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소설 봄날은간다--14
바지는 그냥 두더라도 웃옷은 벗겨야만 할 것 같다.
정임은 자고 있는 일수의 옷 단추를 따고 팔을 빼는데 어찌나 힘이 드는지
팔 하나가 백 근은 나갈 것 같았다 간신히 한쪽을 빼고 몸을 돌려 뉘이고
나머지 한쪽을 빼는데 너무 힘이 들어 헉헉대며 옷을 한쪽에 밀어놓았다.
그때였다 자던 일수가 정임을 확 껴안는다.
정임은 놀라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을 쳤지만 힘으로 어찌 당할 수 가없다 좀전 까지 자던 일수가
정임이가 옷 벗기기 위해 실랑이를 벌릴 때 그만 깨었는가보다.
술 냄새가 확 풍기고 정임이가 고개를 돌린다.
일수는 술 냄새 나는 입으로 정임의 입술을 덮쳐온다
정임 이는 도리질을 했으나 도저히 힘으로 당할 수가 없다.
옷이 벗겨지고 늘 하던 대로 절차가 진행된다.
정임은 처음에는 술 냄새가 싫고 고약했지만 이제 술 냄새 따위는 아랑곳 않는다,
술 취한 일수는 한 마리의 야수로 돌변했다 전에는 배려해서 그랬는지 신사라고 한다면
지금은 짐승이고 폭군 이었다.
정임이도 왠지 그러는 일수가 마냥 싫지만은 안했다
아니, 벌써 온몸이 흥건히 젖고 몇 번을 까무러쳤는지 모른다.
신음은 연신 입술을 뚫고 나왔고 비명에 가까운 소리도 여러번 질렀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나? 일수는 정임의 몸 위로 허물어졌고 거친 숨만 할딱인다,
이제 미동도 않는다. 그러다 옆으로 나무토막처럼 쓰러져 눕는다.
정임은 창피함을 무릎 쓰고 가만히 일어나 젖은 수건으로 일수의 몸을 닦아주는데
벌써 일수는 코를 곤다. 정임은 웃음이 나온다.
일수의 몸을 다 닦고 자신도 닦고 옆에 눕는다. 그러다 잠이 들었다,
새벽한기를 느끼고 잠에서 깨어보니 옆에 자고 있던 일수가 안 보인다.
소변보러 갔나?
십 여분을 기다렸지만 안 돌아온다.
일어나보니 옷도 없었다.
싱거운 사람!
아침에 무국이라도 끓여주려고 생각했으나 그것이 쑥스러워 고민했는데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다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일수가 봉투에 과일을 사가지고 왔다.
이제 약속한 120번의 일수가 거의 다 된 것 같다 그러면 일수가 안 온다 생각하니
한편 시원했지만 왠지 속마음은 그런 것 같지만은 않은 자신이 이상했다.
나를 이렇게 깊숙이 성에 눈뜨게 해놓고 떠나는 게 야속도 하지만은 그렇다고
잡을 수도 없는 것이 현실 아닌가,
이제 4번만 남았다 어젯밤 것을 포함하면 3번 남았는데 어제 안 찍었다고 말해야하나
일수도 거의 다 되어 감을 알았는지 “이제 몇 번 남았지?” 물었을 때 어제 것은 빼고
“네 번요,” 하고 말했다.
정임은 어제 것은 공짜? 그렇게 생각하며 속으로 웃었다.
일수가 돌아가면서 뭔가 말할 듯 머뭇거리더니
“저기,... 이제 일수 다 찍으면 다시 와선 안 되겠지?”
하며 정임을 바라본다.
정임은 아무 대답을 안 한다.
일수는 정임의 뜻이 원치 않는 쪽이라는 것을 너무 잘 안다.
그러나 혹시 그간 지나온 세월 속에 혹시라도 조그마한 정이 있지 않았을까 기대도 했다
그래서 안 나오는 말이지만 물어본 것이다.
그러나 정임의 무반응에
“그래 그게 정상이지”
하며 돌아서며 괜히 물어본 자신이 몹시 창피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시는 세 번이고 네 번이도 간에
이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하며 돌아섰다.
그때 뒤에서 “마음대로 해요” 하는 정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일수는 재빨리 돌아서며 “와도 돼?” 정임은 고개를 끄덕끄덕한다.
일수는 씨 익 한번 웃고는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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