다.

그러면서 손짓하며 이리오라는 신호를 하셨다.

나는 선생님을 따라 교실로 들어가서 선생님의 권유에 따라 나란히 앉았다.

너지?

예?

돈 넣은 사람이 너지?

꼭 도둑놈 문초하는 것 같고 문초 당하는 것 같다.

일환이 아무 말을 안 하자

내 눈은 못 속여 선생질 2십년에 이젠 반 무당 다되었거든 하며 웃으신다.

맞춘 것이 우스운지 반 무당된 것이 우스우신지 헷갈린다.

일환아 고맙다 내가 대신 감사를 표한다.

아니에요 선생님!

그런데 선생님께 부탁이 있어요.

그래 무슨 부탁?

앞으로는 그 친구들 공납금은 제가 미리 낼 테니 교무실로 오라고해서 상처주지마세요.

어찌 보면 일환의 당돌한 말인데도 선생님은 화를 안내시고,

그래 미안 하구나 서무실에서 하도 볶아대어 나도 좀 흥분했었다.

그 돈은 부모님도 이시는 돈이니?

예! 엄마가 주셨어요.

참 너의 집이 무슨 동이니?

왜요 선생님?

가정방문 한번가게.

오셔야 아무도 안 계셔요,

일환은 선생님이 오시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거짓말 까 지 한 것이다.

그래도 한번 가봐야겠다. 그냥 한번 가보고 싶어 이번 토요일에 선생님과 같이 가자 알았지?

일환은 대답을 안 했으나 그렇다고 선생님이 포기하실 것 같지는 않다.

토요일 선생님과 같이 집에 도착한 일환은 집 인터폰을 눌렀다.

먼저 동네에 들어서자 분위기에 압도당한 선생님은 일환의 집 앞에서 그만 기가 죽었다.

일환 네가 이렇게 부자 이었구나! 그런데 그놈 하고 다니는 것은 평범한 데 이것이 더욱 이상했다.

정원을 통하고 집에 들어서자 이젠 기절직전이다.

엄마의 영접을 받으며 응접 소파에 앉으신 선생님은 일환이보아도 많이 긴장하신듯했다.

선생님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예! 이번에 일환이가 좋은 일을 하여서요, 격려차 들렀습니다.

사실은 이렇게 부자 댁 인줄 몰랐습니다. 너무 검소해서요,

예 ! 일환이가 저희 아들이지만 그건 잘해요, 누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일환이 아버님은 뭐 하시는 분인가요?

예! H 전자라고 선풍기 같은 것 만드는 회사예요,

물레방아 나오는 광고 , 그 회사 말씀이죠?

예! 맞습니다. 일환이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지는 가업이죠.

일하는 아줌마가 차를 내어오고 선생님은 차를 드시고 일어나셨다.

엄마가 거마비를 드린다는데 한사코 거절하시며 떠나시는데 엄마께서 혹 등록금 없어 힘 드는 학생 으면 언제라도 연락주시면 힘껏 돕겠다고 약속드렸다.

그때가 중 2때였는데 벌써 고2다.

이제 2학년이 되었기에 일환은 마음을 새롭게 다잡고 공부나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러나 마음뿐이지 마음 한 켠이 텅 빈 것 같다, 이런 마음으론 무얼 어떻게 선 듯 할 게 없을 것 같다.

이런 때 어떤 취미에 푹 빠져 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싶어 이번에 새로 짝이 된 신 영철이가 취미로 갖고 있다는 사진

촬영을 나도 해볼까? 생각하고 영철이 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

영철이 는 아빠가 쓰던 헌 카메라로 꽃이며 풍경을 주로 찍고 고궁에 가서도 종종 찍는다고 하였다 그런데 한 가지

 인화료가 많이 든다고 불평한다,

재미는 있냐고 몇 번을 물어봤지만 그때마다 대답은 같은 말, 재미있단다,

그래서 카메라를 사기에 앞서 동네 사진관 아저씨한테 어느 것이 좋으냐고 물으니 그 아저씨 말씀이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카메라 좋다고 사진 잘 찍는 것이 아니란다. 언제, 어떻게, 어느 각도로 적정 노출인가 ,

셔터 타임은 잘 맞았는가.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하여 찍어야지 그냥 보이는 것만 막 찍으면 누군들 못 찍겠냐며 ,

우선 책을 사다가 이론 공부를 권한다.

그래서 책을 사서 공부를 하는데 꽤 복잡하다. 그러나 한꺼번에 많은 것을 알려하니 잘 외워지지 않고 필요에 따라 수정하고 보완하며 배울 필요성을 느꼈다 ,

그래서 카메라를 먼저 사기로 했다.

일환은 일요일마다 사진을 찍으러 나갔다 처음엔 영철 이와 같이 다니다 혼자도 곳 잘 다닌다.

찍은 사진은 인화해서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지적을 받고 메모를 하고 이렇게 공부를 했다..

두세 달을 사진에 푹 빠지니 일환의 머리에 잡념이 없어지는 듯도 했다.

4월도 며칠 있으면 끝나고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낼모레이다.

담인 선생님께서 종례시간이 우리 반에서 누가 제일 노래잘하니?

하시며 이상한 질문을 하신다.

아이들은 신철호가 잘한다고 또 일부에서는 김 일환이 잘한다고 아우성이다.

선생님이 설명 하신다 5월말에 우리 학교 개교기념일인데 그이벤트로 교내음악경연대회를 할 모양이다

각 반에서 1명씩 도합15명이 경연을 하는데 우리 반 대표가 필요하다.

신 철호 김 일환 일어서 우리는 같이 일어섰다,

너희 둘 중 누가 대회에 나갈래?

우리 둘은 똑같이 상대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이들과 선생님도 같이 웃었다.

선생님은 “안 되겠다 너희 두 놈 앞으로 나와” 하셨다.

우리 둘은 도살장 가는 소 모양 억지로 앞에 나가 선생님 앞에 섰다.

신사적으로 결정한다, 결정에 둘 다 승복할거지?

우리 둘은 마지못해서 네 하고 대답했다 .

자 그럼 둘이 돌아서서 가위, 바위, 보를 한다.

진 놈은 필요 없다, 이긴 자가 나간다.

자 다같이 가위 바위보 교실이 떠나가라 합창한다.

둘은 그 상태로 마주본다.

우리가 돌아섰고, 결과는 내가 보, 철호 가 주먹 이었다.

박수가 끝나고 선생님께서는 우리 반을 위해서 꼭 입상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시며,

종례 마치는 대로 음악실로 가보라고 하신다.

나는 나가기가 싫어서 철호가 이기기를 바랐는데 참 귀찮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음악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