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이 거의 다 가고 있다,
일환은 사진촬영과 인화를 하고 또 하고 열심 으로 파고들어 이젠 제법 사진을 만들어낼 정도는 되었다, 그렇다고 사진학과를 가거나 하는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고 단지 취미로 할 계획이었다,
지금은 디지털 카메라가 나와 이젠 필름 카메라는 앞으로 사양길로 갈 것 이라고들 하지만,
일부 옹호론자들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깊이가 없어, 반짝하다 곧 사그라질 것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일환은 아직 입문한 정도라 누구 말이 맞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오늘도 일환은 암실에서 지난번에 촬영한 고궁사진을 인화하고 있었다,
적당한 노출로 현상된 필름은 모든 것이 순조로운 반면, 노출이 오버된 필름은 확대기 에서 빛 투과 시간을 늘려야 하고 또 인화를 해서도 입자가 거칠어 사진이 좋지 않다.
또 노출이 부족한 상태도 사진이 힘이 없고 검게 나올 수가 있어 애를 먹는다,
일환은 사진 작업을 하며 모든 것이 적당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평범한 사실을 깨달았다, 이 진리는 앞으로 사회생활 할 때에도 적용해 나아가야할 시금석으로 삼아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인화를 끝내고 휴식을 취하는데 황 선생님한테 전화가 왔다.
선생님 오셨어요?
응, 어제 늦게 도착했어,
그럼 지금 당장 봐요,
나도 그러고 싶은데, 내일 보면 안 될까? 오늘은 좀 할 일이 있어서 말이야,
빨리 보고 싶어요, 오늘 봐요,
오늘은 저녁에 잠깐 시간이 나는데 얼굴만 보려면 그러던지.
저녁 7시에 잠실 쪽에서 황 선생님을 만났다,
너무 보고 싶었어요,
나도 그래,
저녁 먹을 시간도 없어요?
한 시간 안에 들어 가야해, 시골에서 친정어머니와 언니가 와 계셔,
그럼 어디 가서 밀린 이야기나 해요,
선착장으로 갈까?
아무 곳이나 가요 선생님,
선착장 고수부지에는 차가 군데군데 있었다. 아직 해가 안 졌을 텐데도 구름이 많이 끼어서 어둡다, 막 주차 할 때쯤 빗방울이 차창을 때린다.
그동안 잘 있었어?
예, 선생님 남편분도 잘 계세요?
응,
모처럼 만나서 아주 좋으셨죠?
오랜만에 만나니 오히려 서먹했어, 그보다 일환이 지금 질투 하는 거야?
질투할 자격이나 되나요,
그보다 지숙이랑 정민이 아빠만나 좋아했죠,
응, 그런데 일환 이는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아 좋겠어,
제가 누구한테 인기가 많아요?
글쎄 이번에 비행기 안에서 지숙이가 자기는 나중에 일환이 오빠랑 결혼 할 거래,
일환은 웃음이 나서, 한동안 웃었다, 그래서 뭐라 하셨어요?
물론 안 된다고 했지,
왜 안 된다고 하셨는데요?
일환이가 우리 사위되면 촌수가 복잡해지잖아,
그건 그런데요 지숙이 한 테 무엇 때문에 안 된다고 하였냐고요,
나이가 많아 안 된다고 그랬더니 자기가 빨리빨리 크면 같아진다나?
민희와 일환은 박수까지 치면서 웃었다.
일환 이는 나 안 보고 싶었어?
일환은 말보다 행동으로 표시를 했다.
운전석으로 몸을 기울여 민희의 입을 막았다,
민희도 일환의 입술을 기다렸다는 듯 받아들인다.
한동안 키스를 교환하던 민희는 “입으로 해줄까?”
아니.
왜 배불러,
아니,
그럼?
진짜로,
시간이 없대도,
여기서,
여기서 어떻게.
뒤로 가요,
괜찮을까?
비도 오고 어둡잖아요,
시동은 켜 놔야겠지?
