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몇 살인데 벌써 그러면 어떡 하냐? 남자는 누구야?”
“확실한 것도 아닌데 넘겨짚지 마 엄마”
“그래 설마 아니겠지, 그래도 내일 엄마랑 병원에 가보자”
다음날 예원은 엄마랑 병원에 갔다 남 여사 예상대로 임신 4주쯤 되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남 여사는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설마 했는데 임신이라니,
저 어린 것이 애를 낳아 기를 생각을 하니 정말 걱정이 앞선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다.
예원 네는 대대로 카토릭 집안이다,
예원이 엄마 친정 동생도 수녀님이고 친가 쪽 당숙이 신부님이다.
카토릭 에서는 낙태를 큰 죄악시해서 임신하면 무조건 낳아야만 한다는 철칙이 있다.
따라서 예원이도 무조건 낳아야만 하는 숙명을 가졌다.
비밀로 할 일도 아니고 숨길일도 아니다 밤에 돌아온 예원아빠 에게 그 말을 하는 남 여사는
자신이 불륜이라도 저지른 것처럼 안절부절 못한다.
예원 아빠도 몹시 화는 났지만 이성을 되찾아 예원에게 물어본다.
“그래 남자는 뭐하는 사람이냐?”
“학생이에요 Y 대 3학년”
“집안은 뭐 하는 집이고 아버지는?‘
”잘 모르겠어요, 엄마가 무슨 장사를 한다고 했는데“
”너도 아는 게 별로 없네“
”네, 어디서 사는 곳도 모르고 전화번호만 알아요“
예원 아빠도 화가 치미는지 얼굴이 벌게 가지고 한 숨만 몰아쉬고 있다.
온 집안이 납덩이를 얹어 놓은 것 같이 무거운 침묵만 흐른다.
다음날 민서 엄마 이여사 한테 전화가 왔다.
”형님 뭐하세요?“
”그냥 있어“
”뭔 일 있으세요? 힘이 하나도 없어 보여요“
”글쎄 힘이 있을 턱이 없지“
”왜요 무슨 일인데요?“
” 나 원 창피해서 자네는 작은 엄마니 언제 알아도 알 것 이니까 말인데“
”네 뭔일 있긴 있군요 형님“
” 그래 우리 예원이가 임신을 했다네, 그래서 초상집이지“
”네 임신요? 상대는 누구래요?“
”잘 모른데 이름과 전화번호밖에“
”어쩐 데요? 다행히 저쪽에서 책임진다고 했으면 좋겠는데“
”그러게 말일세“
이 여사는 빨리 이 빅뉴스를 전달해야할 의무라도 있는 것처럼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민서 엄마는 자는 민서를 흔들어 깨운다.
”민서야 빅 뉴스야“
”아이 왜 자는 사람 깨우고 난리야?“
”민서야 예원 이가 임신 했단다“
”예은 이가 누구야?“
”큰집 예원이,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
”뭐라고 예원 언니가 임신?“
너무 큰소리로 놀라는 민서를 보며 이 여사는 재미가 있었다.
”그래 그런데 이름과 전화번호밖에 모른데“
그런데 갑자기 놀라던 민서가 침울해진다.
”너 예원이 걱정되어 그래? 그래도 4촌밖에 없네“
그러나 민서가 침울해진 것은 자신도 생리 한지 몇 주 되었는데 아직 소식이 없다 혹시 자신도 그러면?
그것 때문이다.
민서는 얼른 약국으로 달린다. 임신테스트기를 사서 화장실로 숨어든다.
그리고 본다.
”아! 이럴 수가?“
거기에는 뚜렷한 두 줄 임신이란다.
”나 어떡해 아 어쩌면 좋아?“
민서는 휴지통에 그걸 감추고 제 방으로 와서 이불을 덮고 누웠다.
이 여사는 신이 나서 저녁에 돌아온 남편에게 신명나게 전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휴지통을 비우는데
통에 막대 같은 것이 들었다 무심코 뭔가 하고 보니 어 이게 뭐지 ?
TV에서 보던 거 이게 왜 여기 있지?
이 여사는 청소를 마치고 민서 방으로 왔다 민서야 낮에 예원이 왔다 갔니?
”아니 예원언니가 무슨 정신으로 오겠어?“
”그렇지? 그럼 그게 누구 것이니?“
”뭐가?“
”화장실 휴지통에 있던 임신 테스트기”
“몰라”
“몰라 ? 이 집에 여자가 너와 나 둘인데 나아니면 넌데 모른다고? 너도 임신했니?”
다음날 엄마에게 붙잡혀 병원 에 간 민서도 임신4주라는 진단을 받고 돌아왔다.
예원은 밖에서 진욱을 만났다 시종 시무룩한 예원을 웃기려고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왜 안 웃는거야?”
“오빠 큰일 났어”
“뭐가 큰일 나?’
”오빠 놀라지마“
”뭔 일인데 겁은 주고 그래?“
”오빠 나 있지 임신 했데“
”뭐라고? 너 뭐라 했어 지금?“
진욱은 지금 예원이 한 말에 충격을 먹었다.
지금 자신의 나이가 얼마인가 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애 아빠라니 엄마한태는 어떻게 변명을 할까,
그리고 친구나 주위에는 ?
그렇게 놀아날 때 진작 알아봤다고 모두 비아냥대고 조롱할 탠데, 제발 꿈이기를 바랐다.
그러나 예원이가 그런 말로 자신을 겁먹게 하지는 안 할 예원이고 보니 사실인가보다.
진욱은 한참만에 고개를 든다 그리고 예원을 쳐다본다.
”너 날자 몰랐니?“
”아냐 분명 아니었어 그런데 임신 했다니 정말 답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