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두지게 (소설)

두지게--38

hobakking 2019. 5. 8. 12:52

 

어느 날 상훈은 민욱 에게 한 가지 제의를 한다.

“민욱아 삼촌하고 등산한번 할까?”

“등산요? 한 번도 안 해 보았는데요”

“너하고 꼭 같이 가고 싶어 삼촌 부탁을 꼭 들어주었으면 좋겠어”

상훈의 부탁에 민욱은 딱 잡아 거절을 못하고 어정쩡하게,

“언제 갈 건데요?”

“방학주면 바로”

“그럼 한 달 남았네요”

“그래, 그때 꼭 가는거야”

“둘이 만요?”

“그래 둘이만,”

“네”

“그럼 민욱아 지금 삼촌하고 등산화 하나 사러 자자”

“벌써요?”

“응, 등산화를 미리 사서 길을 내놔야 발이 안 아파”

“네”

상훈은 민욱을 데리고 등산용품점에 가서 등산화를 사고 티셔츠며 바지 배낭 물병 재킷 등을 모두 구입했다.

“민욱아 신발을 신고 하루 십분 씩 이라도 걸어봐 , 그래야 등산가서 덜 힘들어”

상훈은 아들하고 처음으로 등산을 간다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학교 다닐 때 이후로는 상훈은 한 번도 등산을 간적 없었다.

자신도 미리 등산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철저히 체크해가며 준비를 마쳤다.

날짜를 잡아 놓으니 한 달이 금세 갔다.

상훈은 민욱을 데리고 오후에 자신의 차로 출발했다.

“어느 산에 가실 거예요?”

“덕유산이라고 참 좋은 산이지 삼촌이 고등학교 때 몇 번 갔던 산이야”

둘은 다정하게 이야기 하며 저녁때덕유산 기슭에 도착했다.

“지금 올라가게요?”

“아냐 자고 내일 아침 일찍 오를 거야”

두 사람은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고 다시 차로 돌아왔다.

“불편하지만 여기 차에서 자자 뒤에 의자를 뉘면 침대 비슷해져”

상훈은 승합차 의자를 뉘고 민욱과 나란히 누웠다 여름이지만,

산 밑이고 보니 쌀쌀했다 상훈은 얇은 이불을 민욱에 덮어주고 누웠다.

민욱은 금세 잠이 들었다.

상훈은 아들하고 좁은 차 안이지만 난생처음으로 같이 잠을 자본다.

새벽 5시 상훈은 민욱을 깨워 가져온 생수로 민욱의 세수를 도운다음 야채 죽과 빵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쳤다.

둘은 배낭을 나눠지고 산에 오른다.

“삼촌 ! 차는요?”

“차는 여기에 놔두고 내려와서 가져가면 되”

“그런데 삼촌 배낭은 왜이리 커요?”

“이 안에 너와 내가 먹을 것 잠잘 것 간식 등 다 들었기 때문이야”

“무겁겠어요?”

“괜찮아”

두 사람은 육십령에서 출발해서 천천히 산을 오른다.

얼마 가지 않아 민욱이 땀을 흘리며 헉헉댄다.

“좀 쉬어가자 민욱아”

둘은 배낭을 벗고 잠시 땀을 닦는다.

“몇 시간 가야해요?”

“30 km 쯤 되니까 너 하기 나름이야 성인들이 한 시간에 약 2km 쯤 가거든 그럼 열다섯 시간 걸리지

그런데 너는 처음이니 내일 저녁 까지는 내려 올수 있을 거야”

둘은 가다가 쉬고 또 가다가 쉬고 너무나 힘들어하는 민욱이를 달래고 얼러서 산을 오르고 있다.

민욱이는 다리에 쥐가 난다고 주저앉는다, 상훈은 민욱의 다리를 주물러 준 후 배낭 상비약통에서

아스피린 한 알을 민욱 에게 먹이고 스프레이 파스를 뿌려준다.

“조금 쉬고 있어 산촌이 저 고개위에 배낭을 놓고 널 데리러올게”

상훈은 부지런히 등성이에 오른 후 배낭을 내려놓고 다시 내려와 민욱의 배낭을 짊어지고

민욱을 부축해 산에 오른다.

“삼촌 등산은 왜 하는 거예요?”

“글쎄,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공통적으로 대답 하는 것은 힘들게 정상에 오르면

성취감이랄까 포만감이랄까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뿌듯함 때문에 힘들었던 것을 다 상쇄하고도

남는 장사라 여기나봐”

“사람은 이런 명산에 오르면서 산의 정기도 받고, 또 나무에서 품어져 나온다는 피톤치드라는 물질로

건강도 챙기고 힘든 것을 극복하는 정신력도 배양하고 뭐니 뭐니 해도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이

큰 성과야”

“삼촌 호연지기가 뭔데요?”

“응 우주에서 형성되는 기를 내 것으로 만드는 거지 기상과 배포가 커진데

“아 네”

민욱은 힘든 상태에서 삼촌을 크게 의지하게 되었다.

삼촌 짐도 30kg 이 넘는데도 오히려 자기를 도와주는 그 마음이 너무 고맙고 든든했다.

 


'이것도 글이라고 > 두지게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지게--36  (0) 2019.05.08
두지게--37  (0) 2019.05.08
두지게--39  (0) 2019.05.08
두지게--40  (0) 2019.05.08
두지게--41  (0) 2019.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