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당장 내일 나온다했다.
빨리 집에 가서 민정아빠한태 자랑해야 갰는데 시간이 참으로 더디게 간다.
저녁에 그 말을 들은 상훈도 놀라 그렇게 비싼 차를 사주느냐며 소라에게 그 사람에게 잘 하라고 타이른다.
헌 차를 어찌 할 가 고민하던 소라는 동생 댁에 전화해서 주기로 했다.
추석 전날 순정은 시댁에 방문해서 음식을 장만하고 차례지낼 준비를 했다.
해마다 해 오던 것이고 일하는 아주머니가 다 하고 순정은 보조만 하는데도 시 부모님들은 순정을
너무 기특하게 여기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추석날아침 차례를 지내고 순정은 아이들을 데리고 남수씨 유골이 안치된 절로 향했다.
아직 3일전에 갖다놓은 꽃이 시들지 않았다.
순정은 남수의 활짝 웃는 사진을 보고, {민욱 아빠 그곳에서 잘 있지요?
나도 아이들 다 키워놓고 늙으면 당신 곁으로 갈게요 , 그때까지 외로워도 참고 있어요}
밖으로 나오는데 시댁 어른들도 뒤따라 오셨는지 마주 쳤다.
순정은 밖에서 잠시 시 어른들이 나오시기를 기다렸다.
“민욱 어미야 날씨가 시원 하구나 잠시 이야기 좀 나누자꾸나,”
“예 아버님!”
“내가 나이가 많이 먹다보니 이제 힘도 약해졌고 기억력도 점점 쇠약해진다.
그래서 이번에 결심했다, 남대문에 있는 상가건물 어멈 앞으로 명의를 돌려야겠다”
“아버님 그건 안 돼요 아직 기력이 왕성하신데,
그리고 저는 가게에서 나오는 돈으로도 걱정 없이 지내요, 그냥 아버님께서 갖고 계세요”
“아니다 이번에 너의 시어머니하고 도 이야기 끝났다.
“그렇다면 아버님 저보다도 아가씨가 형편이 저만 못하니, 아가씨한테 명의를 돌리면 어떨까요?”
“그건 안 된다, 내 손자 손녀가 있는데 출가외인인 외손자 외손녀가 가당키나 하냐?
일단 그리 알고 가거라”
그동안 순정의 시댁에서는 남수가 간 후 여러 해 동안 지켜보았었다,
그런데 아이들도 잘 키우고 자신들은 남수가 있는 절에 가끔 가보는데도 갈 때 마다 꽃이 언제나 싱싱했었다.
단 한주도 빼놓지 않고 순정은 남수한테 갔던 것이었다.
그걸 보고 시 어른들은 이만하면 자신들의 재산을 맡겨도 손색이 없겠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순정은 순정 나름대로 정말로 시댁 재산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더군다나 자신은 엄격히 말해 받을 염치도 자격도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
며칠 후 시누이한테 전화가 왔다 순정은 자신의 삽으로 시누이를 불러 이야기를 나누는데,
상가 문제를 꺼낸다.
자신은 상가 상속 절대 안 받을 것이니 언니 앞으로 등기를 내란다.
아가씨가 가져라, 아니다,
옛날에 형님먼저 아우먼저라는 라면광고처럼 서로 사양했다.
시누이가 정색하며 말했다 언니가 상가 건물을 가지시고 저희는 현재 아버지가 살고 계시는
집만으로도 만족하니 그렇게 하시라고 사정한다.
시댁어른들이 그렇게 하라고 압력을 넣었는지 아니면 스스로 우러나서 그러는지 는 모르겠으나
순정은 정말 안 받았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이 문제를 상훈과 상의했지만, 상훈도 안 받는 것이 최선인데 그리되면 안 받을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 안 받는 것도 어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곤란하게 되었다면서,
그럼 일단 받기는 받되 그 재산을 공익적으로 쓰는 방법도 있다면서,
형님 이름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것도 방법이라 말했다.
상훈의 그 말에 순정도 절대 공감했다.
시부모님의 강권으로 시내 중심권에 있는 5층 상가건물을 순정의 이름으로 등기가 돌려졌다.
이 건물에서는 월 임대료만도 2천만 원이 약간 넘었다.
순정은 임대료를 한 푼도 안 쓰고 관리비와 세금 보수비 등으로 절반은 비축하고 나머지 절반은
남수가 졸업한 Y 대에 장 남수에서 남자를 뺀 장수 장학회를 만들어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