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애가 돌아오는 소리를 듣고 정애 엄마가 궁금해 뛰어나온다,
뭐를 그렇게 많이 가져와?
선물이야,
그래 어떻던?
정애는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자신이 답답했다, 그래서 한다는 소리가.
엄마 선생님 말 이 다 거짓말 이었어,
그래? 거지같이 살데?
웬 거지?
거짓말 이래며?
아이고, 답답해, 한마디로 선생님 방이 우리 집보다 커.
방만 크면 뭘 해, 실속이 있어야지,
선생님 네, 집은 학교만 해, 화장실도 방도 몇 개인지 수도 없고, 화장실도 방마다 있고, 목욕탕도, 옥돌로 되어있고
수도꼭지도 금이야, TV 도 우리 문짝보다 크고, 정원도 엄청 커, 엄마, 선생님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내가 어떻게 알아?
있지, 저기 나온다, 엄마저기 그때마침 정애네 TV에서 일환 네 회사CF가나온다. 저기 나오는 회사 회장님이야,
정말?
그래 정말이야, 엄청 부자야,
정애 엄마는 정신이 하나 없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김 선생이 그런 부자 집 아들이었단 말인가? 그럼 우리 정애는?
그 집 며느리? 갑자기 머리가 하해진다.
주여!, 이게 진정 사실입니까?
정애는 계속 재잘거린다,
선생님 차 있지 지난번 에 타고 이번에 타고 온 거 그 차가 선생님 거 맞고, 3억 원도 더 나간데,
잠은 선생님하고 잤어?
엄마, 정신 차려! 방이 몇 개인지 셀 수없이 많은데 왜 선생님 하고 자,
정애 엄마는 정애가 차라리 같이 자던지 아이라도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 솔직히 들었다,
정말 꼭 김 선생한테 시집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런데 엄마 걱정이 하나 있어,
정애 엄마 가슴이 철렁한다, 뭔데?
어머니가, 결혼조건은 하나도 없고, 다만 나보고 일류대를 들어가 달래,
일류대를 무슨 수로 들어가?
그러니까 걱정이지, 선생님과 상의 했더니 내가 올해 당장 서울선생님 댁으로 들어가야 해,
올해 시집오래?
시집가는 게 아니고 거기서 학원을 다니래,
학교는 어떡하고?
휴학 해야지,
가면 언제 가는데?
방학 끝나고 바로 가야해, 그래서 선생님이 엄마랑 방학 때 여행이라도 갔다 오래,
그럼 다음 달 서울 가면 거기서 학원 다니고, 대학 들어가면, 다음엔 결혼하고,
그럼 너와 나는 한 달 밖에 시간이 없네?
그런 샘이지,
너는 아무렇지도 안 해?
잘 모르겠어,
저녁때 정애 아빠가 퇴근했다, 여보 정애아빠 놀라지 마요, 김 선생네 서울집이 굉장한 갑부래요,
큰 회사 회장아들이라네요,
그래?
내가 그런 줄 짐작은 했었어, 지난번 20억도 그래, 누가 생질 말 듣고 선 듯 20억을 내 주겠어 그것도 정애 이름으로,
그래서 이상하다, 하고 의심은 했어,
아빠 20억이 무슨 소리야?
지난번 네가 김 선생한테 20억이 없으면 아빠가 쫒겨 난다고 했다며?
했지,
그 후 네가 처음 서울 갔다 오던 다음날 김 선생이 20억을 내놨어,
그런데 왜 나만 몰랐어?
김 선생이 하지 말라고 했어,
그럼 내가 20 억은 나가나봐, 안 그래? 호호!
20억 뿐이냐?
그 집 재산이 며 천억은 될지 모르는데, 그게 다 네 것이지.
그러고 보니 지난번 정환이가 한말이 생각나네, 그놈이 알고 있었던 것 아냐?
오빠 지금 대구 학원에 있어,
무슨 학원?
스파르타 교육 기관이래, 선생님이 설득해서 넣었대, 대학 들어가기로 하고,
장가도 가기 전에 우리 집 일까지 도맡아 하는군,
우린 앞으로 정애만 쳐다보며 살게 되었네, 정환이 말이 맞아,
너는 정말 왕관 쓴 천사여야 해, 하나님이 작은 신음에도 응답 해 주신다더니,
김 선생을 이렇게 보내주셔서 우리 정애하고 연을 맺다니, 이것이 빈틈없는 섭리 아니겠어요?
