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무슨 일이십니까?
오영은 씨라고 아시는 분이신지요,
예, 압니다,
이곳으로 잠깐 오실 수 있으신지요,
예, 송추라고 하셨지요, 금방 가겠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와보시면 압니다,
엄마가 커피를 가지고 오다 내용을 듣고는,
왜 파출소로 오래?
모르겠어, 가보면 알겠지,
차를 몰고 송추 파출소로 향했다, 영은 이가 거기는 왜 갔을까?
교통사고라도 났나?
만일 그래서 아이가 제절로 유산되었으면, 아주 앓던 이 빠진 것보다 더, 좋을 텐데,
차가 안 막히어20분만에 도착했다, 파출소 문을 밀고 들어가 전화 받고 온 사람이라 말했더니,
순경한사람과 방범대원한사람이 밖으로 나오라고 하더니 차에 타란다, 일환은 차를 가져 왔으니 뒤따라간다며 앞서라했다, 차는 계곡을 따라 약 1km 가더니 멈춘다,
그리고 내려서 약 100m 걸어가서 멈춘다,
일환은 이제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경찰은 산기슭에서 바닥의 가마니를 들추고 아는 분 이 맞느냐고 묻는다.
저녁때 이지만 사방이 아직 깜깜하지 않아 사물을 분간 할 수 있을 정도 였다.
그 거적을 들추자 거기에 영은 이가 가만히 누워있었다, 깜짝 놀라, 이 애가 왜 여기 누워있지, 한데서, 어떻게 된 것일까?
이것이 꿈인가?
일환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다음순간 영은 이가 죽었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영은 이 에게 달려들어 너 왜 여기에 누워있어, 이러면 안 되잖아 영은아 일어나 내가 잘못했어, 빨리 집에 가자 빨리,
하며 마구 흔들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비 오듯 흐르고 일환은 눈물을 닦을 생각도 잊은 채 영은 이를 흔들고 있었다,
영은아,! 일어나 영은아 집에 가자!
통곡에 절규에 애간장을 녹이는 울음을 울었다,
옆에 있던 경찰도 방범대원도 너무 섧게 우는 일환을 보고 눈물을 훔쳤다,
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진정하시고 협조 좀 부탁드려요, 하면서 달래지만 일환의 울음은 계속되었다,
유가족 연락처를 아세요? 계속되는 질문에, 울음을 좀 멈추고 몰라요, 잠깐, 전화 좀 해보고요 , 하고
그제야 노 민숙한테 전화를 걸었다 나 일환인데 영은이 집 전화번호 혹 알아? 잠깐요 적어 놓았는데 찾아볼게요,
그런데 오빠 목소리가 왜 그래요?
좀 잠겼어, 8999-845X 이에요, 고마워 다시 연락 할게, 번호를 경찰에 알려주고 경찰이 영은이 집에 연락하는 것 같았다,
전화가 선생전화로 20통 했더라고요, 그래서 눌러 확이 하고는 배터리가 떨어져 다른 번호는 찾지 못했어요,
그랬구나, 내가 집에만 있었더라도 통화는 되었을 테고 이런 사단은 막았을 탠데, 일환은 영은 이를 붙잡고 또 울고 있다,
일환 이는 보았다, 영은 이의 아랫배가 불룩한 것을 일환은 다시는 그쪽을 안 쳐다보려고 애썼다,
그래 내가 죽였다 두 사람을 그렇게 막다른 곳으로 몰아서 결국은 죽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제 경찰도 방범대원도 없었다,
자신만이 영은 이의 싸늘한 주검을 지키고 있다. 일환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미안하다 영은 아 네 영혼이 있다면 나를 용서하지마라, 얼마나 오래 울었던가,
멀리서 자동차 헤드라이 빛이 비추고,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일환은 영은이 있는 곳에서 좀 떨어져 비켜 있었다,
잠시 후 영은이 부모님인 듯한 분이 오셔서 영은 이를 부르며 한바탕 울고 있다,
일환도 멀리서 그 장면을 보며 또 흐느껴 운다, 그런 후 얼마 있다 엠브런스가 오더니 영은이를 실고 어디론가 떠나갔다,
일환은 그 후로도 그 자리에서 한참을 울다 차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니 엄마가 무슨 일이냐며 걱정을 한다, 일환은 아무 말 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오니 엄마가 따라 들어온다,
일환의 얼굴이 퉁퉁 부은 것을 보고 놀라 채근한다, 일환은 엄마를 향해 엄마 나 어떡하면 좋아?