예, 문만 잠가요,
일환은 조수석 의자를 뉘이고 뒤 칸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민희를 끌어서 옮겨왔다,
둘은 다시 뜨겁게 포옹하고 일환의 손은 민희의 팬티를 내렸다,
그리고 서둘러 자신의 것도 내리고 돌진해 들어갔다.
밖엔 비가 소리치며 내리고 있고 칠흑 같은 어두움이 감싸고 또 짙은 선팅으로 빛이 차단은 되었지 만은, 약간의 불안감을 안고 시작한 공사라 쫓기듯 서둘러졌다.
그리고 넓을 것 같은 뒷좌석은 운신의 폭에 많은 제약이 따랐다,
천정도 낮아 머리가 찧기 일쑤고, 의자가 좁아 눕지도 못하고, 그러다 번개 불에 콩 구워먹듯 서둘러 끝냈다.
여기서는 잘 못하겠어요,
우리가 서툴러서 그럴 거야. 만족 못했지?
그런대로요,
선생님 가셔야 되잖아요?,
그래 가자고,
둘은 빨리 수습하고 돌아왔다.
비는 아까보다 더욱 세차게 내렸다.
비 오는데 어딜 쏴 다니니?
친구 좀 만났어, 왜 기다리고 있었어, 엄마?
내일 일요일 날 현서 놀러 오라고 했다,
엄마가 심심해서 현서랑 놀려고?
그래 엄마랑 놀려고, 현서가 3학년이라 스트레스 많이 받을 거 아냐, 좀 풀어주려고, 맛있는 것도 만들어주고,
엄마가 왜 현서 일에 신경을 쓰는데,
내가 안 쓰면 누가 써, 장차 며느리 될 아이이니 신경을 써야지. 안 그래?
누가 며느리래? 떡줄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너 나중에 그 말 한 것 미안해서 어떻게 취소하려고 그래,
다음날 아침에 현서가 왔다 , 엄마는 반색을 하며 현서를 맞는다.
나도 웃으며 어서 와라, 인사했다.
현서 공부하느라 힘들지 이렇게 자주 놀러와 아줌마가 맛있는 것 해줄게.
현서 뭐 좋아하니?
다 잘 먹어요, 지난번 갈비하고 냉면 맛있던데요.
지난번 언제?
아줌마 저희 엄마랑 제주도 가셨을 때요,
응, 그때 와서 갈비 먹었어? 일환 이는 그런 말 나한테 한 번도 안 해,
금방 준비 시킬 테니까 일환이 방에서 놀고 있어,
네,
일환의 뒤를 따라 현서가 2층으로 올라갔다.
오빠 요즘 뭐해 전화도 통 안 하고?
좀 바빴어,
뭐 하느라 바빠?
나 이번 방학 때 사진에 심취해있어, 그래서 사진공부 하느라 ,
어머, 오빠 사진 빼는 것 보고 싶어, 저것이 지난번 없었던 암실이야?
응,
한번 보여줘,
일환은 얼른 대답을 안 한다, 사진 현상 인화를 보려면 좁은 공간에 현서와 같이 꼭 붙어 있어야 되는데 그게 쑥스러워 망설인다.
계속된 현서의 보챔에 일환은 현상, 인화과정을 한번 보여주기로 결심한다,
그럼 우선 사진을 찍어야 되는데,
아이 좋아라, 찍어줘, 오빠,
일환은 카메라에 필름을 장착하고 현서를 이리 저리 찍었다,
가만 오빠 , 어머니 하고도 찍어줘,
어머니?
응, 오빠엄마 말이야,
너 언제부터 우리엄마한테 어머니라, 불렀니?,
지금부터 그렇게 부를 거야,
나 원 참!
현서는 나에게 손짓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어머니 사진같이 찍어요,
현서가 지금 나한테 어머니라, 불렀어?
아유, 예뻐라!
엄마는 웃으며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현서를 꼭 안아주며,
그래 아무 때 부를 거 미리부터 어머니라고 불러라.
그래 무슨 사진을 찍자고?
오빠가 현상하는 것 보여주려면 사진부터 찍어야 된대요.