아빠는 휴가가 언제야?
내일부터다,
그럼 아빠 우리 놀러가?
가기는 어디가, 집이 편하지,
여보, 가요, 앞으로 기회가 없을지 몰라,
무슨 말이야?
정애가 한 달 있으면 서울로 아주 간데요,
왜? 벌써 결혼 하재?
결혼은 아니고 서울로 올려서 가르칠 모양이에요,
그러기로 했니?
응, 그러니 아빠 우리 어디든 가자, 선생님 차키도 받아 놓았어,
어떻게 남의차를 타,
남의 차는 아니죠, 사위차지,
선생님 차는 3억 원도 더하는 좋은 차가 있는데 뭘,
알았어, 그럼 내일 우리 셋이 정환 이 면회부터 갔다가 다른 곳으로 놀러가자고,
당신 정환이 일. 미리 알았어요?
아까, 김 선생한테 전화 왔었어,
참 빈틈이 없네, 우리 김 서방, 호호호!
정애야, 여행은 잘 다녀왔어?
예, 선생님, 언제 오실 거예요? 보고 싶어요,
모레쯤 내려갈게.
어디 가실 건데요?
너, 경주 안 가봤지?
예, 안 가봤어요,
그럼 거기나 가보자, 하루로는 안 될 거야, 이틀은 봐야 다 볼걸?
예. 기다릴게요,
엄마, 선생님 모레 온대, 경주 구경가재,
잘되었다, 그럼 내일 내려와서 자고, 아침 일찍 출발해야 좋을 텐데,
그러네. 다시전화 해야겠어,
일환이 전날 저녁에 내려와 하숙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경주로 출발했다,
정애네 에선, 아침 일찍 밥을 해놓고, 일환을 기다렸다,
전에는 그저 평범한 김 선생으로만 여겼지만 엄청난 집 자제라는 사실을 알고는 왠지 어렵고 눈치를 보게 되었다,
입맛에 맞을까, 자기 집에서 맛있는 것만 먹을 텐데 흉이나 보지 않을까, 살피게 되는 것이었다.
정애만은 철딱서니가 없어선지 전과 똑같이 대한다, 정애 엄마는 그러는 정애가 부러웠다,
말을 놓을까도 생각 했지만, 꼬박꼬박 존대를 하고 있다.
내일 오실 거예요?
아닙니다. 오늘 저녁에 와서 자고 내일 다시 갈 겁니다.
번거롭겠어요?
어머니는 언제까지 저한테 존댓말 하실 겁니까?
차차 놓죠, 호호!
다음 주 쯤 어머니 와 셋이서 제주 한번가요?
글쎄 정애한테 듣긴 들었는데, 가야할지,
그동안 여행 한번 못가셨다고 들었는데, 앞으론 즐기시며 사세요,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아이고, 말만 들어도 배부르네, 호호호!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정애 잘 다녀와.
선생님, 얼마나 걸려요?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릴 거야,
좋다,
뭐가 좋아?
이렇게 멋있는 차타고, 선생님하고 여행가니, 좋아요,
멋있는 차타서 좋아, 나하고 같이 가서 좋아?
둘 다겠지요.
집에서는 이틀 여행 간다고 했더니, 같이 자느냐고, 물어봐서 창피 했어요,
절대 안 돼, 결혼 전까진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너도 그렇게 알고 있어,
내, 의지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될 거야,
뽀뽀는 왜 해요?
그것도 하지 말까?
하지 말지, 말아요, 호호호!
정애야,
예?
매일 보다가, 떨어져 있으니까 보고 싶더라, 이번에 네 사진 많이 찍어다 보고 있어야 갰어,
저한테도 선생님 사진 주세요,
알았어,
경주에 도착해서 우선 박물관을 보고, 분황사를 보고 첨성대를 보았다,
책에서 보고, 돈에서도 보았던, 첨성대가 매우 친근하게 다가왔다, 다시 계림을 보고, 천마총으로 갔다,
엄청나게 큰 왕릉들이 많이도 있었다, 일환은 정애의 손을 꼭 잡고 다니며, 가는 곳마다 각종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둘이서도 찍었고 주로 정애 혼자 찍은 사진이 거의 전부 엇다.
