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문학의 언저리(수필)

일일 일선

hobakking 2019. 4. 15. 10:20

옛날초등학교 다닐 때 일일 일선(一日一善) 교육이 있었다.

하루 한번은 착한 일을 실천해야 한다는 숙제 비슷한 것 이었다.

교육목적이야 착한 일을 몸에 배도록 하자는데 있을 것 이지만,

하루 한건의 착한일이 말대로 쉽지만은 않다.

실천한 것을 일기장에 써서 선생님께 제출해야 했었는데,

대략 부모님심부름을 했다, 노인분의 리어카를 밀어줬다, 아빠 구두를 닦았다. 동생을 잘 데리고 놀았다 등등,

그러다 나중에는 착한 일을 안했는데도 거짓말로 써서는 내곤하였다 작문으로 대충 때우는 것이다.

이런 교육은 의도는 좋을 지라도 결국에는 아이들 거짓말하는 요령만 터득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그런 비슷한 일들이 수없이 일어난다.

얼마 전 신문에 난 기사에 인도를 식민지로 갖고 있던 영국이 인도에서 뱀에 물려죽는 사람의 숫자가

엄청 많더란다.

영국 정부에서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나머지 코브라를 잡아오는 사람에

상금 1달러를 주었단다.

수많은 뱀이 잡혀죽었는데도 여전히 뱀에 물려 죽는 사람의 숫자가 줄지 않더란다.

이상히 여긴 정부에서 조사를 하였더니 일부 돈에 눈이 먼 인사가 코브라를 집단 사육을 해서

정부에 납품(?)을 하더란다.

착한 일의 말을 하다가 사기 치는 이야기로 흘렀는데 이 말이 목적은 아니다.

착한마음은 남을 배려해서 나오는데, 필자가 오늘 착한 일을 좀 했다.

북한산성 길을 걸어 내려오다 가파른 길에서 목책을 짚고 내려오는데 손에 가시 같은 것이 꽉 찔렸다.

몇 발자국 오다 무엇인가 돌아보는데 맨 위 나무 난간에 나사못 두 개가 1cm쯤 솟아 박혀있다

누가 무엇 때문에 그랬는지는 몰라도 누군가가 반듯이 다치게끔 되어있었다.

나는 오던 길을 돌아서 주위에서 단단한 돌을 찾아 나사못을 힘차게 두들겨 박았다.

지나던 산객들이 내 모습을 보고 좋은 일 하신다. 수고 하신다 격려의 말들을 하고 지나간다.

산에서 내려와 친구 결혼식장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는데 날씨도 덥고 에어컨도 안 틀어 상당이 덥다

나는 연신 신문지로 부채를 부치는데 어느 아기 엄마가 아기를 안고 탄다.

아기가 두 살쯤 먹은 것 같아 갓난아이가 하는 멜빵도 없이 그대로 안고 있다.

나는 그 아기 엄마가 힘들어 하는 것이 그대로 나에게 전달되어오는 것 같았다.

주위를 보니 젊은 처녀가 앉았는데 관심도 없고 아랑곳도 않고 태연히 앉아있다.

내가 양보하라고 말할까 생각하는데 그 처녀가 일어서 내린다.

그러자 그 앞에 있던 젊은이가 냅다 그 자리에 앉는다.

나와는 2m 정도 거리가 있었지만, 너무나 괘심했다.

나는 그 청년을 향해 아기 엄마한테 양보하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청년은 겸연쩍어 하며 일어섰다.

관악역에서 광명 KTX 역사 웨딩홀 가는 셔틀을 타기위해 10여분을 기다려도 차는 안 온다.

25인승이라는데 기다리는 사람은 30명도 넘는다.

그 차는 공짜 라 그렇게 많이 기다리나?

바로 옆에 마을버스가 같은 목적지에 가는데도 그쪽은 한산하다.

나는 혼자 그 쪽으로 이동해 일곱 번짼가 줄을 서서 있는데. 마을버스가 들어온다.

그러자 바로 옆에서 셔틀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우르르 모려 와서 무질서하게 입구를 막는다.

나는 그 사람들을 향해 “줄서라” 고함을 쳤다.

그러자 그 사람들은 바람같이 신속히 내 뒤쪽으로 이동하는 것 이었다.

이쯤이면 일일 삼선 아닌가?

그래도 초등학교 때 일일 일선 교육을 받았기에 내가 몸에 배었나? 아마도 그런 것 같다.

공자님은 勿爲善小而不爲(물위선소이불위) 勿爲惡小而爲之(물위악소이위지)

“착함이 아무리 작다고 하지 않지 말며, 악함이 아무리 작을지라도 하지 말라” 고 하셨다.

이 시대에 꼭 새겨둘만한 말씀이다.


'이것도 글이라고 > 문학의 언저리(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학의 언저리  (0) 2019.04.15
안내방송  (0) 2019.04.15
영화구경  (0) 2019.04.15
사우나  (0) 2019.04.15
이력서  (0) 2019.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