그럼 찍자 , 이렇게 껴안고 있는 것부터 찍어.
소파에 나란히 앉은 것도 찍고 ,
몇 장을 찍던 엄마는 , 밖에 정원 나가서 도 찍어줘라,
정원 에서 장미꽃 쳐다보는 사진을 클로어즙 해서 찍고 여러 장을 찍는데,
오빠 몇 방 남았어,
한두 장 남았을 거야,
그럼 우리 둘이서도 찍자,
그러려면 트라이포드 가 있어야 되는데, 내방에 있거든 우리 올라가서 찍자,
그래,
일환이 방에서 현서와 둘이 밖을 내다보는 장면을 역광으로 잡아놓고 자동 타이머로 찍었다,
이번에는 서로 바라보는 장면도 찍었다,
카메라엔 이제 더 이상 필름이 남아있지 않았다.
일환은 필름을 빼내어놓고
먼저 현상액을 용해시킨 다음 온도를 맞춰 암실로 가져왔다 현서를 데리고 암실로 들어와서는
문을 걸어 잠갔다,
오빠 왜 문은 잠가.
응, 일단 작업 전에 문은 잠가야 돼, 누가 문을 열면 사진이 망가지게 되지,
여기 파란 야광 판 있지, 불 끄고 볼래?
일환이 백열전구를 끄자, 야광 판이 파란 빛을 내 뿜는다 일환은 그것을 현서 얼굴에 대어본다 그라고 자신의 얼굴에 대면서 히히히 귀신흉내를 내니 현서가 놀라서 일환의 품에 달려든다.
오히려 일환이 놀라 얼른 불을 켰다.
잘 봐 불을 끄고 현상을 할 테니까,
일환은 필름을 현상액에 담가 현상을 하며 과정을 야광 판을 통해 현서에게 설명을 해줬다
현서는 재미있어하며 일환의 옆에 바짝 붙어 지켜보고 있다.
현상된 필름을 정착액에 담그고,
이젠 조금 있으면 필름에 붙은 수은이 녹아져서 밝게 볼 수 있어.
아직 불을 켜면 안 돼?
아직은 안 돼, 정착액에서 필름을 흔들어 주면 좀 빠르기도 하지,
오빠 내가 흔들게,
아냐 약품이 독해서 피부에 묻으면 피부가 벗겨질 수도 있어, 이 나무집게로 해야 돼,
몇 분후 이제 되었겠다싶어 불을 켜고 필름을 보니 현상이 잘 되었다, 이제 수돗물에 씻어 드라이어로 말리면 끝이다,
자 이게 현상 과정이야, 안에서 갑갑했지?
아냐 오빠 재미있는걸, 나도 해보고 싶다. 인화는 어떻게 해?
점심준비가 다 되었겠다, 점심 먹고 보여줄게, 내려가자.
아래층으로 내려온 현서는 오늘 놀러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현서야 점심먹자,
예, 어머니,
우리현서 아주 여기서 살면 어떨까?
엄마는 쓸 대 없는 말을 하고 있어,
일환의 핀잔에,
오빠 치사해서 안 산다, 현서는 골랐는지 입을 삐쭉거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엄마는 우스워 죽겠다고 큰소리로 웃는다.
소갈비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던 일환 엄마는 현서는 얼굴도 예쁘지만 먹는 모습도 참 복스럽게 먹는다, 현서야 자주 놀러 와라?
네, 어머니,
이젠 어머니란 말이 술술 나오는구먼!
나의 말에 엄마와 현서가 같이 웃는다, 현서 가 조금 미안한 듯 얼굴이 발그레 했다.
점심 먹고 과일을 먹으면서 현서 요즘 공부 힘들지?
오빠도 그랬잖아?
내가 중학교 시절이 있었던 가도 모르겠다,
오빤 그런 머리로 공부는 어찌 그리 잘해?
잘 하는 것 아냐 그냥 대충하지,
나도 고등학교 들어가면 오빠처럼 대충할거야,
않되 인마! 열심히 해야지.
피! 자기는 그러면서, 오빠 빨리 인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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