둘은 짙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고 정애는 엄마가 사다준 모자를 썼지만,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 가봐 여간 고심하지 않았다,
혹시 정애가 팔 장 이라도 끼면 정애야 떨어져, 하며 주의를 줬다. 정애가 처음엔 토라지려 했지만,
상황을 이해시킨 뒤로는 아유, 눈 무서워 연애도 마음대로 못하겠네, 하며 웃었다. 안압지를 돌아보니,
이젠 해가 뉘엿뉘엿하다, 이제 돌아가 가고, 내일 다시 오자,
내일은 어디 가요?
글쎄, 그건 내일 와서 고민해보자,
밥은 먹고 가실 거예요?
응, 가다 먹지, 엄마한테 전화 드려, 먹고 들어간다고,
차 안에서도 둘은 손을 꼭 쥐고, 돌아갔다.
밥을 와서 먹잖고,
아닙니다, 어머니 번거로 우실까 봐서요,
번거롭기는 기쁨이지,
일환은 차와 과일을 먹어가며, 정애가 서울에 와야 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부탁드렸다,
다 듣고 난, 정애 아버지는 우리는 하라는 대로 만, 할게, 김 선생 알아서 해,
인사를 하고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밖에서 하숙집 아줌마가 찾는 소리가 들린다, 김 선생에게 할 말이 있단다,
예, 그럼 들어오시겠어요?
예, 잠간 실레 해요,
아닙니다,
일환은 선풍기를 회전시켜 바람이 아주머니한테도 가게 했다.
다름이 아니라요, 우리 집을 매물로 내놨어요,
왜요? 갑자기.
아이들이, 읍에서 사는데, 같이 살자고 해서 팔고 들어가려고요,
예,
그래서 말인데, 집이 팔리면 선생님하숙도 못하게 될까봐 미리 말씀드리려고요,
혹 그리되면, 이해좀 해주세요?
예, 별수 없지요, 그런데 얼마에 파시려고요?
이 집터하고 밭까지 천 평쯤 되요, 2천에 내놨어요,
예?
이천요? 그냥2천 만 원요?
예, 여기는 땅값이 싸요,
예, 그렇군요!,
정애가 돌아오는 소리를 듣고 정애 엄마가 궁금해 뛰어나온다,
뭐를 그렇게 많이 가져와?
선물이야,
그래 어떻던?
정애는 무슨 말을 먼저 해야 할지 자신이 답답했다, 그래서 한다는 소리가.
엄마 선생님 말 이 다 거짓말 이었어,
그래? 거지같이 살데?
웬 거지?
거짓말 이래며?
아이고, 답답해, 한마디로 선생님 방이 우리 집보다 커.
방만 크면 뭘 해, 실속이 있어야지,
선생님 네, 집은 학교만 해, 화장실도 방도 몇 개인지 수도 없고, 화장실도 방마다 있고, 목욕탕도, 옥돌로 되어있고
수도꼭지도 금이야, TV 도 우리 문짝보다 크고, 정원도 엄청 커, 엄마, 선생님 아버지가 누군지 알아?
내가 어떻게 알아?
있지, 저기 나온다, 엄마저기 그때마침 정애네 TV에서 일환 네 회사CF가나온다. 저기 나오는 회사 회장님이야,
정말?
그래 정말이야, 엄청 부자야,
정애 엄마는 정신이 하나 없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김 선생이 그런 부자 집 아들이었단 말인가? 그럼 우리 정애는?
그 집 며느리? 갑자기 머리가 하해진다.
주여!, 이게 진정 사실입니까?
정애는 계속 재잘거린다,
선생님 차 있지 지난번 에 타고 이번에 타고 온 거 그 차가 선생님 거 맞고, 3억 원도 더 나간데,
잠은 선생님하고 잤어?
엄마, 정신 차려! 방이 몇 개인지 셀 수없이 많은데 왜 선생님 하고 자,
정애 엄마는 정애가 차라리 같이 자던지 아이라도 생겼으면 하는 마음이 솔직히 들었다,
정말 꼭 김 선생한테 시집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런데 엄마 걱정이 하나 있어,
정애 엄마 가슴이 철렁한다, 뭔데?
어머니가, 결혼조건은 하나도 없고, 다만 나보고 일류대를 들어가 달래,
일류대를 무슨 수로 들어가?
그러니까 걱정이지, 선생님과 상의 했더니 내가 올해 당장 서울선생님 댁으로 들어가야 해,
올해 시집오래?
