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끝나기 전에 캠핑을 데려가 준다는 민아 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상훈은 1주일간 휴가를 내었다.
3일은 민욱 이와 민아를 위해 또 3일은 민정 이와 민성 이를 위해 봉사할 작정이었다.
민욱 이네와는 바닷가로 갈 예정이었다.
상훈은 캠핑에 필요한 장비들을 샀다 텐트만 해도 50만원이나 되고 기타 필수장비를 사고 보니
이건 콘도나 호텔로 가는 비용보다도 더 든다.
그러나 아이들과 추억을 심으러 가는 여행이니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승합차에 장비를 다 실고 출발하려는데 민욱 이와 민아가 서로 앞자리 아빠 옆에 타겠다고
싸우는 바람에 상훈이 나서 갈 때는 민욱 이가 타고 올 때는 민아가 타면 어떠냐고 제의를 하니
둘이 그러겠다고 합의한다.
순정은 웃으며 가만히 바라만보고 있다.
차는 두 시간을 달려 안면도가 건너다보이는 몽산포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해수욕장은 바닷가 백사장 옆으로 송림이 수 킬로미터 이어져 보기에도 멋있고 시원해 보였다,
철이 약간 지난 관계로 성수기 때보다 한산해 오히려 좋았다.
상훈은 민욱 이의 도움을 받아 소나무 사이 공터에 텐트를 치고
텐트 앞에 넓은 차광막을 쳤다 그곳에 방석을 깔고 짐을 내려놓고 보니 한 살림이다.
“아빠 여기에서 넷 이 자요?”
민아의 물음에 ,
“너하고 엄마는 텐트 안에서 자고 , 아빠와 오빠는 밖에서 모기장을 치고 잘 거야”
아이들이 신나하며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순정은 아이들 등에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준다.
“당신은 안 들어가?”
“어떻게 들어가요 아줌마 몸매라 보기 흉한데요”
“그 정도면 양호한데, 그럼 아이들 노는 사진이나 찍어”
상훈은 튜브에 바람을 넣고 또 한 개는 빌리고 하여 바다로 나갔다.
상훈도 바다는 오랜만이었다, 아이들과 수영도하고 물싸움도 하는데 금방 추위가 느껴진다.
“그만 나가자,”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서 샤워를 한 후 곧바로 점심준비를 한다.
쌀을 씻어 안치고 버너에 불을 켜 밥을 하는 한편 된장국도 끓이고 아이스박스에서 고기를 내어 굽고
모든 것을 자신이 혼자 준비한다.
순정은 흐뭇하여 연신 미소만 띠며 바라보고 있다.
“맛이 어떤지 모르겠어, 당신이 맛 좀 봐줘 하며 된장국 을 떠서 순정의 입에 넣어주니 순정은 맛있다며 좋아한다.
아이들도 어디 나도 나도 하며 입을 벌리니 고루 맛을 보고는 모두 맛있다한다.
순정은 이런 행복은 일찍이 한 번도 맛보지 못했었다.
모두 맛있게 식사하고 상훈은 수돗가에서 설거지까지 마치고는 온 식구가 조개를 잡으러 나갔다
그러나 조개는 두 세 개 잡았을까 하고는 예쁜 조가비를 줍고 돌아와서는 옥수수도 삶아먹고
나무 그늘에 누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저녁때가 다 되었다.
상훈은 현지에서 조개를 사다가 호박과 두부를 넣고 된장찌개를 끓였다.
그리고 갑오징어를 사다 껍질을 벗기고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으니 아이들 말로는 밥맛이 꿀맛 같단다.
상훈은 자신의 조그만 노력으로 아이들이 이렇게 좋아 하는 것을 보니 그동안 못했던 것을
보상하는 것 같아 흐뭇하였다.
저녁을 먹고 노래방에 가자하니 모두 좋아한다.
값나가는 물건들은 차안에 넣고 네 식구가 노래방으로 갔다.
“아빠는 너희들 노래하는 것 한 번도 못 들었으이 듣기만 할게”
그랬지만 저희들도 아빠 노래 한 번도 안 들었다며 아빠부터 하라고 성화다.
“그럼 있지,
아빠가 처음 직장 들어갔을 때 회사에서 부서별 장기 자랑이 있었거든?
그때 엄마와 같이 뚜엣 으로 노래를 불러 1등을 했어, 그 노래 한번 할게”
아이들이 야! 하며 박수를 친다.
“엄마가 잘했기 때문이야,”
“아냐 아빠가 너무 잘했고 리더를 잘했기 때문이야”
“두 분 고만 칭찬하시고 노래를 들려주세요, 빨리요”
아이들 성화에 상훈은 그때 불렀던 노래를 찾아 입력을 하였다.
순정은 옛 생각에 감회가 새롭다.
민욱 이가 중학생이니 벌써 15년 전쯤 일인데 자신은 까마득히 그런 사실을 잊었었다.
전주가 나오고 상훈은 순정의 어깨를 감사고 그 옛날을 회상하며 열심히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아이들의 열렬한 박수와 칭찬이 이어진다.
“오빠가 노래를 잘 하는 것이 이제 보니 아빠를 닮아서 그랬던가 봐요”
“왜 민아는 노래 못해?”
“별로예요”
“아냐 네가 지금 변성기라 그렇지 어렸을 때는 잘 했어”
순정이 거든다.
“그래 한 곡씩 해봐”
역시 민욱 이는 상훈 어렸을 때처럼 목소리도 좋고 아주 잘 부른다.
민아도 민욱이 만은 좀 못해도 잘 불렀다. 몇 곡씩 번갈아가며 부르니 두 시간이 금세 간다.
돌아오면서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먹어가며 노래 평가를 하는데,
상훈은 모두 다 잘했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