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손수레를 끌고 매일 폐지를 줍는 할머니가 있다.
그 할머니 가 끌고 가는 손수레 뒤에는 어김없이 중간 크기의 강아지 한 마리가 뒤따른다.
이름 있는 개는 아닌 것 같고 흰 바탕에 검은 털이 부분적으로 덮여있고 털이 조금 긴
흔하게 볼 수 있는 보통 개 이다
손수레를 끌고 가시다가도 개가 잘 쫒아오는지 둘러보시고 혹 좀 떨러진 곳에서 한눈이라도 팔라치면
바둑아 하고 불러, 가던 길을 같이 가시곤 한다.
지난해든가 저지난해든가 할머니가 병이 나서 입원을 하게 되었다
일주일인가 병원에 계시는 동안 혼자 있는 개가 문제였다
멀리 사는 아들이 병원에도 들리고 집에도 들리는데 아무래도 개가 걸린다
저놈 대문에 어머니가 마음 쓰시고 어머니를 귀찮게 하겠구나 하고 생각한 아들은
개장사를 불러 6만원을 받고 팔아버렸다
할머니는 병상에서 고통을 받는 중에도 바둑이가 걱정되고 보고 싶었다.
그래도 아들이 왔다 갔다 하니 바둑이 밥은 안 굶기겠지 하고 생각하셨다
퇴원하는 날 그동안 보고 싶고 그리웠던 바둑이를 생각하며 집에 들어서는데 놈이 안 보인다,
여느 때 같으면 길길이 뛰면서 마중 나와야 하는데 집이 조용하다
할머니는 아들을 보며 바둑이 어디 있다니 ? 물으니 아들은 머뭇머뭇 하다
이윽고 이실직고를 하였다 “바둑이는 어머니 귀찮아하실 것 같아서 팔아버렸어요”
그 말에 할머니는 청천의 벼락으로 들으셨다 당장 그 바둑이 없으면 난 못산다고 통곡을 하시는 것이었다.
아들은 당황했다 어머니를 위한답시고 한 일인데, 어머니의 화와 슬픔이 너무 완강하시니 재빨리 개장수한테 전화를 했다 .
개장수도 사정 얘기를 듣고 그런 경우는 처음이나 이해가 가는 상황이라 그 바둑이를 찾기 시작하였다
몇 시간을 거쳐 수배하니 그 바둑이는 흘러흘러 강원도 어디까지 갔더란다.
그런데 판값에는 사올 수가 없고 비용에 차비에 40만원이나 들었단다.
할머니는 돌아온 바둑이를 붙들고 한참을 울었던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다시는 헤어지지말자고
다짐을 놓았을 것이다 .
아들은 바둑이가 할머니의 귀찮은 존재로만 여겼지만 바둑이야말로 할머니에게는 아들이요 친구요 영감이요 큰 의지였던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요즘도 할머니와 강아지는 같이 거리를 누빈다 어쩌다 만날 때면 예사로 보지 않고 할머니도 강아지도 몇 번을 번갈아가며 쳐다본다
할머니의 행복을 빌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