시집가는 게 아니고 거기서 학원을 다니래,
학교는 어떡하고?
휴학 해야지,
가면 언제 가는데?
방학 끝나고 바로 가야해, 그래서 선생님이 엄마랑 방학 때 여행이라도 갔다 오래,
그럼 다음 달 서울 가면 거기서 학원 다니고, 대학 들어가면, 다음엔 결혼하고,
그럼 너와 나는 한 달 밖에 시간이 없네?
그런 샘이지,
너는 아무렇지도 안 해?
잘 모르겠어,
저녁때 정애 아빠가 퇴근했다, 여보 정애아빠 놀라지 마요, 김 선생네 서울집이 굉장한 갑부래요,
큰 회사 회장아들이라네요,
그래?
내가 그런 줄 짐작은 했었어, 지난번 20억도 그래, 누가 생질 말 듣고 선 듯 20억을 내 주겠어 그것도 정애 이름으로,
그래서 이상하다, 하고 의심은 했어,
아빠 20억이 무슨 소리야?
지난번 네가 김 선생한테 20억이 없으면 아빠가 쫒겨 난다고 했다며?
했지,
그 후 네가 처음 서울 갔다 오던 다음날 김 선생이 20억을 내놨어,
그런데 왜 나만 몰랐어?
김 선생이 하지 말라고 했어,
그럼 내가 20 억은 나가나봐, 안 그래? 호호!
20억 뿐이냐?
그 집 재산이 며 천억은 될지 모르는데, 그게 다 네 것이지.
그러고 보니 지난번 정환이가 한말이 생각나네, 그놈이 알고 있었던 것 아냐?
오빠 지금 대구 학원에 있어,
무슨 학원?
스파르타 교육 기관이래, 선생님이 설득해서 넣었대, 대학 들어가기로 하고,
장가도 가기 전에 우리 집 일까지 도맡아 하는군,
우린 앞으로 정애만 쳐다보며 살게 되었네, 정환이 말이 맞아,
너는 정말 왕관 쓴 천사여야 해, 하나님이 작은 신음에도 응답 해 주신다더니,
김 선생을 이렇게 보내주셔서 우리 정애하고 연을 맺다니, 이것이 빈틈없는 섭리 아니겠어요?
아빠는 휴가가 언제야?
내일부터다,
그럼 아빠 우리 놀러가?
가기는 어디가, 집이 편하지,
여보, 가요, 앞으로 기회가 없을지 몰라,
무슨 말이야?
정애가 한 달 있으면 서울로 아주 간데요,
왜? 벌써 결혼 하재?
결혼은 아니고 서울로 올려서 가르칠 모양이에요,
그러기로 했니?
응, 그러니 아빠 우리 어디든 가자, 선생님 차키도 받아 놓았어,
어떻게 남의차를 타,
남의 차는 아니죠, 사위차지,
선생님 차는 3억 원도 더하는 좋은 차가 있는데 뭘,
알았어, 그럼 내일 우리 셋이 정환 이 면회부터 갔다가 다른 곳으로 놀러가자고,
당신 정환이 일. 미리 알았어요?
아까, 김 선생한테 전화 왔었어,
참 빈틈이 없네, 우리 김 서방, 호호호!
정애야, 여행은 잘 다녀왔어?
예, 선생님, 언제 오실 거예요? 보고 싶어요,
모레쯤 내려갈게.
어디 가실 건데요?
너, 경주 안 가봤지?
예, 안 가봤어요,
그럼 거기나 가보자, 하루로는 안 될 거야, 이틀은 봐야 다 볼걸?
예. 기다릴게요,
엄마, 선생님 모레 온대, 경주 구경가재,
잘되었다, 그럼 내일 내려와서 자고, 아침 일찍 출발해야 좋을 텐데,
그러네. 다시전화 해야겠어,
일환이 전날 저녁에 내려와 하숙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경주로 출발했다,
정애네 에선, 아침 일찍 밥을 해놓고, 일환을 기다렸다,
전에는 그저 평범한 김 선생으로만 여겼지만 엄청난 집 자제라는 사실을 알고는 왠지 어렵고 눈치를 보게 되었다,
입맛에 맞을까, 자기 집에서 맛있는 것만 먹을 텐데 흉이나 보지 않을까, 살피게 되는 것이었다.
