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두지게 (소설)

두지게--31

hobakking 2019. 5. 8. 13:02

소라의 의외의 말을 듣고 상훈은 궁금했다.

“당신 친정 힘들어?”

“지금은 그래도 밥은 안 굶고 살지만, 우리 엄마가 너무 불상해요”

상훈은 좀 의아하게 생각했다. 소라는 말을 이어가는데,

자기 친정 아빠가 가난한집 장손으로 태어나서 고모 셋 삼촌 넷을 키우고 가르치느라 자신은 학교 다닐 때

변변한 옷은 고사하고 용돈은 받아 본 적도 없고 밥도 굶다시피 하며 다녔단다.

엄마는 속옷도 기워 입을 정도이고, 고생은 말할 수 없이 심했고 아빠 봉급을 타면 보름도 않되 돈을 꾸러

이곳저곳 아쉬운 소리하며 기웃거리는 엄마를 보고 자기가 나중에 시집가면 엄마 호강 시켜 주리란

각오를 여러 번 하였다고 하면서 눈물을 찍어낸다.

상훈도 그 말을 듣고는 마음이 짠하였다.

“알았어, 내가 돈을 벌면 우선적으로 처갓집을 도울게”

“고마워요 민정아빠”

순정엄마는 민욱 아빠가 간 후에 순정이 외로울까봐 그리고 염려가 되어 자주 순정의 집을 방문했다.

반찬도 도맡아 해주고 아이들 뒤치다꺼리도 맡아 하고 있다,

괜찮다는 순정의 만류에도 막무가내로 일을 도운다.

민욱이가 학교가고 민아도 유치원에 갔을 때 모녀간에 차를 마시며 순정엄마는 조심스럽게

평소 궁금하던 말을 꺼냈다.

“민욱 에미야 나 너무 궁금한 게 있는데 말해도 될까?”

“ 말씀하세요, 뭐가 그리 궁금해서 뜸을 들이세요?”

“있지, 나 주착이라고 하지마?”

“엄마 왜 그러세요? 평소대로 해요”

“그래 어미 자식 간인데 무슨 말인들 못 하겠니”

“그래서 말인데, 그 장 서방 후배라는 청년 지난번에 장례식 때 수고 했던?”

“네 김 상훈 씨요, 상 훈씨가 왜요?”

“응 그 상훈이라는 사람이 우리 민욱 이랑 너무 닮았잖니?”

순정은 놀라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더니 잠시 후 웃음을 머금으며,

“아빠니까 닮았겠지요”

이번에는 순정어마가 놀랐다. 자신이 잘못 들었나했다,

“너 그게 무슨 말이니 누가 누구의 아빠라는 거야?

“못 들으셨어요? 상훈씨가 민욱 이의 아빠라고요”

“너 농담하니? 그럼 장 서방은? 장 서방 아들은 누구야?”

“엄마니까 소문날 염려도 없고 하니 말씀드릴게요,

사실 장 서방 남수 씨는 선천적으로 성 불구 였어요”

“뭐라구? 어마나 그게 정말이니?”

“네, 그래서 나를 속여서 결혼했고 아이를 낳아야겠기에 상훈씨를 시켜서 임신 시켰어요”

“그럼 민아도?”

“네 민아도 상훈씨 딸 이예요”

“그런데도 장 서방은 남의 자식을 그렇게도 위했다니?

세상에 그렇게 자상한 아빠가 어디 있니, 내가 보기에도 유별났어,”

“그랬지요 아이들 한태나 저한테나 정말 진심으로 잘 했어요, 그이는 자신이 아이들을 안 낳았다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아이들은 모르지? 탄생의 비밀을?”

“몰라요 성인되면 말 해 줄 테지만 지금은 아네요”

“너 지금도 민욱이 생부 상훈이란 사람 만나니?”

“일주일에 한 두 번씩 만나요 그이 없으면 안되요”

순정 엄마는 긴 한숨을 쉰다.

“어쩌다 네 팔자가 그리되었냐?”

“제 팔자가 어때서요? 전 이대로 행복해요엄마”

상훈이가 친가를 방문 했을 때 상훈 어마는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를 기다려 상훈에게 조용히 말했다.

“상훈아, 너 한태 물어볼 말이 있다.”

“말씀해 보세요”

“예전에 네 동생 상희가 지나가는 말로 한 이야기가 마음에 거렸었는데,

이번에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고 보니 더 궁금해지는구나,”

전에 상훈이 동생이 조카 민성이 돌잔치에선가 민욱이를 보고서 자기 엄마에게 민욱이랑 상훈이가

너무 닮았다고 말했다가 핀잔 들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장 과장 장례 때,부음을 듣고 상훈 아버지도 문상하러 갔었던 것이다.

장과장이 평소에 상훈부모한태도 너무 잘해주었었다 양 명절 때는 꼭 선물을 챙기고

평소에도 신경을 많이 썼었다 ,

이때 상훈 엄마도 같이 따라 나섰다 문상도 문상이지만, 혹시 밖에 있다 상훈이 닮았다는

그 아이라도 만날까 해서이다.

상훈 아버지가 빈소에서 문상을 하고 상훈 엄마는 밖에서 서성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때 자신 앞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민욱 이를 본 것이다.

아마도 화장실을 가는가본데 흰 긴소매 남방에 왼쪽 팔에 상주표시로 검은 상장이 감겨있었다.

자신 앞을 스쳐가는 그 아이는 어릴 적 상훈이 분명하였다 자신이 낳아 기른 상훈을 어찌 잊었겠는가?

상훈 모는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그 아이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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