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문학의 언저리(수필)

친구의친구

hobakking 2020. 2. 27. 11:49

친구의 친구

나에게 가잔티 라는 친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와는 국민학교와 고등학교 동창이다 ,

가잔티 와는 중간에 십 수 년 헤어졌다가 만난 뒤로 매일 한 두 번씩 통화하며 지금껏 친분을 유지한다.

그러나 나의 절대적 취미인 등산을 같이 공유하지는 못했다.

반면 호랑이라는 친구는 잘 다니는 산악회에서 만난 뒤로 같이 산행을 수도 없이 많이 했다.

어느 핸가는 35번이나 같이 산행한 기록도 있다.

호랑이 친구와 같이 한계령에서 서북능선을 타고 대청을 가는데 내 다리에 쥐가 나서 

호랑이 친구가 자기의 스틱을 빌려주어 짚고 내려 왔는데. 한결 편했다고 인사 했더니

다음 산행 때 스틱을 한 벌 사서 나에게 선물 했었다.

사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산행하기 때문에 스틱이 거추장스러워 사용을 꺼렸었다,

그러나 선물을 받고 안 할 수가 없어 하고 다니니 이젠 습관이 들어 친숙해져 있다.

그 호랑이 친구가 자신의 고향 친구이며 동창인 백암님을 산행에 합류 시켰다.

그래서 우린 셋이 같이 산행을 하게 되었는데 얼마 후 내 친구 가잔티도 산에 다니게 되어

우리 산행 동지가 넷이 되었다.

우리는 산에뿐 아니라 부부간에 일박씩 하는 여행도 자주 다녔고 엄청난 친분을 유지하며 지내고 있었다.

세월이 그렇게 십 여 년 흘렀고,

어느 때 부턴가 산에서 날고 기던 호랑이 친구가 힘이 든다고 꾀를 부리는 것이었다,

그 당시 나는 그러는 호랑이 친구를 이해 못했었고 계속 전진만을 고집하며 강행을 고집했다.

정상이 보이는데도 힘이 든다며 여기에 앉아 있을 테니 올라갔다 오라며 쉬고 있을 때도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다 내 친구 가잔티도 덩달아 호랑이 친구를 닮아 간다.

두 사람은 늘 쉬운 코스를 주장했고 나와 백암님은 어려운 코스를 고집했다.

어느 날 넷이 관악산을 오르는데 무너미 고개에서 호랑이 친구와 가잔티는 쉬운 안양 쪽으로 가가고 하고

나는 팔봉을 고집하다 끝내 둘은 안양 쪽으로 나와 백암님은 팔봉 쪽으로 나누어 제각각 산행을 한 적도 있었다.

그 일이 시초 이었던가?

몇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완전히 두 팀 으로 갈리고 말았다.

내 친구 가잔티는 호랑이 친구와 거의 매주 석수에서 부터 관악산만 을 오르고,

나와 호랑이 친구인 백암님은 조선 8도 험한 산을 마다하지 않고 지금껏 누빈다.

이렇게 친구가 서로 바뀌어 다니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닐 것이다 .

옛 부터 친구의 친구는 친구란 말은 있지만 우리 같은 경우는 특이하다 할 만 하겠다,

백암님과 산행 할 때 그 이야기를 하면서 웃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내가 우스갯말로 우리 팀이 A , 그쪽 팀이 B팀이라고 하면 가잔티 친구는 어째서 자기들이 B팀이냐며

항의 한다,

이제 머지않아 A팀이 B팀과 합류하여 전과같이 네 명이 팀을 이루어 재미있게 산행할 것을 기대해 보지만,

내 다리 힘이 빠져야 그날이 속히 올 텐데, 과연 그때가 언제쯤일까?

머지는 않았지만, 아무도 모른다! ~



'이것도 글이라고 > 문학의 언저리(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한 폐렴  (0) 2020.03.25
기도하기  (0) 2020.03.15
조기은퇴의 변  (0) 2020.01.05
10/3 역사의 현장  (0) 2019.10.04
아내의 한(恨)  (0) 2019.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