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문학의 언저리(수필)

나는 바보인가?

hobakking 2019. 4. 14. 21:51

내가정말 바보인가?

얼마 전 이었다 어느 전문대 앞에서 학원 아이들을 내리기 위해 깜박이를 켜고 갓길에 잠시 정차를 했다.

그때 왼쪽에서 노선버스가 너무 가까이 붙어 그만 내 차의 백미러를 꺾어놓고 지나간다.

나는 연신 크락숀을 울렸지만 버스는 못 들었는지 그냥 진행했다.

내가 내려서 보니 백미러 말고도 내차의 페인트도 벗겨졌다.

순간 몹시 화가 났다.

나는 그 버스를 뒤 쫒기 시작해서 두 정거장 거리에서는 버스를 앞 설수 있었다.

신호 대기에 걸린 버스 앞에 내 차를 대고 나는 내렸다

그리고 버스 쪽으로 가서 기사를 내리라고 손짓을 했다.

기가가 내리는 것을 보니 연세가 지긋한 분이었다.

그 기사분이 내려서는

“미안합니다, 몰랐어요.”

하시는 것이었다.

그 말에는 앞뒤가 서로 안 맞는다.

내가 말 하가도 전에 몰랐다는 것은 이미 잘못을 알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 분명하고,

그럼 왜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는 것인가?

나는 그분을 대리고 내 차를 보여주면서 이래도 되는 것이냐 따졌다.

그분은 잠시 기다리라고 하면서 다시 버스로 올라갔다.

그런데 1분이 넘게 안 나온다.

왜 그럴까? 어디 전화라도 걸어 알아보나?

난 몹시 궁금한 채로 기다렸다.

이윽고 기사분이 나오는데 손에는 지폐가 쥐어져있다.

그러면서 미안하지만 이것으로 해결하자 하신다.

내가 돈을 요구한 적도 없지만 정중한 사과와 어차피 헌차이니 스프레이 칠 값 돈 만원이면 될 터인데

그분이 건넨 돈은 5만 원 권 지폐 두 장 십만 원 이었다.

나는 조금 당황했다 이렇게나 많이 받으면 안 되는데,

이렇게 생각한 나는 5만원만 받고 나머지 5만원은 그분께 돌려 드렸다.

그분은 고맙다고 가셨지만 만일, 만 원 권으로 주었다면 8만원은 돌려 드렸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집에 와서 아내에게 무용담처럼 말했더니 아내는 나보고 바보란다.

주는 돈도 못 먹는 것이 바고 아니고 뭐냐고.

같은 이야기를 다른 친구들에게 하였는데 역시 나보고 바보란다.

사실 교통사고 나서 다치지도 안 했는데 입원하고 합의금을 받아 내는 것이 현 세태인줄은 나도 안다.

그러나 나는 양심상 그런 짓은 못 한다 아니 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고 양심 지킨 사람보고 바보라니,

잘했다 칭찬은 못해 줄망정.

세상이 나를 바보라 손가락질을 해도 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살련다.

더더구나 교회 다니는 사람인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

5만원 돌려준 그 기사분도 나한테 별 바보 같은 사람 다 보았네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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