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글이라고/두지게 (소설)

두지게(첫번째)

hobakking 2019. 5. 8. 14:12

 

두 개의 지게---1

상훈이 첫 출근하는 날 이다.

감색 양복정장에 빨강 넥타이를 맨 상훈은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어색했다.

평소에는 간편한 옷을 입다가 첫 출근이라 안 입던 양복에 거기다 넥타이까지 매었으니

어색하지가 않을 수 가 없었다.

옷이 몸에서 겉도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도 첫 출근인데 정장차림으로 가는 것이 도리라는 것을 상훈은 안다.

상훈이 이 회사를 들어온 것도 여간 힘 든 게 아니었다.

처음에는 졸업하고 초 일류회사에 원서를 내었지만, 고배를 마시고 또 그다음 잘나가는 회사에

연거푸 원서를 내었지만 잘 안 되었다.

그러다 점점 밑으로 낮춰서 이 회사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 회사는 재계순위 30위 전후가 되는 회사다.

그래도 친구들은 부러워하며 잘 했다고 축하해준다.

특히 집에서는 부모님이 몹시 기뻐하셨다.

그 도 그럴 것이 부모님 입장에선 취직 못하고 빈둥거리면 보기도 싫지만 오히려 용돈을 줘야하니

이 모든 것이 취직이라는 한칼로 해결한 샘이니 더 좋아 하시는 것 같다.

상훈 아버지는 조그마한 공장을 차려놓고 싱크대를 만들어 납품하고 있다 상훈이 어렸을 때부터 했으니

꽤 오래된 아버지 사업이다.

직원이래야 한둘에 불과하지만, 꾸준히 노력하여 큰돈은 못 벌어도 아이들 교육시키고 약간의

저축을 하는 정도다.

상훈에게는 바로 밑에 여동생도 한 명 있다.

발령받은 영업부 문을 열고 들어간 상훈은 큰소리로

“안녕하십니까? 새로 입사한 김 상훈입니다”

하고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니 모든 사람들이 쳐다본다.

그때 어떤 인상 좋은 선배가 일어서더니 어서 와요,

자리는 저쪽이니 앉으세요, 하며 자리를 손으로 가리킨다.

상훈은 목례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상훈의 바로 옆 자리에는 여자가 앉아있었다.

상훈이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하자.

그녀는 “네 반가워요 환영 합니다” 하고 답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저는 나 순정이고요 입사4년차 예요” 한다.

“네 그러십니까? 앞으로 잘 모시겠습니다!”

순정은 입을 막고 호호호 하고 웃는다.

상훈이 자세히 보니 꾀 미인이다 얼굴은 약간 둥글고 목이 긴 복스럽게 생긴 한국적 미인이다.

상훈은 은근히 기분이 좋았다 미인 옆에 앉게 되어서,

상훈과 같이 입사한 한 성수는 상훈 옆에 앉게 되었다.

연수는 받았지만, 아직 업무파악이 안 된 상훈은 우선 쉽고 단순한 업무만 처리했다

그것도 잘 모르겠으면 바로 옆 나 순정 씨 한태 물어보았다.

순정은 친절하고 자세하게 가르쳐 주었다.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순정은 상훈에게 “점심 식사 하셔야죠?” 한다.

“네 해야죠, 그런데 선배님 오늘 너무 잘 가르쳐 주셔서 제가 식사 대접하고 싶은데요.”

“ 아녀요 벼룩의 간을 내먹지 아직 월급도 안 타셨는데, 제가 살게요”

그때 아까 상훈이 들어올 때 안내했던 그 선배가 일어서며

“잠깐, 오늘 우리부서에 두 사람이 새로 오셨습니다. 전통에 따라 퇴근 후에 환영 회식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김 상훈씨 한성수씨 별일 없으면 나와 점심해요“

얼떨결에 “네 알겠습니다,” 하고 대답하고 나서야 나 순정 씨와 방금 했던 말이 떠올랐다.

상훈은 순정을 보며 “어떡하죠? 대답을 해버렸으니?”

하고 어색해하자 “괜찮아요, 오늘만 날 인가요?” 한다.

“그런데 저 분은 누구세요?”

“우리부서 대리님 이예요”

“아! 네”

셋이 밖으로 나오면서 아까 그 분이 인사를 청해온다.

“나 장 남수 대리예요”

“안녕하십니까? 김 상훈입니다 잘 지도해 주십시오”

장 대리는 인상도 좋고 선해보였다.

상훈과 성수를 대하는 태도도 자상한 형이 동생을 대하는 것 같았다.

상훈보다 다섯 살 위니 스물아홉인 셈이다.

“상훈 씨는 지원서를 보니 y 대 나왔더군요?”

“아 네”

“나와 동문이네요 5년 후배 되겠군요”

“김 대식 교수님 잘 계시죠?”

“네, 제가 존경하던 교수님입니다”

“나도 그랬는데”

“그런데 선배님 말씀 낮추십시오.”

셋은 직장인들이 잘 먹는 우렁이 된장국을 먹고 돌아왔다.

퇴근 후 회사에서 멀지않은 부흥식당이라는 삼겹살집에서 아홉 명이 모였다.

제일먼저 낮에 안면을 튼 나 순정 씨가 술잔을 건넨다.

상훈이 기꺼이 받자 잔이 넘치도록 술을 따라준다.

다 같이 건배를 하고 잔을 비우자 이 사람이 따라주고 저 사람이 따라주며 통성명을 하였다.

상훈이 첫날이라 사양하지 못하고 받아 마신 잔이 8잔이 넘었다.

식사를 마치고 2차로 노래방에 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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