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두지게 (소설)

두지게--6

hobakking 2019. 5. 8. 14:06

듣고 있던 상훈도 남수의 감정에 몰입한 나머지 남수 형이 한없이 불상해 보였다.

어느덧 상훈의 두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형님 어떡해요 치료는 해 보셨어요?”

“현대 의학으로는 아직 치료 방법이 없대”

“네 눈에도 내가 불상해 보이지?”

상훈은 아무 말 없이 눈만 깜박인다.

“그런 나한테 집에서는 장가가라 성화시고 곧이곧대로 말씀드리면 부모님 마음이 오죽 아프시겠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슴앓이만 한다.”

“그 상황에서 순정 씨와 결혼 날짜 까지 잡아 점점 다가오니 정말 피가 마르는 고통이다”

“그래서 형님 안색이 그리 어두웠군요.”

“안 그렇겠니? 내가 병신인지 아무도 모르는데 이 상황에서 결혼하면 모든 게 밝혀지고

또 멀쩡한 한 여자인생은 또 뭐가 되겠니?”

“그럼 결혼 안 하시게요?”

“안 할까도 생각했다 그러다 부모님 생각하면 그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그럼 하실 거예요?”

“그래서 내가 몇 달을 연구하고 생각했다 지금 그 말을 하려고 너를 여기 데려온 것이다”

“네 말씀해 보세요.”

상훈은 남수 형이 과연 무슨 말을 하려나 몹시 궁금하여 형의 입만 바라본다.

“네가 나를 꼭 살려 줘야겠다.”

“어떻게요?”

“너 순정씨 좋아하지?”

“뭐 그야 누나로서 동료로서 인간적으로 많이 좋아하죠.”

“그래 내가 아니었으면 아마 모르긴 해도 연인으로까지 발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순정씨 이니까,

네가 날 대신해서 순정 씨와 실질적인 부부가 되고, 난 법적인 부부 대외적인 부부가 되는 거다”

“이게 내가 너에게 간절하게 부탁하는 내용이다.”

“형님 말씀 이해가 잘 안돼요”

“그럴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 할게 이제 결혼식이 한 달도 안 남았지, 그날 초야에 합궁을 해야 하는데,

나는 병신이니 할 수가 없고 네가 대신 하는 거다.”

“처음부터 내 정체가 들어나면 모든 산통이 깨지지 않겠니?”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2박3일 갈 예정이다 네가 미리 내려가 대기 했다가 내 대신 합궁을 하는 거다,”


“그게 가능해요? 형님과 내가 다른데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 거니까 너는 내 부탁을 들어준다는 약속만 해 ...”

“할 수 있겠어? 아니 꼭 해주었으면 해 날 살리는 일이니까 ”

“그 다음엔 어떻게 할 건데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순정씨 와 너 절대 불이익을 당하게 하지 않아

나와 순정 씨는 끝까지 해로할 것이고 이건 네 앞에서 약속할게”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형님이 꼭 그리 하라시면 따르겠습니다.”

“고맙다 ! 이제야 가슴을 펴고 숨을 제대로 쉬겠다.”

남수 형과 점심을 했지만, 그저 수저만 본능적으로 놀렸을 뿐 매운지 짠지 전혀 맛을 모르고 먹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상훈은 깊은 상념에 빠졌다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지금이라도 순정에게 알리고 결혼을 말려야하나,

그렇다면 남수 형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

머릿속이 온통 난마처럼 얽히고설키어 도무지 해결책이 안 나온다.

“상훈아, 상훈아!?”

깊은 생각에 빠져 남수 형이 부르는 소리도 못 들었다.

“네 형님”

“네가 나를 나쁜 놈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내 입장이 되고 보면 수만 가지 경우를 연구하고

최선이 뭔가를 생각하고 결정 하게 돼, 이건 언 듯 생각할 때 부모님을 속이는 일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아시면 더욱 참담할 뿐이고 그게 내가할 수 있는 최선의 효도라 결론 지어진거야”

“처음 순정 씨를 사귀라고 네가 밀었을 때 나는 순정 씨와 너 그리고 나 셋을 한데 묶어

이 일을 돌파 할 수 있는 연구를 한동안 했어 네가 순정 씨와 안 친하면 이 일을 결행할 수가 없어,

그러나 세 사람 다 손해는 안 볼 거야 내 인격을 두고 약속할게”


다음날 남수형의 얼굴은 전보다 훨씬 밝아보였다.

그동안 안 웃던 웃음도 간간히 흘린다.

점심시간에는 상훈을 따돌리고 순정과 둘이 나갔다.

뒷모습이 훨씬 다정해보인다.

받아놓은 날자는 빨리 오기 마련이다 ,

남수의 결혼도 빨리 다가와 이번 주 토요일이 결혼 날이다.

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상훈도 여간 긴장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범죄에 연루되는 듯 한 심정도 있고 도덕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데 하는 양심의 메아리도 들린다,

하지만 상훈형님의 일이고보니 뭔가 항거할 수 없는 중압감이 자신을 짓누른다.

그러나 미리 제주행항공권을 준비해 놓았고, 신혼부부가 머물 대한호텔 신방 바로 위층도 예약을 마쳤다.

식장에 들어서는 순정누나는 정말 아름다웠다 .

잘록한 허리 볼록한 가슴 뽀얀 얼굴 천사의 날개처럼 길게 드리워진 드레스 자신이 신랑이 되어

아름다운 순정을 맞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환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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