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두지게 (소설)

두지게--11

hobakking 2019. 5. 8. 14:00

퇴근 때 남수는 상훈에게 자신의 집에 가자고 요구한다.

상훈은 나중에 가겠다고 하는데도 남수는 순정에게 응원까지 요청하며 기어코 셋이서 새 아파트로 들어섰다.

상훈이 보니 아파트는 넓고 깨끗해서 보기에 좋았다.

순정이 앞치마를 두르고 저녁식사 준비를 하는데 상훈은 그러는 순정의 뒷모습만 훔쳐보고 있다.

셋이 식사를 하는데도 상훈은 순정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못했다.

식사 후 차를 한잔하고 상훈이 일어서자 남수가 뒤 따라 나온다.

남수와 상훈은 아파트 앞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고맙다”

상훈은 남수가 무슨 뜻으로 고맙다고 하는지는 알지만, 거기에 대답할 수가 없었다.

“앞으로 나는 너를 친 동생으로 여길 거다 너도 날 친형쯤으로 생각해 알았지?”

“네”

“상훈아?”

“네?”

“이제 한고비 넘겼다, 이제 다음이 문제다”

상훈은 무슨 뜻인지 막연하게나마 알 것 같았다.

“끝까지 도와 줄 거지?”

“아까부터 누나 얼굴 똑바로 쳐다보지 못 했어요”

“나도 보았어, 하지만 어떡하니 네가 시작한일 네가 끝맺음을 해 줘야지”

“이제 어떡해요?”

“그래서 말인데, 네가 계속 순정씨 애인으로 남아줘”

“애인요?”

“응 애인”

“어떻게요?”

“지금부터 작전을 세워봐 내가 도와줄게”

“예를 들면 계속 호감을 가지고 접근해서 일주일에 한 두 번씩 관계를 맺어 그리고 임신도 시켜

임신은 지난번 신혼여행 때 썼던 것처럼 하면 감쪽같아,

생각해봐 순정 씨를 생과부 만들 순 없잖아? 나 좀 도와줘”

상훈은 남수의 심정은 이해하면서도 범죄에 연루되는 하수인처럼 계속 늪으로 빠져 드는 것 같아,

그 끝이 과연 어딜까 끝은 있는 것일까?

지신의 인생은 어찌되나 이런 생각에 머리가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함을 느꼈다.

일단 알겠다고 하고 돌아왔지만, 역시 속은 편치 않다.

어떻게 순정을 꼬시나?

다음날 회사에서 순정을 마주쳤지만 평소와 달리 시무룩하게 대했다.

순정은 그러는 상훈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왜 그럴까?

나한테 전에는 상냥하게만 했었는데 왜 그러나 마음이 착잡했다.

무슨 나쁜 일 이라도 있나 ? 몹시 궁금했다 다음날도 일부러 피하는 듯 하는 상훈에 속이 많이 상했다.

순정은 상훈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차 한 잔 할 시간 있어요? 점심 식사 후에 ok 커피숍으로 잠간 와줘요).

상훈은 문자를 읽고는 순정을 바라본다. 순정과 상훈은 2~3초가량 아무 감정 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점심 후 상훈은 커피숍으로 갔다 순정은 이미 와 있었다.

순정이 먼저 말문을 연다.

“상훈씨 요즘 참 이상해 왜 나와 눈을 안 마주치려고 해?”

“내가 그랬나요?”

“나한테 기분 나쁜 뭐가 있어 ?

늘 웃어주던 모습이 시선을 피하니 내가 괴로워 못 견디겠어”

“사실 괴로워서 그랬어요”

“뭐가?”

“누나를 보내고 잠 한숨 못 잤어요”

순정은 고개를 돌려 주위를 한번 돌아본다. 그리고

“아니 왜? 언제는 가라고 등 떠밀었으면서?”

“진심이 아니었나 봐요, 아무리 잊으려 해도 누나 얼굴이 떠올라 미쳐 버릴 것 같아요”

“그러지 말아, 이미 남의 사람이 된 것을”

“상관없어요, 도로 빼앗고 싶어요, 얼마나 후회했는지 몰라요 누나에 대한 사랑이 이렇게 큰 줄 몰랐어요”

사실 상훈이 지금 하는 말은 사실이기도 하다 순정의 순결을 이미 취했고 상훈과의 관계만 아니라면

지금 그 말이 거의 진심이었다.

순정은 상훈의 그 말을 듣고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하였다.

“이를 어째 차는 이미 떠났는데, 그렇지만 상훈씨 정도면 더 좋은 여자가 나타 날 거야, 나도 힘쓸게”

“필요 없어요, 누나 아니면 누구도 필요 없어요, 회사도 때려 쳐야 겠어요”

순정은 이제 울상이다 붙잡아 달라했건만 남수씨 에게 밀더니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는 상훈이 밉고

야속한 생각도 든다.

“여기서 결론이 안 나요 나 먼저 들어갈게요”

상훈이 먼저 일어서 나간다.

혼자 남은 순정은 몹시 괴로웠다 이제 막 신혼여행에서 돌아왔는데,

상훈이 자신으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다니 이일을 어쩌나?

집으로 돌아온 순정도 우울했다 .

그렇다고 남수한태 실토 할 수도 없고 혼자서 애가 탔다.

남수는 피곤하다며 순정의 이마에 뽀뽀만하고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다행이다 자신 때문에 한 남자가 괴로워하는데 섹스라도 하자면 더 괴로울 탠데 ,

그나저나 신혼여행 때 호텔에서 두 번 관계를 하고는 아직 까지 시도조차 안하는 남수에게 순정은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러나 보다 하며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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