왜 무슨 일인데 그래?
엄마 내가 사람을 죽였어,
뭐라고 사람을? 언제,
그것도 둘이나 죽였어 ,
하며 또 엉엉 운다,
애가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누굴 죽였는데? 말 좀 해봐,
일 년 정도 사귄 여자가 있었어, 그 애가 임신을 했어,
어머! 그래서?
애를 지우라고 갖은 구박을 했어, 여러 날 다니며,
그래 서,
그래서 그만 자살 했어 오늘 ,
일환은 또 큰소리로 울고 있다,
어머! 그런 일이 있었어? 이를 어째,
일환 엄마도 일환 이를 붙잡고 같이 운다,
몇 개월이나 되었는데,
6개월 되었어,
아이고, 아까워라 아이고 불상해라,
둘이 한동안 같이 울다, 일환 엄마는 일환에게 그만 진정해 일환아, 죽은 사람은 불상하지만 우리같이 명복을 빌자,
그리고 좋은 일 하면서 속죄하며 살자, 엄마랑 같이 속죄하자 일환아 응? 그만 울어,
그러고도 일환엄마는 큰 한숨을 쉬다 눈물을 흘리다 계속 그랬다, 그러다 일환을 침대에 누이고 자라고 타이르고 나갔다,
일환이 아버지 김 회장도 일환이가 파출소 갔다기에 궁금해 2층 일환이 방 앞에 까지 왔다가 모자간에 하는 소리를 다 들었다, 그리고 마음이 착잡하여 양주를 한 컵 따라서 마시고 있었다, 한참 후에 일환 엄마 송 여사가 들어오며,
이일을 어떡해야 좋아요,
나도 들었소,
그랬어요? 간 사람도 간 사람이지만 일환이가 큰 충격을 받았을 텐더 어떡해?
글쎄 지켜보자고,
내 책임도 커요,
당신이 무슨 책임?
일환이 한 테 색시 기준은 현서만은 해야 한다고 했거든요, 지금 생각하니 간 아이가 현서만은 못했던가 싶어요,
그래도 6개월이나 되었으면 그냥 데려오지 않고, 아유 아까워라, 하며 또 훌쩍인다.
나도 마음이 착잡하네,
부모마음도 이런데 당사자인 일환 이는 어떻겠어요,
일환 이는 침대에 비스듬히 앉아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었다, 처음 도서관에서 영은 이를 보았던 일,
커피인지 차를 갖다 줬던 일, 깡패한테 봉변당할 뻔 했을 때 일,영월로 캠핑 가서 맺어진 일들, 추억을 회상할 때
또 눈물이 난다, 원룸을 얻어 같이 생활할 땐 둘 다 참 행복했었는데, 일환은 또 자신이 모질게 했던 기억도 떠 올린다,
제일 가슴에 아팠던 부분은 몸을 함부로 굴러먹었다는 말, 창녀 같았다는 말, 자신은 여러 여자를 상대로 그야말로
굴러먹을 대로 굴러먹었건만 수백 번의 그 짓으로 자신이야말로 더러운 놈인데도 오히려 영은 이를 욕했으니
정말 자기를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송 여사는 새벽에 혹시나 해서 일환의 방으로 올라가보았다, 그리고 방문을 살짝 열어보았더니,
일환은 그때까지 침대에 앉아있었다,
송 여사는 일환 쪽에 바짝 다가가 보았더니 일환은 그때까지 자지 않고 있는 게 분명하였다,
일환아 여태껏 자지 않았니? 자지 않았어?
잠이 안와 엄마,
송 여사는 일환의 옆에 앉아서 일환의 손을 잡았다,
일환아 어떡하면 좋으냐. 이러다 너까지 병나겠다,
일환은 아무 대답이 없었다,
따뜻한 물 한잔 가져다줄까?
