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두지게 (소설)

두지게--39

hobakking 2019. 5. 8. 12:50

점심때가 된것 같은데, 민욱은 아까부터 배가 몹시 고팠다.

오를 때 간식으로 초콜릿을 먹었지만 금방 배가 고팠다.

조금 평평한 곳에서 상훈은,

" 민욱아 배고프지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자"

상훈은 배낭에서 가스버너를 꺼내어 코펠에 물을 붓고 민욱이 배낭에서 라면 네 개를 꺼내어 끓인다.

라면은 금방 끓는다.

끓은 라면을 손잡이가 있는 컵 모양의 그릇에 덜어 먼저 민욱에게 준다.

민욱은 한입 먹고는 그 맛이 어찌나 맛이 있는지,

“삼촌 라면이 이렇게 맛있는 거 였어요?”

“그러게 맛있다 하하”

“제가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라면은 처음 먹어봐요”

“그래 많이 먹어”

둘이 라면 네 개를 금세 해치웠다.

민욱의 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 같다.

둘은 다시 산을 오른다.

이제 서봉을 지나 삿갓 봉을 막 넘어섰다.

발이 아프다는 민욱의 신발을 벗겨보니 엄지발가락에 물집이 잡혔다.

상훈은 생수로 민욱의 발을 씻겨주고 물파스를 뿌려주었다.

민욱의 걸음걸이로는 시간당 1.2km 정도밖에 진행할 수가 없었다.

저 멀리 동엽령이 보이는데 아마도 그곳에서 야영해야 할것 같았다.

힘들게 동엽령에 오르니 서쪽으로 빨간 노을이 수놓는데 너무 멋진 장관이었다.

너무 땀을 많이 흘리고 고생했던 민욱은 힘든 것도 잊은 채 몇 번이나 감탄사를 연발한다.

상훈은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내어 연신 셔터를 누른다.

또 석양을 배경으로 자동셔터를 설정해놓고 민욱과 둘이 여러 커트를 찍었다.

민욱 이도 자신의 핸드폰으로 몇 장을 찍었다.

“민욱아 너무 멋지지?”

“네 정말 환상적이에요”

“그래 이 맛으로 산에 오는 거야”

“여기다 텐트치고 자고가자”

상훈은 정상 바로 밑 바람이 덜 타는 곳에 텐트를 쳤다.

그리고 민욱의 신발을 벗기고 양말도 벗겨 생수로 발을 닦아주고 텐트 안에서 쉬고 있으라 했다.

그리고 상훈은 저녁 준비를 했다.

석양이 졌으니 어둡기 전에 식사를 마치기 위해 서둘렀다.

텐트 안에서 누워 쉬고 있던 민욱 이가 갑자기 밖을 향해

“삼촌 고기 냄새가 나요”

“잘못 맡았겠지 산속에 어디 고기가 있겠냐? 민욱이 너 고기 먹고 싶은 게로구나?”

“어 이상하다 분명 삽겹살 냄새가 났었는데?”

“민욱아 밖으로 슬리퍼 신고 나와라 밥 다 되었다”

“네”

민욱은 발을 절뚝거리며 나온다.

“야! 진짜 고기네”

하며 반긴다.

“언제 준비 했어요?”

민욱은 다 익은 고기를 쌈장에 찍어 맛있게도 먹는다.

그 모습을 웃으며 쳐다보는 상훈은 너무 흐뭇했다.

그래서 어른들은 가뭄에 자기 논 물 들어가는 것과 자기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제일 좋은 모습이라 했던가보았다.

한참 정신없이 먹던 민욱은

“삼촌도 잡수세요”

“그래 먹자”

“자 밥도 다 되었다”

김치에 김 그리고 고추장, 그래도 민욱은

“야! 진수성찬이네”

하며 민욱은 잘도 먹는다. 밥을 다 먹고 누룽지까지 끓여 먹고 나니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민욱아 좋니?”

“네 좋아요”

“행복해?”

“네 행복해요”

“오길 잘했지?”

“네 아주 잘했어요”

하늘에 석양노을이 지고 나니 하나둘씩 별이 모습을 드러낸다.

“민욱아 너한테 물어볼 말이 있어”

“뭐요?”

“민욱이 너에게 아빠가 있었으면 좋겠어?”

쾌활하던 민욱 이가 갑자기 말이 없다.

그러다,

“엄마가 재혼하시면 새 아빠가 있겠지만 그런 아빠는 원치 않아요”

“그래, 만일 , 만일 말이다, 너한테 진짜 아빠가 있다면 넌 어떻겠니?”

“글쎄요, 돌아가신 아빠가 진짜 아빤데 또 다른 진짜 아빠가 있겠어요?”

“민욱아 이 삼촌이 너의 진짜 아빠라면 넌 기분이 나쁠 것 같니?”

“말이 안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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