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문학의 언저리(수필)

끼어들기

hobakking 2019. 4. 14. 20:52

 

끼어들기

나는 성격상 끼어들기를 싫어한다, 따라서 나도 절대 끼어들기를 안 한다.

한번은 아들이 대학교 졸업 하는 날 인심 쓴다고 차에 태워 학교로 가는데,

길이 너무 막힌다, 끝까지 끼어들지 않고 결국 졸업식 끝난 다음에야 가서 사진만 찍은 적도 있다.

그런 성격이기에 내 앞에서 끼어들려고 하면 차간거리를 최대한 좁혀 내 차를 다치지 않고는 끼어들지 못하게 한다.

차가 부서질망정 안 비켜준다.

나도 바쁘지만 한참을 줄서서 차례를 기다리는데, 얌체같이 끼어들면 너무나 얄밉다.

그렇게 바쁘면 좀 일찍 나오던지,

그러던 내가 성격이 좀 유해졌나, 요즘은 전과 같지는 않다,

때론 나도 급할 땐 끼어들기도 하고 양보도 한다.

오죽 급하면 그렇겠느냐 로 이해한다.

신문에서 보았나! 방송에서 들었나! 끼어들기도 방법이 있다고 들었다.

그것은 방금 전 나보다 먼저 끼어들기를 한 그 차 앞에 끼어들면 간편하단다.

방금 전 자신이 미안함을 무릅쓰고 감행했는데 다른 사람이 끼어들면 자신의 염치없음이

상쇄되는 걸로 위안을 삼는다고 한다.

내가 오늘 내부순환도로에서 너무 급한 나머지 맨 앞으로 가서 방금 전 끼어들기에 성공한 차 앞으로 돌진했다,

좀 전에 그 차가 끼어드는데 뒤에 차가 크락숀 을 신경질적으로 누르는 것을 목격했었다.

그 운전자는 아마도 심이 민망하고 뒤통수가 따가웠을 것이다. 그때 내가 슬그머니 그 앞으로 들어가니

잘 비켜주는 것은 물론 그 운전자는 좋은 일 해서 좀 전의 미안함을 만회했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그렇다고 항시 끼어들면 안 되겠다 일 년에 한 두 번이면 모르지만,

아까 그 끼어들기 허락해준 그분 복 받을 거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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