일환은 고개를 가로 저였다,
송 여사는 무슨 말로 일환을 위로하고 다독일 수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미 간 사람한테는 미안하고 안타까워 돈으로 라도 보상 할 수 있다면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식이니 일환이가 상처를 덜 받고 이 충격에서 빨리 회복되었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램 이었다,
엄마가 너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구나, 엄마도 속상하고 답답하다,
송 여사는 문을 닫고 나왔다,
아침에 ,다시 밥 먹으라고 일환의방에 갔는데 일환은 새벽에 앉아있던 그 상태로 앉아 있었다,
일환아 아침 못 먹겠니?
안 먹어,
유유 한잔 갖다 줄까?
일환은 또 고개를 가로 흔들었다,
일환아빠 김 회장은 걱정을 하며 출근을 했다,
일환은 점심때도 밥을 안 먹고 점신 때가 지난 저녁때, 송 여사가 가져다준 우유도 안 먹겠다는 것을 억지로 사정하여 먹였다,
일환은 그냥 침대에 누워 천정만 처다 보며 가끔 눈물만 흘린 뿐이었다.
저녁에 밥을 방으로 가져와 먹으라고 했지만 일환은 끝내 안 먹었다 ,
송 여사는 애가 달아 죽을 지경이다,
일환아 밥 좀 먹자 , 이러다 너도 죽어, 너 죽으면 엄마도 죽어, 일환아 제발 엄마를 봐서 한술만 뜨자, 응 일환아,
엄마의 간곡한 사정으로 일환은 밥을 물에 말아서 겨우 두술 먹고는 계속 눈물만 흘린다,
흐느끼던 일환은 사람 죽여 놓고 밥을 먹다니 나는 사람이 나냐, 하면서 또 우는 것이었다,
다음날도 일환은 사정사정하여 두어 숟갈 먹고는 종일 누워있다,
저녁에 일환아빠가 돌아와서도 일환이가 밥을 안 먹었단 소리에 걱정이 땅 꺼졌다,
저녁 8시쯤 되었을 까 일환의 방으로 송 여사가 무선전화를 가져왔다,
일환아 전화 좀 받아볼래? 누군지 너를 무조건 바꾸란다,
하며 수화기를 일환의 귀에 대어준다, 일환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
여보세요, 하였다,
그쪽에서 다 짜 곳 짜 너 김 일환이지? 네, 나 영은이, 삼촌 되는 사람이다, 여기 너의 집 앞이니 잠깐 나와야 쓰겠다.
알겠습니다,
일환이가 이불을 걷고 일어나니, 송 여사가 놀라, 누군데? 무슨 일이니? 하며 거푸 묻는다.
별일 아냐 누가 밖에서 좀 보제, 나갔다 올게.
괜찮겠어?
괜찮아.,
일환이 대문을 열고 나갔더니 40이 조금 넘어 뵈는 사람이 문 앞에 서있었다,
절 찾아 오셨어요?
그분은 말을 안 하고 , 잠깐저쪽에 가서 이야기하자,
하며 앞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일환은 천천히 그 뒤를 따라갔다, 집 앞, 100m 쯤 되는 공터에 선 그 사람은 일환이 도착 하기를 기다렸다,
일환이가 도착하자,
사람을 죽인 놈이 발 뻗고 편히 집에 있냐? 이 나쁜 놈의 새끼 맛 좀 봐라,
하면서 일환의 턱을 향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주먹을 날렸다, 일환은 날아오는 주먹을 왼손으로 비껴 잡고
오른손으로 팔을 꺾은 후, 무릎을 가격해 주저앉힌 다음 발로 밟아 버릴 수도 있으나,
그 주먹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았다, 다음은 왼손으로 명치를 가격했다, 오른쪽 팔꿈치로 구부린 일환의 등을 찍었다,
일환은 눈물을 흘린다, 아픔의 눈물이 아니다 기쁨의 눈물이다,
그래 영은아 바로 이거야 나 같은 놈은 이래야해, 그래 영은아 계속해라 고맙다, 얼마를 맞았는지 모른다,
바닥에 쓰러진 일환을 발로 짓밟고 계속 걷어차고 있다 일환은 계속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억을 잃었다,
일환을 발견한 것은 순찰을 돌던 방범대원에 의해서다, 후레쉬 불빛을 비추며 순찰을 돌던 대원이 쓰러진 일환을 발견하고
불을 비춰보니 안면이 있는 사람이라 일환의 집에 업고 달려왔던 것이다, 일환의집은 난리가 났다,
누굴 잠깐 만나러 나간다더니 반죽음 되어 업혀 돌아왔으니 거실 소파에 누이고 보니 얼굴은 온통 피투성이고
눈두덩리가 부어 감겨있었다,
일환엄마 송 여사가 흔들어 확인해보니 의식은 있었다, 김 회장에게 빨리 차를 대기시키라고 소리치며 우는 엄마에게
일환은 “엄마 괜찮아 병원에 안가도 돼,” 한다, 네가 어찌 알아, 병원에 가야 돼,
아냐 엄마 나 안가, 그냥 있을래, 내 방에다 데려다줘, 일환이가 하도 우기니 그럼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방범대원에게 다시 부탁하여 일환을 업어 2층 방으로 옮기고 수건을 빨아다 얼굴에 피를 닦으니 얼굴이 성한 곳이 없었다,
그런데 얼굴도 얼굴이지만, 앞니가 한 개 빠져 있었다,
옷을 벗자 온몸도 성한 곳이 없게 멍이 들어있었다, 송 여사는 일환을 붙잡고 마구 울었다 도대체 어느 놈이 이 지경으로
만들었니?
