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문학의 언저리(수필)

인사(人事)

hobakking 2026. 3. 23. 21:00

인사(人事)

나는 학원에서 학생들을 태워 나르는 일을 한다,

손자보다도 어린 학생들이 타고 내릴 때

어서 와라” “잘 가라꼭 인사를 한다.

아이들도 타고 내릴 때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인사를 한다

개중에 인사 안 하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처음 탈 때 인사하고 내리라 당부했건만 잊었는지 하기 싫은지, 안 할 때도 있다

그러면 나는 왜 인사를 안 하느냐고 채근도 하고 나무라기도 한다.

꼭 인사를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른을 보면 인사하는 것이 예의이기에 이것도 일종의 교육 차원에서 그러는 것이다.

요즘 들어서는 어른께 인사하는 것이 거의 실종 되어가지 않나 해서 안타까울 뿐이다,

한마디로 동방 예의지국 이란 단어가 무색해져 가는 게 현실이다.

사회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가 지금껏 45년 다닌 교회에서도 이런일이 비일비재하다,

많지 않은 식구이고 내가 누구라는 건 온 교인 남녀노소 모를 리 없을 터인데

만나면 못 본체 외면하기 일쑤고 보고도 처음 만나는 사람 모양 지나치기 다반사다.

어린아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결혼까지 한 3~40대 장년들이 그러니 세태가 그런가,

가정교육이 문제인가? 가슴 아프다.

심지어는 장로님 아들들도 그 모양이니 내 인격만 탓하며 씁쓸한 미소만 삼킨다.

젊은 층만 그러는 것도 아니다,

내가 몸 담고 있는 남전도 회가 65세 이상인 분들이다

해마다 봄가을 야유회를 가는데 대개 서울 근교로 부부 동반해서 나간다.

식사는 비축한 회비로 충당하는데 식후 커피등은 뜻 있는 분들이 선심을 쓴다.

내가 2년간 두차례에 걸쳐 접대를 했었다,

지난해는 강화 교동에 가서 커피보다 비싼 쌍화차를 샀는데

26분이나 되었으니 나름 거금을 쓴 셈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차 잘 마셨다고 인사한 분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꼭 인사 받자고 산 것은 아닐 진데 그래도 어쩜 그럴 수가 있을까?

내 상식으로는 이해 불가이다.

이 이야기를 산행할 때 친구들에게 전했더니 송파 사는 친구가 분개하며 그런 하빨이 들이 있느냐 나무라는데,

그래도 사랑하는 회원들이 욕먹는 것에 기분은 안 좋았다.

그뿐이 아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해부터 생일이나 집안에 좋은 일이 있으면 주일날 점심을 내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지난해는 나와 아내 생일날 두 번이나 내었고 올해는 정월 생일인 내가 3월 초 주일날 점심 접대를 하였다,

백 이삼십 명이 식사에 참석을 하였고 식사를 마친 교우들은 나한테 생일 축하 한다느니 점심 잘 먹었다느니

인사는커녕 완전 모르쇠로 일관하였고 딱 두 분한테만 인사를 받았으니,

이것이 전통인가, 풍토인가?

앞서 젊은 사람들이 인사 안 했다는 것을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 윗물이 흐린데 아랫물이 맑겠냐?

이런 해석을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뿐이 아니다,

교회 카페 에 글을 쓰거나 사진을 올리면 수백 명이 보긴 봐도 댓글 한 사람 다는 분이 없다.

사회 같으면 댓글을 수없이 달을 텐데도 말이다.

악풀을 안 달고 보기만 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위안을 삼아야 하나?

이렇게 인사성이 없는 분들과 휩싸여 지내는 내 신세도 조금은 따분하다,

누굴 원망하나,

이런 넉두리를 한 번쯤 터놓고 해보고 싶었다 ~

속이 후련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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