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갔던 상훈이 얼굴이 벌게 가지고 들어오니 무두 이상하게 바라본다,
남수도 상훈을 보더니 손짓하여 부른다.
“순정씨 만났니?”
“네”
“맞았어?”
“네” 하며 상훈은 빙긋이 웃는다.
“미안해 나 때문에”
“아녜요 나 자리로 돌아갈게요”
순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선택해야 할 폭이 크지 않음을 알았다.
민욱을 데리고 상훈 한태 가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것이,
만일 그렇게 되면 남편이 말했던 최후의 사태가 올지도 모르겠고,
남편한테 면목 없고 미안한 일이지만 남편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고 자신도 사기 결혼의 피해자 이니
지금처럼 사는 것 외에 다른 길이 보이지 않았다.
밥을 해 놓고 아무렇지 않게 남편을 맞는다.
“민욱 아빠 나 형편없는 여자지요?
“아냐 사랑스런 내 아내일 뿐이야”
“앞으로 잘할게요”
“응 그래 우리 잘 살아 보자고 민욱이 키우며 행복하게”
이렇게 해서 곧 뒤집어 질 번했던 태풍은 잠잠한 훈풍으로 다시바뀌었다.
순정은 반찬이며 옷이며 세심한 것까지 신경을 써서 남편을 섬겼다.
시댁에 자주 문안 전화도 드리고 자주 찾아 인사 하는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상훈과도 예전처럼 자주 만났다.
이제 남편도 인정한 사이 이고 보니 거리낄 것이 없었다.
상훈과 뺨따귀 사건이후 처음만나서 다시 한 번 사과하고 자신도 뺨을 때려달라고 얼굴을 내미니
상훈은 웃으며 자신은 손으로 안 때리고 몽둥이로 때릴 거라며 어찌나 사납게 후려 대는지
순정이 초죽음이 되었다.
“자기 정말 나한테 복수 하나봐 나 너무너무”
“너무 뭐 힘들다고?”
“아니 행복해”
순정은 아이를 낳더니 성욕이 너무 왕성했다 물도 많이 나와 수건 두 장을 적시는 정도였다.
“나 물이 많아 자기는 싫지?”
“아냐 더 좋아 명기는 물이 많이 나온데, 당신은 명기야 고로 나는 행운아야”
“그렇게 생각해주니 다행이네”
순정은 너 댓 번의 절정을 맛본 뒤라야 비로소 만족했다.
이렇게 자주 만나 사랑을 나누다보니 드디어 순정이 두 번째 임신을 하게 된다.
순정은 이 소식을 상훈이 아닌 남수에게 먼저 알린다.
그 말을 들은 남수는 속이야 어떻든 너무 기뻐하며
“아주 잘 되었네 당신은 부지런히 낳기만 해 내가 훌륭하게 잘 기를게 미국 유학이라도 보내어
최고로 훌륭하게 기를게”
“몇 명 낳아요?”
“얼마라도 좋아, 그러나 나의 아들 딸 그리고 당신 ,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해”
남수가 말하는 아무도 는 순정이 생각할 때 상훈을 생각 하는 게 아닌가 하고 느꼈다.
순정이 배가 불러오고 그래서 상훈은 순정의 옆에 가보지도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라가 난데없이,
“오빠?”
“응?”
“민욱이 있지?”
“응 민욱 이가 왜?”
“지난번 오빠가 민욱 이를 안고 있는데 민욱 이가 저의 아빠 장 대리님 안 닮고 오빠를 꼭 빼어 닮았데,”
상훈은 도둑놈 제 발 저린 다는 속담대로 가슴이 철렁 하였다.
그러나 다음순간 정색을 하고서,
“거 말 같잖은 소리 하지 마! 민욱이 내가보기로는 저의 아빠 닮았더구만, 행여 그런 말 형님 앞에서 하지 마
기분 나쁠 수 있으니 그리고 한국사람 특히 어린아이는 특징이 다 같아 구별하기도 힘들어”
소라는 민망하여
“말이 그렇단 말이지 누굴 닮았으면 어때 엄연히 아빠 엄마가 있는데”
하며 꼬리를 내린다.
그러나 상훈은 속담에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대로 민욱이가 자신을 닮으면 어쩌나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열 달 이지나 순정은 예쁜 딸을 낳았다 이름은 민아 라고 지었다.
민욱이와 민아는 두 살 터울이고 소라도 임신을 해 첫 딸을 낳았다 이름을 뭐로 지을 까 궁리하다
민정으로 지었다,
짓고 보니 민자 돌림이 되어 버린 것이지만 아마도 상훈의 생각에는 의도적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그 뒤로 소라는 아들을 낳았고 이름을 민성이라 지었다 넷이 모두 두 살 터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