그때 밖이 떠들썩하더니 파출소장과 다른 경찰이 찾아왔다, 경찰은 관내에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 죄송하다며,
정식수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일단 피해자의 간단한 진술을 듣겠다고, 일환의 방으로 들어왔다, 경찰이 저,
불편하신데 몇 마디, 물어봐도 되겠냐고 양해를 구하는데, 일환은 간신히 엄마를 부르더니,
엄마, 일 크게 만들지 마, 영은이 삼촌 이었어,
어머나, 그래?
송 여사는 일환아빠 김 회장에게, 귓속말로, 일환의 말을 전해 주었다, 김 회장은 잠시 생각하더니, 경찰에게,
친구들끼리 그랬다는군요, 가해자 처벌을 원치 않으니 그냥가시죠 내일 밝은 날 찾아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래서 돌려보냈다.
일환이 한사코 병원가기를 싫어하자, 병원에 연락하여, 의사왕진을 시켰다,
의사는 외상만 진찰하고 항거할 수 없는 일환에 진통제 한 대를 놓아주고 돌아갔다.
송 여사는 일환의 옆에 계속 붙어서 간호를 하고 있다, 그래도 그렇지 사람을 이 지경으로 때릴 수가,
엄마 그만 가서 자,
아냐 , 어디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니?
없어,
엄마, 네 옆에서 잘게.
아냐, 엄마 돌아가, 기분이 너무 좋아,
아이고, 불상한 것, 얼마나 마음이 아프면 그럴까?
송 여사는 또 흐느낀다.
그나저나 큰일이다 이틀 후면 일환이 합격한 회사에 첫 출근인데 몸이 이지경이니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다,
송 여사는 일환에게,
잠시출근을 늦춘다고 연락할까? 하고 물었다,
일환은 “엄마 나 회사 안 다닐래”,
그래? 그럼 아빠와 상의할게,
일환 아빠도 별 반대가 없다, 그래서 화사에 일신상의 이유로 안 다니겠다고 통보를 했다,
일환은 몸이 그럴게 아픈데도 신음소리 한번 내지 않았다, 의사가 주고 간 진통제도 먹지 않는다,
그런 일환에게 송 여사는 연고며 맨소래담 을 발라주고 있을 뿐이다, 그것도 말라는 일환이지만,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저항을 못할 뿐이다.
일주일후, 얼굴이 딱지가 떨어진 후에, 그래도 사람 꼴이 드러났다, 일환은 지금까지 여러 날, 그 사건이 일어난 날부터
계속 하루에 죽 두어 차례 억지로 먹이는 것이 전체 식사량이다, 방 밖으로 나오는 경우도 없었다 하루 종일 우두커니
천정만 바라보고, 간간히 눈물만 흘린 뿐이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갔다, 송 여사는 일환에게 빠진 이를 치료하자고 말했다, 일환은 고개를 저어 안 하겠다고
의사를 표시 했다.
송 여사는 그래도 이빨은 어떻게 해야 돼 병원가기 싫으면 의사를 오라고 할까?
일환은 역시 고개를 흔든다.
너 정말 그럴래? 엄마 속을 그렇게 썩 힐 거야? 일환아! 엄마 말 들어, 송 여사는 일환을 붙들고 서럽게 울었다
일환아 엄마 소원이야 제발 치료만 하자, 일환아!
