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씀드리면요, 민서 아가씨도 심성이 착한 것 같아요,
그러나 솔선해서 일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심성이 착하니까
가르치면 잘 할 수도 있겠지만,
안 배우려는 사람은 가르치려는 것이 스트레스잖아요,
반면 예원 아가씨는 성격이 서글서글하고 입속의 혀처럼 척척 알아서 움직이니,
나중 사장님이 예원 아가씨와 사시는 것이 편하실 것 같아요“
”맞아 사람 보는 눈은 한결같아 그러나 민서가 먼저 아이를 낳으면 나도 어쩔 수 없으니 어찌해야 할까?“
”제가 사장님을 위해서 내일부터 100일기도를 드릴게요,
평소 저 한태 잘해주셨는데 그 보답이라도 해야지요,“
”뭐라고 기도 할 건데?“
”예원아가씨가 먼저 출산하게 해 주시라고요“
”말이라도 참 고맙네.“
정말로 박 씨 아줌마는 새벽마다 교회에 가서 간절히 자기 하나님께 매달렸다.
예원네 집에서도 예원이 부모님이 또 자기 천주님께 열심히 간구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두 사람의 배는 하루가 다르게 불러오고 있었다.
예원 이는 진욱 에게 자신의 배가 불러오니 다른 사람보다 동생에게 창피해서 그러니,
어머니께 말씀드려 집에 와 있으면 안 되겠냐고 여쭈어봐 달라고 부탁한다.
그 말을 들은 황 여사는 기뻐하며 기꺼이 환영한다며 당장 오라고 했다.
예원은 간단한 옷과 책을 가지고 진욱이 집으로 들어왔다.
이제 배가 불러오니 학교는 2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했다.
진욱 이네 집에서는 예원이 한 사람 때문에 활기가 살아났다.
시어머니 황 여사는 말할 것 없고 일하는 박 씨 아주머니도 너무 반가워 한다.
예원은 운동 삼아 가사도 돕고 마사지 삽에 가서 전신 마사지를 받는다.
그래야 뱃살이 안 터진다는 황 여사의 강력한 요구로 일주에 두 번씩 나가고 있다.
또 시어머니 따라 쇼핑도하고 사무실까지 따라가서 밥도 얻어먹고 시어머니가 무슨 일을 하는지
관심 있게 지켜도 본다.
그러는 예원 이를 황 여사는 기특하게 여긴다.
황 여사는 사무실에서 싸게 나온 땅이나 건물이 있는지 확인하고
임차인들 월세는 제때 내는지 확인하고 건물 관리는 제대로 하는지 그런 일들을 쉴 사이 없이 하고 있었다.
”어머니 너무 힘드시겠어요?“
”그래 내 이런 심정을 알아주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다 진욱 이는 제 엄마가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
”제가 도와 드릴게요“
”지금 말고 앞으로 10년쯤 후에는 이 일들을 네가 맡았으면 한다“
”제가요?“
”그래 네가 사업을 물려받아 꾸러 가야지 나도 늙으면 더 하고 싶어도 못 하잖겠니 “
”어머니 한 달 임대료는 많이 나오나요?“
”많이가 얼만데?“
”한 천 아님 2천 요“
황 여사는 웃으며 말한다,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이 나온단다, 자세한건 나중에 네가 맡았을 때 알아봐“
예원 이는 적잖이 놀랐다 훨씬 이라면 1억쯤 나온다는 말씀인가?
한편 민서네 집에서는 예원이가 진욱이네 집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는 당황했다.
특히 작은엄마 이 여사는 심통이 났다.
”아니 보기에는 얌전한 것 같은 예원이가 언제나 선수는 다 치네,
거기 서 아주 눌러 앉아 애 낳고 살겠다는 말인가?
형님도 그렇지 창피하지도 않나 결혼도 안 시키고 아주 보내게?“
”그렇다고 민서까지 들여보낼 수는 없잖아“
”그럴 줄 알았으면 민서한태 애교작전이라도 펴서 환심을 사두라고 할 걸 그랬어요“
”이젠 다 글렀어, 이왕 아들을 낳아서 사돈 마음을 다잡는 수밖에“
예원은 진욱 한태 물었다.
”오빠는 내가 아들을 낳았으면 좋겠어요, 아님 딸을 낳았으면 좋겠어요?“
”난 말이야 예원이 닮은 예쁜 딸이었으면 해“
”오빠 닮은 아들은요?“
”아들 키워 봤자 아무 소용없어, 나를 보니까“
”그럼 딸을 주시라고 기도 해야겠네“
세월은 빨리 흘러 봄이 돌아오고 있다.
예원이 배는 남산만 해 보는 사람이 불편할 지경이다 그러니 본인은 어떠하겠는가?
예원이 배속에는 공주가 들어있고 민서의 배속에는 왕자가 들어있단다.
예원네 집에서는 손녀가 좀 서운한지 내색은 안 하지만 좋아 하지도 안 하는데,
민서네 집에서는 아들이라고 하는 말에 너무들 좋아했다.
황 여사 만큼은 두 아이 한태 손자와 손녀가 태어난다니 너무 좋아한다.
어차피 둘 다 큰 아이 한태 입적시킬 것이므로 아무래도 괜찮았다.
이제 십여 일만 있으면 예정일이다.
황 여사는 내심 불안했다
자신이 애 낳은 지도 수십 년 이제 며느리가 아이 낳을 일이 불안한 것이다.