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4일 토요일, 지난주 부터 계획한 양평 용문산 가는날이다 .
혹시 날씨는 괜찮을까 어제내내 신경이쓰였다 어제는 비가오더니 오늘은 다행히 개었다.
아침 9시20분쯤 스용차로 출발하니 중간에 좀 밀려 도착은 11시30분 쯤 되었다
김밥을 사려고 가게를 기웃거려보아도 도무지 파는곳이없다 할수없이 삼각형진 옥수수빵 하나 컵나면둘 을 사가지고 산에올랐다
전에 용문사 까지는 한두번 왔었지만 산행은 처음이다
용문사 앞 은행나무는 예나지금이나 그 자리에 턱 버티고 서서 오가는사람을 맞는다 은행알이 떨어져 지천에 깔렸다
이 은행나무는 1100 년 이나 되었고 통일신라때 의천대사가 꼽은 지팡이라는설과 경순왕의아들 마의태자가 금강산에 오르다
꼽은 지팡이라는 설이 있는모양이다 아무튼 노구에도 생식이 왕성하여 많은 은행알을 생산하니 대단하다 .
오늘이 토요일 이다보니 산행하는 사람은 꽤 있다 카메라를 내어 은행나무를 찍고 일주문을찍고 사방에 앵글을 돌려대는데
좀 이상한 느낌이들어 카메라를 점검해보니 아불싸! 카메라가 작동하지않는다
길옆에 쭈그리고앉아 한참을 만지작 거려보았지만 역시 않된다 속상한 마음에 내동댕이 치고 싶다가도,
이놈에 대한 안쓰러운생각이 스친다 이놈은 나하고 한5년 같이 있었는데 이번주초 새로운 카메라를 한대 구입하였다
그래서 일주일내내 그놈만 만지작거렸더니 아마 심통이나서 퉁망을 부리는모양이다 .
오늘 은퇴식을 해줄려 했었는데... 오늘은 사진은 없고 대신 눈도장만 찍고 나녀야 할가보다 .
용문산은 밑에서 정상까지 한줄기로 계속 이어져 있었다 적당한 잡목사이로 오솔길처럼 올라가는데,
낙옆이 쭉~카펫처럼 깔려 보기도 좋았고 낙옆내음이 상쾌하게 후각을 자극하였다 아내 말로는 그 냄새가 쌉살하니 좋다고하고
또 다른 젊은 등산객 말로는 한약냄새 같다고 표현하였다 .
후각뿐이 아니라 청각또한 자극하는것이 있으니 개울에서 제법많은 물이 졸졸졸 소리를내며 등산객의 발걸음을 가볍게 응원해준다 .
용문산의 바위들은 북한산 바위와 다른것이 바위에 많은 균열이있어 잘 쪼개길것 같았다
그 증거로 계곡쪽에 많은 바위가 흩어져있는데 하나같이 날이서 마치 칼날같이 예리하였다 그곳에서 혹 넘어지던지하면
많이 다칠것같아 주의해야 될것같았다 .
가파른곳엔 어김없이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계단 높이가 다른곳보다 높아 좀 불편하였다 내 뼘으로 대충 재어보았더니
30cm가 족히되었다 .
3시가 넘어서야 9부능선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하였다 젖은 티를벗고 여벌로 가져간 옷으로 갈아입으니
한결 추위가 덜했다 산 오를때는 괜찮다가도 밥먹을려면 추운것이 겨울철 등산이다.
나는 정상을 밟지않고는 절대로 점심 먹는법이 없었다 내 나름대로 설정해놓은 고집이다 하지만 오늘은 3주만에 같이간 아내가
몹시 힘들어해 예외로 하기로 하였다 .
점심을먹고 정상 정복에나섰다 전에는 군사시설 때문에 정상을 통제 했다는데 지금은 개방되어 있었다
정상에 서니 1m남짓 정상석에 용문산 1157m라고 적혀있었다 용문산은 경기도에서 화악산 명지산 다음으로
세번째 높이를 자랑한단다 .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계속 흐리던 날씨가 햇빛을 드러낸다 주위를 둘러보니 역시 용문산이 제일높고 그 아래 많은 산들이
켜켜이 주름을 드러내며 나름대로 위용을 뽑내지만, 제일 주산인 용문산을 우러러 보는것 또한 장관이었다.
이곳까지 와서 기념촬영 한번 안 하고 가기가 서운했던지 아내는 다정하게 사진을 찍는 어느 부부에게 다가가
우리도 한컷 찍어줄것을 요구하였다 그분들이 흔쾌히 한컷 찍어주시고 메일로 넣어주시라고 명함을 건네고 내려오며
아내는 씨익 웃으며 "비위가 논 서마지기 보다 낫다잖아" 하여 같이웃었다
내말이, 저분들 보내주실까 ? 하고 말하니 여자분 인상을보니 예쁜것이 보내주실것 같단다 .
난 속으로 그럼 미운사람은 안 보내주기라도 하나 생각하며 피식 웃었다 .
내려오는 길은 올라간 코스와 다르게하여 하산하였다 계곡으로 내려오는데 좀 험했다 아내는 계속 뒤처졌다
나혼자라면 벌써 올라갔다 몇번은 내려왔을시간이다 .
나는 체중이 85kg나 나가는 라이트 헤비급 체중이지만 몸이 몹시 날렵하다 언젠가 산행때 어느분이 누구나 10kg만 더 얹어서
올라가라면 몹시 힘들어 할거라며, 체중나가는 사람이 산행에는 더 힘들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표현하여 공감한적이 있었다
아닌게아니라 힘든게 사실일테지만 나는 누구에 뒤 처지지않게
잘 쫒아가는 사람이다 .
우리가 해 동갑하여 용문사까지 하산하는데 꽤 많은시간이 소요 되었다 갑지기 찬바람이 엄습하여 옷 매무새를 고쳐입었다
내일부터 영하로 떨어진다더니 그 전조인가보다 ,
돌아오는 길도 조금은 막혔고 오는길에 면목동 친구네 들려 저녁을 걸게 얻어먹고 집에가며
"오늘 산행에서 빠진체중 도로아미타불 되었겠네" 하였더니 아내말 "우리가 살빼려 다니간디 건강해질라고 다니지" 옳은말이다,
집에 돌아오니 10시가 넘고 11시가 다 되어갔다 긴 하루의 산행 이었다 .09-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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