일환은 자신을 붙잡고 우는 엄마한테서 영은의 모습을 보았다, 자신에게 매달려 섧게 울던 그 모습을 보았다,
일환은 그만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한참 후 송 여사도 일환도 울음을 그쳤다 간간이 흐느낌만 들릴 뿐이다. 일환아 엄마 부탁 들어줘, 응? 엄마 소원이야,
일환은 작은 소리로 “알았어” 한다,
그래 고마워 일환아, 엄마 병원에 연락한다, 하며 밖으로 나갔다,
가음날 일환의 방에 치과병원이 임시로 차려졌다, 의사의 진료가 있었고 의사의 말로는 뽑힌 이 말고도 한 개를 더,
발치해야 한다고 했다, 간단한 치료와 X-rey를 찍고 일주일후 시술을 하기로 하고 돌아갔다,
엄마말로는, 저 의사선생님이 미국 에서 치과 의사하다 돌아왔는데 국내 처음으로 영구치처럼 뼈에 직접 박는다고 했다,
일주일후 다시 병원이 차려지고, 마취는 했지만 일환의 입에서 들리는 드릴 소리가, 골로 전달되고,
일환은 세상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로 들렸다, 세상 끝나는 날 영은 이를 만나는 환상을 보았다,
몇 시간의 시술이 끝나고 의사가 돌아간 후, 송 여사는 몹시 흐뭇하여 일환의 입술을 들추어보며,
거울로 일환에서 보라고 했지만 일환은 외면하고 말았다,
그래도 송 여사는 너무 좋았다, 거액을 들여 이빨을 했지만 하나도 안 아까웠다,
일환은 하루에 한 끼 정도의 식사로 생활하고 있었다. 어느 인류학자 말에 의하면 인류는 18세기 까지 하루 두 끼 정도의
식사를 했다고 한다, 그러다 생활이 나아짐에 따라 지금의 세끼로 정착했지만 ,
사람이 정작 제일 맞는 식사 시간은 16시간 그러니 이틀에 걸쳐 세 번의 식사가 적합하다고, 일환은 책에서 보았었다,
그래서 그러는 건 아니지만 입맛도 없고 먹어야할 의욕 또한 없어 먹지 않을 뿐이다,
면도도 하지 않아 원시인 같은 몰골을 하고 있었다, 보다 못한 송 여사는 한사코 마다하는 일환을 달래어 면도로
일환의 수염을 밀어줬다,, 얼굴은 수척하고 백랍같이 희다. 그 일이 있고부터 자신의 방 문밖으로 단 한 발자국도
나오질 안했다.
일환은 밤에 잠이 오질 않아 뜬 눈으로 지샌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잠을 자도 악몽에 시달리어 헛소리도 하며,
괴로워 일어나 울고 있다, 꼭 일환을 괴롭히는 것은 영은 이도, 영은 이 지만 영은 이의 불룩한 배 그 모습이
일환을 괴롭히었다,
송 여사는 일환에게 병원에서 처방한 신경안정제를 가져다주면서 복용할 것을 부탁했지만,
일환은 약에 의존하여 현실을 도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먹지 않는다, 송 여사는 일환에게 고만 자학하라고
너 자신을 괴롭히는 것이 결과적으로 부모를 괴롭히는 것이라 여러 차례 말했지만 들을 생각도 않고 있다.
집안이 이러고 보니 송 여사 또한 집밖에 나서보지도 못했다. 오로지 일환 옆에서 일환이 돌보는 일에 하루를 다 쓰고 있었다, 일환 엄마 송 여사는 일환이 위로 두 딸이 있었지만 일환이만 너무 편애하였다 그래서 두 딸이 불평을 했지만
들은 대꾸도 안 하고 일환만 사랑했다, 그러니 온 집안이 일환이 때문에 우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벌써 해가 저물어 다음 해로 바뀌고 있다 일환 네 집은 언제나, 암울 속에, 웃음을 웃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조차 없다
주인이 이러니 일하는 사람들도 여간 조심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제 봄이 오지만 이집은 언제 봄이 올지 아무도 모른다,
일환은 하루는 창밖으로 보이는 산을 보았다, 지금이 몇 월 인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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