정애만은 철딱서니가 없어선지 전과 똑같이 대한다, 정애 엄마는 그러는 정애가 부러웠다,
말을 놓을까도 생각 했지만, 꼬박꼬박 존대를 하고 있다.
내일 오실 거예요?
아닙니다. 오늘 저녁에 와서 자고 내일 다시 갈 겁니다.
번거롭겠어요?
어머니는 언제까지 저한테 존댓말 하실 겁니까?
차차 놓죠, 호호!
다음 주 쯤 어머니 와 셋이서 제주 한번가요?
글쎄 정애한테 듣긴 들었는데, 가야할지,
그동안 여행 한번 못가셨다고 들었는데, 앞으론 즐기시며 사세요,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아이고, 말만 들어도 배부르네, 호호호!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정애 잘 다녀와.
선생님, 얼마나 걸려요?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릴 거야,
좋다,
뭐가 좋아?
이렇게 멋있는 차타고, 선생님하고 여행가니, 좋아요,
멋있는 차타서 좋아, 나하고 같이 가서 좋아?
둘 다겠지요.
집에서는 이틀 여행 간다고 했더니, 같이 자느냐고, 물어봐서 창피 했어요,
절대 안 돼, 결혼 전까진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너도 그렇게 알고 있어,
내, 의지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게 될 거야,
뽀뽀는 왜 해요?
그것도 하지 말까?
하지 말지, 말아요, 호호호!
정애야,
예?
매일 보다가, 떨어져 있으니까 보고 싶더라, 이번에 네 사진 많이 찍어다 보고 있어야 갰어,
저한테도 선생님 사진 주세요,
알았어,
경주에 도착해서 우선 박물관을 보고, 분황사를 보고 첨성대를 보았다,
책에서 보고, 돈에서도 보았던, 첨성대가 매우 친근하게 다가왔다, 다시 계림을 보고, 천마총으로 갔다,
엄청나게 큰 왕릉들이 많이도 있었다, 일환은 정애의 손을 꼭 잡고 다니며, 가는 곳마다 각종 포즈로 사진을 찍었다,
둘이서도 찍었고 주로 정애 혼자 찍은 사진이 거의 전부 엇다.
둘은 짙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렸고 정애는 엄마가 사다준 모자를 썼지만,
혹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 가봐 여간 고심하지 않았다,
혹시 정애가 팔 장 이라도 끼면 정애야 떨어져, 하며 주의를 줬다. 정애가 처음엔 토라지려 했지만,
상황을 이해시킨 뒤로는 아유, 눈 무서워 연애도 마음대로 못하겠네, 하며 웃었다. 안압지를 돌아보니,
이젠 해가 뉘엿뉘엿하다, 이제 돌아가 가고, 내일 다시 오자,
내일은 어디 가요?
글쎄, 그건 내일 와서 고민해보자,
밥은 먹고 가실 거예요?
응, 가다 먹지, 엄마한테 전화 드려, 먹고 들어간다고,
차 안에서도 둘은 손을 꼭 쥐고, 돌아갔다.
밥을 와서 먹잖고,
아닙니다, 어머니 번거로 우실까 봐서요,
번거롭기는 기쁨이지,
일환은 차와 과일을 먹어가며, 정애가 서울에 와야 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를 부탁드렸다,
다 듣고 난, 정애 아버지는 우리는 하라는 대로 만, 할게, 김 선생 알아서 해,
인사를 하고 하숙집으로 돌아왔다,
밖에서 하숙집 아줌마가 찾는 소리가 들린다, 김 선생에게 할 말이 있단다,
예, 그럼 들어오시겠어요?
예, 잠간 실레 해요,
아닙니다,
일환은 선풍기를 회전시켜 바람이 아주머니한테도 가게 했다.
다름이 아니라요, 우리 집을 매물로 내놨어요,
왜요? 갑자기.
아이들이, 읍에서 사는데, 같이 살자고 해서 팔고 들어가려고요,
예,
그래서 말인데, 집이 팔리면 선생님하숙도 못하게 될까봐 미리 말씀드리려고요,
혹 그리되면, 이해좀 해주세요?
예, 별수 없지요, 그런데 얼마에 파시려고요?
이 집터하고 밭까지 천 평쯤 되요, 2천에 내놨어요,
예?
이천요? 그냥2천 만 원요?
예, 여기는 땅값이 싸요,
예,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